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블랙먼데이, 연준 약발무효

(블룸버그) — 미국마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사실상 사회 활동을 중지시키면서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극도의 리스크오프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덮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가 8월이나 그 이후까지 갈 수 있다며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준이 제로금리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오히려 패닉을 유발했다는 진단 속에 뉴욕증시는 개장 직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S&P 500 지수는 2018년 12월래 최저치로 12% 급락해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를 재현했다. 연준의 뒤를 따라 한국과 이집트, 칠레 등이 정책금리를 과감하게 인하했고, 베일리 영란은행 신임 총재는 필요시 추가 액션을 약속했다.
코로나19와의 사투에 영국은 모든 국민에게 불필요한 여행과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라고 촉구했다. 캐나다는 미국을 제외한 외국인의 입국을 엄격히 규제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미국이 국가적 차원의 격리를 실시할 예정이라는 루머를 부인했다. 미 의회에서는 멈춰선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모든 미국인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설득을 얻고 있다. 뉴욕주 3월 제조업지수가 사상최대폭인 34.4포인트 하락해 2009년래 최저치인 -21.5를 기록, 코로나19 타격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보잉은 백악관과 미의회에 단기 지원을 요청했고, 델타항공은 최대 40억 달러의 자금 마련을 위해 은행권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G-7 한 목소리

G-7 정상들은 코로나19와 경제 충격에 맞선 글로벌 대응 공조를 위해 “무엇이든 필요한” 조치를 다 하겠다고 공동 성명서에서 밝혔다. 이들은 현지시간 월요일 긴급 화상회의를 개최해 대응 방안을 논의한 뒤, 각국 정부의 모든 힘을 동원해 공중 보건 조치를 마련하고 경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글로벌 무역과 투자를 지원하고 과학적 연구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G-7은 아베 일본 총리에게 올 하계 올림픽이 진행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커들로 백악관 경제 고문이 전했다. 메르켈 독일총리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포함한 유럽 지도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투자자들을 진정시킬 수 있는 정책 공조 발표가 나오기를 희망했다. 또 트럼프가 대부분의 유럽 시민들을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깜짝 발표한 후 미국과의 조율을 강화하려 애쓰고 있다. 일본 아베 총리는 G-7 정상들에게 일본이 2020년 올림픽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고, 트럼프는 아베 총리에게 행운을 빈다며 G-7이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IMF 1조달러 지원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1조 달러 규모의 대출 여력을 동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통화와 재정, 규제 지원에 있어서 글로벌 정책 공조를 촉구했다. 그는 IMF가 개도국에 500억 달러의 유연하고 신속한 긴급자금을 방출할 수 있으며, 최대 100억 달러는 제로 금리에 제공 가능하다고 월요일 블로그에서 밝혔다. 이미 40건의 대출 협약이 진행 중에 있으며, 이에 따라 총 2000억 달러의 자금이 위기 파이낸싱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추가로 약 20개국이 IMF 지원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또 약 4억 달러의 재해 억제 및 부채경감 기금(CCR Trust)을 통해 최빈국을 지원할 수 있다. “바이러스 확산에 글로벌 재정부양책 공조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G-20의 재정부양 규모는 GDP의 약 2%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게오르기에바는 전일 발표된 주요국 중앙은행간 통화스왑 라인을 치켜세우며, 추후 신흥국 시장에도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간 경고

JP모간은 증시 랠리를 되살리는데 있어서 일드커브 스티프닝에 너무 의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장단기 금리차 확대는 대개 증시에 긍정적인 신호지만, 이는 오직 10년물 금리가 계속해서 오를 때에만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주가가 오르려면 연준의 긴급 금리 인하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임시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한 경우 시장에 “대개 부정적 시그널”을 준다며, S&P 500 지수가 긴급 인하후 심지어 12개월-24개월이 지나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년여 후에도 더 낮은 수준을 보이곤 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일드커브 스티프닝이 시작된 후 주식시장이 바닥을 칠 때까지 최대 18개월 소요되었으며, 7개월 후 경기침체가 찾아왔다. 따라서 JP모간은 증시에 조심스러운 견해를 유지하고 단기 반등시 매도를 권고했다. 다만, 보다 공격적인 재정 정책이 나오거나 바이러스 확산세가 꺾이거나 경기침체를 지나치게 가격에 반영한 경우 지속적 랠리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 펀딩 압박

연준이 지난 일주일간 달러 자금조달 시장에 유동성 투입 등 다양한 조치를 취했지만 아직 시장 압박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레포시장은 여전히 변동성이 높다. ICAP에 따르면 월요일 거래에서 한때 익일물 레포금리는 약 2.50%로, 연준의 새로운 연방기금 금리 목표 범위인 0%-0.25%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연준은 주요국 중앙은행들과 달러 스왑라인 적용금리를 25bp 내렸는데, 달러-엔 3개월 크로스 통화 베이시스 스왑의 경우 월요일 아시아장에서 잠시 사상최대폭을 기록한 후 일부 후퇴했다. BofA는 연준이 CP시장 압박을 해소해 다른 곳에서도 달러 펀딩이 가능해질 때까지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보-OIS 스프레드의 경우 2009년래 최대폭으로 확대됐다. 비금융권 기업의 3개월 CP 금리는 OIS 대비 금융위기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월가는 연준이 위기시 수단인 CP 매입을 부활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욕연은은 월요일 400억 달러의 미국채를 매입했다.

CLO 시장도 흔들

금리 추락에 대출채권담보증권(CLO) 시장 역시 흔들리는 모습이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제로 부근으로 긴급 인하하고 3개월 만기 리보금리가 1% 아래로 무너지면서 리보금리를 토대로 한 CLO의 투자자들이 마이너스 금리 전망을 점차 반영하고 있다. 아직 마이너스까지 갈 확률은 낮지만 이는 레버리지 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6700억 달러 규모의 CLO 시장에 큰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CLO 트렌치 5개중 1개 꼴로 일종의 리보 하한선이 없어 마이너스 금리가 될 경우 CLO 투자자가 발행자에게 오히려 돈을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리보금리가 금융위기 당시에도 1% 밑으로 떨어진 적이 있지만, 현재 추락 속도가 너무 빨라 투자자들은 그 어떤 시나리오도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편 연준의 제로금리 정책에도 불안이 지속되면서 미국 기업들이 어디서든 현금을 확보하려 애쓰는 바람에 기업어음(CP) 시장이 압박을 받고 있다. 남미의 경우 정부와 기업의 역내 통화 채권 발행은 올해 들어 97억 달러에 불과해 2009년래 최소치를 기록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