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롤백
중국과 미국이 무역협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양국은 보복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회하기로 합의했다고 중국 상무부가 밝혔다. “지난 2주간 협상 대표들이 진지하고 건설적인 논의를 나누고, 진전이 이뤄지면서 추가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합의했다”며, “중국과 미국이 1단계 합의에 도달할 경우 양측은 계약에 따라 기존의 추가 관세를 동시에 동일한 비율로 되돌려야 한다. 이는 협정에 도달하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라고 목요일 강조했다. 미국 역시 이를 확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관료는 관세 롤백이 1차 무역합의에 포함될 예정이며, 아직 협상이 진행되고 있고 공식 체결식을 위한 일정이나 장소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같은 공감대는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웠던 무역전쟁을 해결하는데 있어 로드맵이 될 수 있다. 협상이 시작될 때부터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보복 관세의 철폐를 요구해왔다. 현재 미국에서 대부분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한편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산 가금류 수입에 대한 규제를 철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무너진 안전자산
투자자들은 거의 올해 내내 두려움에 떨며 무역 전쟁과 성장 둔화가 결국 글로벌 경기침체로 끝날 것으로 보고 금과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숨어들었다. 그러나 이같은 세계 종말론에 기댄 트레이드가 목요일 화려하게 막을 내린 모습이다. 금값은 한때 온스당 30달러나 빠지며 2% 가량 하락했고, 실버는 3%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채 금리는 여름 이후 최대폭 급등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화해 모드에 안전자산 가격이 크게 움직였지만, 사실 극에 달했던 세계와 미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잦아들면서 이미 분위기는 수개월 무르익고 있었다. Bespoke Investment Group은 경기침체를 적극 가격에 반영했던 시장이 이제 하루 아침에 불황은 커녕 성장 회복을 얘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IA All Weather Alpha Partners는 귀금속의 경우 특히 ETF 흐름 덕분에 매수 포지션이 크게 쌓인 상태라고 지적하며, 더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채권시장은 이제 더이상 향후 2년 내에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OIS는 2021년 9월까지 11bp 정도의 완화만을 바라보고 있다.
BOE 완화 시사
영란은행(BOE)은 브렉시트와 세계 경제 둔화에 따른 성장 위협이 확대되었다며, 심지어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 대열에 참여하게 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카니 BOE 총재는 전망에 대한 리스크가 하방 쪽으로 기울었다고 진단했다. 이에 시장은 내년 금리 인하 베팅을 높였다. 다수결로 정책 금리를 동결해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2명의 위원은 당장 인하하자고 주장했다.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EU)과 브렉시트 합의안을 타결하는데 성공했지만, 다음달 조기총선이 예정되어 있고 과도기 시한이 촉박해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BOE 의사록은 “글로벌 성장이 안정을 되찾지 못하거나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통화 정책을 통해 예상되는 경기 회복을 강화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비둘기파적 기조로 기울었다는 사실은 BOE가 이미 금리를 인하한 연준 및 ECB 등 다른 중앙은행들과 비슷한 경로를 따를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미-중 무역 긴장이 완화되고 글로벌 경제가 안정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면서 BOE 금리 인하가 필요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 않을 수도 있다.
유로 베팅
탄력적인 달러 하락에 베팅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딜레마는 대신 무엇을 살 것인가이다. 일부에선 과감하게 유로를 추천한다. 유로존은 그동안 부진한 경제와 글로벌 무역 분쟁 여파, 브렉시트 불확실성으로 인한 리스크 등에 맞서왔고, 상당 규모의 채권 금리는 마이너스권에 머물고 있다. 이 모든 재료가 유로에 부담으로 작용해왔고, 유로는 올해 대부분의 주요 통화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 악재가 후퇴하면서 유로가 다시 한번 매력적 대안으로 주목받기 시작해 10월 달러 대비 2018년초 이래 가장 좋은 월간 성적을 기록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미-중 무역 협상 진전과 점진적 경기 회복이 위험선호를 부추겨 유로 강세를 이끌 것으로 베팅하고 있다. JP모간은 달러 대비 유로 매수 기회를 찾고 있지만 경제 때문에 아직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가격 패턴이 유로의 반등을 지지한다고 분석했다. 씨티는 11월 1일 1.1146달러에 유로-달러 환율 매수 포지션을 권고하면서 1.1025달러를 손절매로 제시했다. 초기 목표가는 1.14달러지만, 연말까지 1.18달러에 도달하거나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스탠다드차타드 역시 11월 6일 투자자노트에서 유로-달러 환율이 저점을 지난듯 보인다며, 1.1090달러에 유로-달러 환율 매수 포지션을 추천했다. 목표가는 1.1500달러, 손절매는 1.0950달러로 제시했다.
EU의 경고
EU 집행위는 유로존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며, 역내 경제 탄력성이 영원히 지속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경제 모멘텀이 2021년까지 계속 부진해 1.2% 정도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은 1.3%로 ECB의 중기 목표인 2% 부근을 여전히 크게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EU 집행위는 무질서한 브렉시트 가능성을 포함해 리스크가 “분명히 하방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경고했다. EU 수석 이코노미스트 Marco Buti는 “대내 경제 충격과 정책 불확실성에 더해 글로벌 수요 둔화와 무역 약세가 유럽 경제에 큰 충격을 주었다”고 보고서에서 진단했다. 견조한 노동 시장과 탄력적인 서비스 부문이 지금까지 보다 광범위한 모멘텀 악화를 막아왔지만, 이같은 회복력이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경제 활동이 처음엔 괜찮아 보였던 많은 회원국에서 둔화될 조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