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中 추가양보 vs 지표실망

중국이 미-중 무역 합의를 위해 콩, 옥수수, 밀을 포함한 미국산 농산물을 연간 300억 달러 추가로 구매하겠다는 양보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주 워싱턴에서 양국이 논의 중인 양해각서(MOU)에는 비관세 장벽, 서비스, 기술 이전, 지적 재산권 등도 포함될 예정이다. 약속 이행 메커니즘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관세를 다시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현지시간 금요일 류허 중국 부총리를 만날 것으로 전해져 무역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이룬 듯 보인다. 달러-역외위안화 환율은 아시아장서 한때 6.7선을 하회해 7월래 최저를 경신한 후 반등했다.
주요국 제조업 PMI 실망에 이어 다른 미국 지표 역시 부진하게 나오자 투자자들은 이 기회에 쉬어가자는 분위기다. 필라델피아 연준 경기전망이 2월 -4.1로 이전치 +17에서 추락했고, 1월 기존주택 매매 역시 예상을 하회해 2015년 11월래 최저로 하락했다. S&P 500 지수는 4거래일만에 약세로 마감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2.69%를 넘어섰고, 달러지수(BBDXY)는 0.2% 이상 올랐다.
중국 다롄항이 2월부터 호주산 석탄 수입을 무기한 금지했다는 보도에 호주달러가 1.3% 급락했으나, 호주 재무장관이 이를 부인하면서 낙폭을 줄였다. 채권시장의 호주 금리 인하 베팅에도 불구하고 RBA 총재는 단기간내 금리 변경해야할 강력한 논거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 원유재고 및 생산 증가에 국제유가(WTI)는 배럴당 57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금리 인상을 향한 경로가 “매우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파운드 헤지비용 점프…3개월 시한 연장

파운드 투자자들에게 심판의 순간이 거의 다가온 듯 보인다. 마감 시한 압박에 브렉시트 협상에서 진전이 이루어져 영국 의회가 수정안을 다음주에 표결할 수 있다는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의 발언 후 파운드 변동성에 대비하는 헤지 비용이 크게 올랐다. 파운드 1주 변동성이 6주래 최대폭 올라 3주래 고점을 터치했다.
유럽연합(EU)은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시한을 3개월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U는 이를 영국 의회가 관련 법안을 통과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한 “기술적 연장”으로 판단하고 있다. 연장 기간이 3개월을 초과할 경우 영국은 5월 23일-26일에 있을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해야할 압력을 받게 될 수 있어 양측 모두 이같은 상황은 피하고 싶어한다. 시한 연장은 영국의 요청에 의해 남은 27개 EU 회원국의 전원 승인을 받아야 한다.

불러드 ‘현상 유지’…하젠스탑 ‘올해 연준 금리 올린다’

불러드 연은총재는 올해 늦게 금리 인하가 가능할 수 있지만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책 금리는 현재 수준 그대로 유지될 것이며, 우리는 앞으로 경제가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틱 연은총재는 물가상승 압력이 아직 높아지지 않고 있지만, 실업률이 추가 하락할 경우 미국이 “고압력경제”로 진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들이 “현재 중립에 가깝다”며, “지나치게 앞서 제한적 수준에 이르지 않도록 더욱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프랭클린 템플턴의 하젠스탑 채권 운용 대표는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확신을 고수하면서 이자율 스왑을 통해 초단기 듀레이션 익스포저를 늘렸다. 한편, 연준의 연내 보유자산 축소 중단 시사에 일각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 제프리스는 연준이 대차대조표 정상화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하면서 확실한 근거를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고, Bleakley Financial은 “연준이 확실히 겁을 먹었다”며 “통화정책 긴축이 원만하게 고통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절대 가정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ECB, 신규 대출 논의

유럽중앙은행(ECB)은 3월 초 정책회의에서 유로존 경기 둔화가 대응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지 판단할 예정이다. 1월 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ECB는 은행권을 위한 신규 장기 대출(TLTRO)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진 않았지만 신속한 분석을 요구했다. 7000억 유로가 넘는 기존 대출이 내년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ECB는 이 문제에 대해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ECB는 글로벌 무역 분쟁과 무질서한 브렉시트 가능성 등을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하고, 아직 현재의 소프트패치가 얼마나 심각하고 오래 지속될지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성장률 전망이 3월 회의에서 분명 하향조정 되겠지만, 유로존 둔화가 바닥을 쳤다는 증거가 나오기 시작해 ECB가 금리에 대한 가이던스를 바꾸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동성 지원의 경우 3월엔 경로를 시사하고 적어도 6월까지는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했다.

PBOC, 선별적 부양책 선호…더 나빠지면 강력 대응

중국 인민은행(PBOC)은 지준율과 관련해 선별적 인하를 추가로 시도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정책 입안자들은 유동성이 필요한 부분에 흘러가도록 유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PBOC는 선별적 지준율 인하, 선별적 중기 대출, 재대출 확대 등 통화정책 수단의 조합을 강화하겠다고 분기 정책 보고서에서 밝혔다. 지준율 인하는 실질 정책금리를 낮추지 않고도 유동성을 완화하는 수단으로 선호되고 있으며, 당국은 계속해서 유동성 “홍수”를 피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이번 정책 보고서는 경기가 더욱 급격히 나빠질 경우 더 강력한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전망 부문에서 정책이 ‘중립적”이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대신 경기대응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신중한 통화 정책”이란 통화 조건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경기 변동에 따른 난기류를 무마하기 위해 상황이 바뀔 경우 개선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골드만 ‘아시아 펀드들 포지션 잘못 잡았다’

아시아 증시가 연초 랠리를 펼치고 있지만 역내 펀드들은 성적이 별로 좋지 않다. 골드만삭스는 아시아 뮤추얼 펀드들이 보수적 포지션 때문에 벤치마크 지수에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펀드들이 방어적 포지션으로 남아시아 시장과 소비재 부문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어 경기주기가 주도하는 회복 랠리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와 EM 뮤추얼 펀드의 출발 포지셔닝과 올해 국가/업종 수익률이 역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어 이들 펀드의 출발 자산 배분이 시장 랠리와 부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제외 MSCI 아태 지수와 MSCI EM 지수는 올해 약 9% 올랐으며, 자유소비재와 정보 기술, 에너지 섹터의 상승이 가장 두드러졌다. 반면 필수소비재와 헬스케어 주식은 최악의 성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