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합의 서명
이번 합의에서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농산물과 에너지 등 수입을 2000억 달러 가량 확대하고,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를 약속했다. 또한 환율과 관련해 경쟁적 평가절하를 지양한다는 G-20 약속을 재확인하고, 분쟁해결 등 이행 메커니즘에 동의했다. 우선 트럼프는 중국으로부터 향후 2년 동안 미국산 농산물을 연간 400억~500억 달러 가량 구매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양국간 무역 전쟁이 촉발되기 전인 2017년의 경우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240억 달러 규모의 농산물을 사들였다. 이번 무역 협정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최소 125억 달러의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 수입하고 내년엔 195억 달러를 더하기로 했다. 중국은 또한 연간 50억 달러의 농산물을 추가 구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렇게 되면 내년 총 구매액은 500억 달러에 육박한다. 그러나 양측이 개별 품목에 대해서 기밀을 유지하기로 해 과연 중국이 이같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에너지의 경우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2년에 걸쳐 LNG와 원유, 석탄 등을 524억 달러 추가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또 21조 달러 규모의 자국 자본시장 개방 계획을 8개월 앞당겨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IB에 문을 열기로 했다.
연준 출구전략?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는 연준의 저금리와 향후 인상이 힘들 것이라는 인식, 연준 대차대조표 확대가 자산가격 상승을 돕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견해는 연준의 자산 매입 재개가 단지 기술적 조정일 뿐 자산가격 가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여러 연준 위원들과 대비된다. 파월 연준의장은 월간 600억 달러 규모의 단기 재정증권 매입 프로그램이 “양적완화(QE)가 아니다”며, 단지 단기자금시장 혼란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카플란은 “내 생각에는 자산 시장에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일종의 QE 파생상품이라 할 수 있다. 연준이 재정증권을 사서 추가 유동성을 투입하기 때문에 위험 자산에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출구전략을 세우고 시장에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총재는 지난 연말 단기자금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조치가 분명 효과적이었지만 9월 발생했던 자금 경색 현상은 연준 정책 수단의 확대 필요성 등 많은 질문을 제기했다며, 연준이 스탠딩 레포 제도의 장단점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 목표치인 2%를 향해 점차 상승한뒤 2021년에 지속적으로 2%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최근 일드커브 역전은 크지 않았으며 지속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연준 베이지북은 미국 경제가 작년말 완만한 속도로 성장을 이어갔으며, 제조업 고용 악화에 전반적으로 타이트한 노동시장이 약간 가려졌다고 진단했다.
뜨거운 글로벌 채권 발행시장
현금이 풍부한 투자자들이 수익률 사냥에 나서면서 로마에서 시드니에 이르기까지 채권발행시장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이탈리아 국채 30년물 발행에 440억 유로(490억 달러) 이상의 주문이 몰렸다. 작년에도 같은 만기 발행에 수요가 410억 유로를 넘어섰다. 신규 발행 국채를 향한 식지 않는 수요에 편승하는 곳은 이탈리아만이 아니다. 화요일 스페인 국채 발행 역시 사상 최대 수요가 관측됐다. 지난주 아일랜드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Mizuho International은 “투자자들이 이처럼 강한 확신을 보일 줄 몰랐다”며, “글로벌 유동성 과잉이란 투자자들의 현금이 넘쳐난다는 의미임을 매우 인상적으로 상기시켜준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에도 이탈리아 채권에 뛰어들고 있다. 이달 예정된 주요 지역 선거에서 이탈리아 연립정권은 더욱 힘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완화적 통화정책과 고집스러울 정도로 낮은 인플레이션, 11조 달러에 육박하는 마이너스 금리 채권의 세상에서 트레이더들은 이같은 리스크와 타협하곤 한다. 호주에서는 2024년 만기 국채 입찰에 2012년래 최대 수요가 몰렸고, 일본 국채 5년물 역시 거의 5개월래 수요가 가장 강했다.
이달 BOE 금리인하 확률 62%
영국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경제 부양책이 시급하다는 Michael Saunders 영란은행(BOE) 정책위원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에 파운드가 1.3달러선 아래로 밀리고 10년물 길트채 금리가 7주래 최저 수준으로 후퇴하기도 했다. 머니 마켓은 확실한 25bp 금리 인하 시기를 하루만에 올 11월에서 6월로 앞당겼고, 이달 인하 확률은 62%로 높였다. 며칠전 카니 BOE 총재는 영국 경제성장률이 잠재력 아래로 둔화되었으며, 통화정책위원회가 단기 부양책의 장점을 논의했었다고 밝혔다. Saunders는 완화 정책을 지연할 경우 저인플레 함정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현지시간 수요일 경고했다. 영국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비 1.3%로 예상치 1.5%를 하회했다. 한편 옵션 트레이더들은 파운드에 대한 비관론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1월 30일 BOE 회의에 대한 옵션시장 분위기를 알 수 있는 3주 파운드-달러 리스크 리버설을 보면 콜과 풋옵션에 대한 수요가 거의 비등하다. 1개월물의 경우 파운드에 대해 지난 11월 이후 가장 약세적 견해를 보이고 있다. HSBC Holdings는 여전히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지만 그보다 먼저 인하가 단행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크레디아그리콜은 경제지표가 실망스러울 경우 완화 기대가 계속 높아지면서 파운드에 단기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울한 OPEC
OPEC이 올해 비회원국의 석유 생산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미국은 물론 노르웨이에서 가이아나에 이르기까지 비회원국의 공급이 급증하면서 OPEC+의 유가 방어 노력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OPEC은 비회원국의 2020년 산유량 증가 규모 예상치를 하루 235만 배럴로 18만 배럴 높였다. 세계 수요에 대한 추정치는 높였지만 경쟁국의 빠른 공급 증가 속도에 OPEC 회원국의 재정을 보호하려는 전략이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있다. 세계 석유 생산량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OPEC+는 공급 과잉 우려에 다시 한번 감산에 나서고 있다. OPEC과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을 포함한 동맹국들은 하루 약 210만 배럴의 감산을 약속하며 글로벌 공급 과잉을 제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1월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이같은 조치들이 1분기에는 비축분을 없애기에 충분할 수 있지만 2분기면 다시 공급 과잉 상태로 돌아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