오늘의 5가지 이슈: 美10년물 2% 목전, 유가 급락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한때 1.97%선까지 육박하며 2019년 11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이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에 베팅하면서 10년물 금리가 이제 2%를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인 듯 보인다. JP모간자산운용은 올해 3%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이번주 발표될 미국 1월 CPI 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더 뜨거운 모습을 보인다면 3월 50bp 인상 베팅이 가열될 수 있다. 뉴욕증시는 일부 대형 기술주를 비롯해 경기순환주와 중소형주 등 광범위한 랠리를 펼쳤지만 기업의 실적 성장세가 피크를 지났다는 논란도 제기됐다.

Francois Villeroy de Galhau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투자자들이 최근 ECB의 매파적 피봇에 과잉반응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ECB가 통화정책 정상화 단계의 속도를 정하는데 선택성이 있다며, 먼저 자산매입을 종료한 뒤 금리 인상의 수순을 밟게 되고 그 과정이 정책의 “중립적 지향”을 넘어서기 전까지는 통화긴축으로 봐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이례적으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빠져나가고 있으며, 이는 매우 점진적이고 적당한 방식으로 완화를 줄여나가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한편 WTO는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미국 측의 세이프가드 조치가 WTO 협정에 불합치한다고 판정하고 이를 제소한 한국 정부의 손을 대체로 들어줬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유가 급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무섭게 질주하던 국제유가(WTI)가 간밤 한때 3% 넘게 급락하며 배럴당 88달러 선으로 밀렸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우크라이나와의 긴장을 더이상 악화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지정학적 우려가 다소 후퇴한 영향이다. 게다가 러시아 협상 대표가 이란핵협정 부활 노력이 결승선에 거의 다 왔다고 말하면서 이란 핵협상마저 모멘텀을 얻는 분위기다. CIBC Private Wealth Management의 Rebecca Babin는 “현재 유가에 많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영되어 있어 작은 진전이라도 나올 경우 그 프리미엄을 덜 수 있다”며, “뭔가 확실한 결말이 나오기 전까지 대규모 매도가 촉발되진 않겠지만 상황이 더이상 나빠지지 않는다면 유가는 고점에서 시들해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 차트를 보면 유가의 움직임이 지난해 이후 2007년-2008년과 유사한 모습이다. 당시 배럴당 150달러 가까이 폭등한 후 서브프라임 위기 사태로 광범위한 금융시장과 함께 붕괴한 바 있다.

알루미늄 4천불?

핵심 산업용 금속인 알루미늄 가격이 런던거래소에서 장중 한때 3.3% 올라 톤당 3236달러로 2008년래 고점을 경신하며 사상최고치인 3380달러 돌파마저 노리고 있다.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반면 중국과 유럽의 일부 제련소가 생산 차질을 겪으면서 공급 부족 위험이 부각된 영향이다. 골드만삭스는 12개월 목표가를 톤당 4000달러로 높였다. 선진국 시장의 수요가 이례적으로 강한 시기에 중국과 유럽이 에너지난에 전력 공급을 제한하면서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골드만은 “알루미늄 시장은 올해 가격 멜트업(melt-up)에 직면해 있다”며, 중국을 포함해 동시다발적 공급 부족 현상으로 그나마 이미 적은 재고마저 줄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알루미늄 시장은 2018년래 가장 백워데이션이 심한 상태로, 런던거래소에서 올해 들어 가격이 14% 넘게 올랐다. ING Bank의 Wenyu Yao는 “알루미늄은 현재 퍼펙트 스톰”이라며, 일부 투자자들은 알루미늄에 대해 롱 포지션을, 구리는 숏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美증시 변동성과 매수 시그널

Gonzalo Asis 등 BofA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나타난 미국 주식의 장중 급등락 뒤에 “난기류”가 숨어 있다며, E-미니 S&P 500지수 선물의 유동성이 2020년 팬데믹발 매도세 이래 최저 수준 부근으로 무너지며 변동성 확대를 부추겼다고 진단했다. Asis는 “미 증시에서 견조한 기업 실적 및 경제 성장과 수십년래 가장 덜 시장친화적인 연준 간에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다”며, “이같은 줄다리기가 지속되면서 그 충격이 장중 및 단일 종목의 변동성에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식시장이 현 수준에서 15% 넘게 빠지지 않는 한 고(高)인플레이션에 발이 묶인 연준이 시장 구원투수로 나서긴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JP모간 스트래티지스트들은 Cboe 변동성지수(VIX)가 1개월 이동평균치의 50% 이상 튈 경우 지난 30년간 경기침체기를 제외하고 미국 증시가 랠리를 펼쳤다며, 이같은 현상이 지난 1월 25일 나타나 분명한 주식 매수 신호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주식이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으며, 사이클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고 본다”며, 최근 투심이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EM 달러채 시들

EM 달러 표시 채권은 적어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이래 현지 통화 채권 대비 가장 부진한 연초 출발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주식과 통화에도 밀리는 모습이다. 2021년 12월까지 10년간 EM 경화 채권의 수익률은 달러 기준 65%로, 현지 통화 채권 37%, 통화 지수 9.7%, 주식 34%에 비해 월등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경화 채권은 3% 넘게 하락했고, 다른 EM 자산은 연초와 비슷한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iShares JPMorgan USD EM Bond ETF의 경우 3주 연속 자금이 유출되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Damian Sassower는 “이는 글로벌 스토리로,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전 투자자들이 듀레이션에서 빠져 나오려 하고 있다”며, “보유 만기가 길 수록 마이너스 수익률이 깊어질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통화 정책 긴축에 대비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지난 10년 동안 신흥시장(EM)에서 최고 성적을 자랑했던 자산이 이제 최악으로 바뀌고 있다.

中시장 구원투수

이른바 국가대표팀으로 불리는 중국 국영펀드들이 화요일 주식시장에 개입해 구원투수로 나서면서 CSI 300 지수의 낙폭을 장중 2.4%에서 장마감 0.6%까지 줄이는데 성공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국영펀드들이 주식시장 하락 속도를 늦추기 위해 오후에 들어와 금융주를 중심으로 국내 주식을 쓸어담았다. 구체적인 매입 규모나 빈도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확인을 요청하는 팩스에 응답하지 않았다. 중국 증시는 춘절 연휴로 지난주 쉬기 전에 경제 부진과 부동산개발업체 부채 우려로 약세장에 진입했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