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연준이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3번이나 내릴 것으로 베팅하는 분위기다. 모간스탠리는 단순히 미-중 무역전쟁의 차원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성장 둔화의 문제라며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억만장자 레이 달리오 역시 미-중 갈등이 무역전쟁을 뛰어넘은 이데올로기적 충돌이라며, 수출 통제 확대가 주요 확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이사 후보로 알려진 쉘턴은 무역전쟁에서 연준이 부담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JP모간에 이어 씨티그룹 역시 2분기 트레이딩 부문 실적 부진을 경고했다.
미국 정계를 뒤흔들었던 뮬러 특검은 첫 공개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여부에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여지를 남기면서도, 의회 증언시 기존 보고서 이상의 내용을 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 선거 개입설과 관련해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말했고, 트럼프는 곧바로 “이 케이스는 이제 끝났다”고 선언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금리 3번 내린다
미국채가 글로벌 채권 랠리를 이끌며 10년물 금리가 2016년 후반 이후 처음으로 2%로 하락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연방기금 선물은 내년 말까지 3차례 가량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Antares Capital은 글로벌 성장 둔화, 인플레이션 부진, 무역전쟁 장기화 불확실성 등이 채권 랠리에 기여하고 있다며, “무역전쟁 압력이 계속되면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로 향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S&P Global Ratings 역시 “정책당국이 움직이지 않고 성장이 갑자기 꺼진다면” 미국채 10년물 금리 2%도 가능하다며, 경기침체 가능성이 지난 몇달 사이에 20%에서 25%로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Bank of Singapore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다면 25bp에 그치지 않고 아마도 50bp 인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간스탠리는 “조정” 일드커브의 경우 이미 지난 6개월 동안 역전 상태가 지속되어왔다며 무역 합의가 나온다 하더라도 성장 실망에 S&P 500이 2400포인트로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달러의 ‘게임체인저’
채권시장이 달러 강세론자들에게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BBH는 미국채가 미국 경제에 대해 “노란등”을 깜빡이고 있어 달러의 2019년 랠리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며, 달러가 현재 수준에서 약 5%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채권시장에 스며들기 시작한 비관론을 주목했다. 미국 경제의 상대적 강세가 달러를 지탱해왔지만, 경기 침체로 정책 완화가 촉발되고 연방정부 재정 적자가 통제를 벗어나면 달러의 매력은 사라질 수 있다고 보고 “불황은 달러에게 게임 체인저”라고 주장했다. 미국채 3개월-10년물 금리 역전폭이 25bp, 50bp로 확대되고 수주간 그 상태가 지속된다면 “정말로 걱정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앞으로 나올 주요 경제지표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금요일엔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발표되며, 제조업과 노동시장 지표는 다음주로 예정되어 있다.
미국, 이란 관련 유럽에 경고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협정과 관련해 유럽 동맹국들과의 신경전 수위를 높였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피해 이란과 합법적으로 거래할 목적으로 독일과 영국, 프랑스가 1월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인스텍스(Instex)에 대해 처벌 가능성을 위협했다. 해당 보도가 나온 후 유로는 낙폭을 키웠다. Mandelker 미 재무부 차관은 인스텍스 및 관련자 모두 미국 금융시스템으로부터 금지당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작년 트럼프 행정부가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협정을 탈퇴하며 이란에 광범위한 제재조치를 부과하자 유럽국가들은 미달러와 미국 은행을 거치지 않고 기업들이 이란과 교역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미국은 유럽이 인스텍스에 대해 원래 얘기했던 것보다 훨씬 진지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이같은 경고를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한 고위 관료가 설명했다.
캐나다, 당분간 동결기조 시사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5번째 정책회의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경제 회복에 대해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당분간 금리를 움직일 필요가 없음을 시사했다. BOC는 작년 말과 올해 초 둔화가 일시적이라는 자신들의 판단이 최근 지표로 확인됐지만, 글로벌 무역 리스크가 확대되어 경제 전망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맥락에서 현 정책 금리가 제공하는 완화의 정도가 여전히 적절하다”며, 향후 정책 역시 지표에 의존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가계지출과 원유시장, 글로벌 무역 전개상황을 면밀히 모니터하겠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BOC가 내년쯤 다시 금리인상을 재개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인상보다는 인하에 베팅하고 있다. 향후 12개월에 걸쳐 1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80% 정도로 보고 있다.
코너에 몰린 이탈리아
EU 집행위는 다음주 징계 여부 최종 결정을 앞두고 5월 31일까지 이탈리아에게 EU 재정규약을 준수하는데 있어서 진전이 부족한 이유를 설명하라고 압박했다. 집행위는 이탈리아에 대해 과도한 재정적자 시정절차를 개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35억 유로 규모의 벌금 부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귄도스 ECB 부총재는 집행위의 편을 들면서 “재정 규율을 준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탈리아와 집행위간의 긴장이 완화되면 이탈리아 채권 스프레드가 좁아지고, 긴장이 고조되면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Olli Rehn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ECB가 직접 국채를 인수하는 방안을 일축했다. ECB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주요 금융 리스크로 기업 부채와 은행의 낮은 수익성과 더불어 정부 부채의 지속가능성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