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경기 부활, 터키 붕괴론?

금요일부터 시작되는 부활절 연휴를 앞두고 많은 투자자들은 대체로 쉬어가는 모습이다. 미국 소매판매가 2017년 9월래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고 실업수당 청구건수 역시 줄어드는 등 지표 호조에 뉴욕증시는 다우지수를 중심으로 상승 마감했다. 그러나 견조한 중국 지표와 미-중 무역 합의 기대, 순조로운 어닝시즌 출발에도 좀처럼 위험선호가 크게 살아나지 않고 있다. 다음주 테크기업들의 실적발표가 대거 예정된 가운데 애널리스트들은 큰 기대를 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아마존은 예외적으로 성장 둔화에도 EPS는 42% 점프가 예상된다. 뮬러 특검 보고서 파장 역시 주목된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3거래일만에 하락했고, 달러는 대부분의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유럽과 독일 PMI 실망에 유로는 0.6% 가량 하락했다. 터키 리라는 FT 보도가 외환보유고 논란을 부채질하며 급락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서방 언론이 자국 경제 붕괴론을 조장한다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역학관계가 다시 꼬이고 있다. 미국이 북한 비핵화 증거를 추가로 요구하는 가운데 북한은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시험하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동시에 심지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믿을 수 없다며 협상 카운터파트 교체를 요구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터키 외환보유고 논란

터키 중앙은행이 외환보유고 변동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정치 혼란 속에 국가재정상태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터키 리라가 급락했다. 리라는 달러대비 최대 2% 가까이 빠졌다. FT는 터키가 지난달 국내은행들과 단기 스왑을 이용해 순외환보유고를 늘렸다고 보도했다. 순외환보유고는 4월 12일 기준 284억 달러였고, 이같은 거래 잔고는 지난주말 기준 127억 달러였다. 한편 12개월내 만기가 돌아오는 외채는 약 1180억 달러에 이른다. 3월 외환보유액이 갑자기 줄면서 리라는 작년 통화 붕괴 이후 1일기준 최대폭의 하락을 경험한 바 있다. Legal & General은 외환보유고가 FX 스왑 거래 때문에 늘고 있다면, 이는 경상수지 개선과 외환시장 발행 증가에도 사실상 보유고가 늘어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며, 문제는 외환보유고가 이미 적어 중앙은행의 외환 개입 여지를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BBH는 달러-리라 환율이 6.2280 근처인 10월 고점을 테스트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되살아난 美 소매판매…1분기 성장 기대

미국 3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전월비 1.6%로 예상치 1.0%를 뛰어 넘으며 2017년 9월 이후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관리그룹 소매판매 역시 1%로 급등했고,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9만 2000건으로 49년래 저점을 경신했다. 그러나 4월 필라델피아 연준 경기 전망과 PMI는 부진했다. 놀라울 정도로 강한 3월 소매판매는 이미 2월 무역적자 축소 소식에 GDP 성장률 전망치를 올리기 시작한 애널리스트들의 움직임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카플란 연은총재는 현재 경제에 중립적인 수준 부근에 있는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이유가 없다며, 올해 경제 성장에 대해 조금씩 자신감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보스틱 연은총재는 경제 상황에 따라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거나 유지할 수 있다며, 아직 과도한 위험감수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로존 PMI 추가 하락…유로 약세

유로존 경제가 2분기 초반에도 침체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제조업 약세가 서비스분야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4월 마킷 유로존 종합 PMI는 51.3으로 이전치와 예상치를 모두 하회했다. 유로존 최대 경제인 독일의 제조업 PMI는 44.5로 예상치 45.0에 못미치며 우려를 더했다. 일부 안정화 신호에도 전반적으로 유럽 경제는 2014년래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IHS 마킷의 이코노미스트 크리스 윌리암슨은 “이번 지표는 작년말 일시적 부진 요인으로부터 경제가 확실히 회복하는데 실패했다는 우려를 더했다”며, “글로벌 수요 성장 둔화와 부진한 경제 심리 등의 역풍 속에 성장세가 아주 완만하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유로존 불황이 2분기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ECB 경기전망에 하방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中 지표 호조에 대규모 부양책 기대 후퇴

1분기 경제지표가 예상을 상회하자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 당국이 올해 대규모 부양책에 나설 가능성이 줄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경기 회복을 공고화하기 위한 선별적 부양책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리고 대규모 유동성 투입 기대는 낮추고 있다. 중국 경제가 안정화 신호를 보이고 미-중 무역합의가 성사되기 직전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3월 말까지만 해도 이코노미스트들은 PBOC가 은행 지준율을 올해 3차례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중국 국무원은 수요일 회의 후 보다 선별적인 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모든 신규 신용은 민간분야의 중소기업에 흘러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OCBC는 보다 광범위한 완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대신 중소기업 자금 조달에 중점을 둔 “구조적 완화”가 더 진행되고, 선별적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운영을 통한 장기 자금 지원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뮬러특검 공은 의회로

22개월에 달하는 조사를 마친 후 뮬러 특검은 트럼프 미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방해 시도를 자세히 설명하며, 의회가 적어도 10건의 사법방해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그는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 개입 의혹과 관련해 트럼프의 “기저적(underlying) 범죄”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정부와의 협조를 막고 향후 사면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사법방해로 볼 수 있는 행위가 있었다면서 코미 FBI 국장 해임과 세션스 법무장관의 수사 관할 촉구 등을 예로 들었다. “대통령이 러시아 개입을 포함해 사법당국의 수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러 행위가 발견됐다”며, “대통령은 수사 통제를 목적으로 한 일련의 시도에 개입했다”고 밝혔다. 반면 바 법무장관은 트럼프에게 “부패적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 후 트럼프는 “게임 종료”라며 백악관에서 “좋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변호사들은 “완전한 승리”라고 자축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