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준의장이 향후 금리 인상에 있어서 인내심을 약속하며 연준이 미국 경제의 성장 엔진을 꺼뜨릴 수 있다는 월가의 우려를 달랬다. 시장은 긴축속도 조절 시사로 받아들여 파월의 비둘기파적 변신을 대환영했다. 미국 12월 고용지표 역시 예상보다 훨씬 강해 제조업 경기 위축으로 인한 성장 우려를 일단 잠재웠다. 미증시는 금요일 3~4%대 반등으로 전일 급락분을 회복했고, 미국채 금리는 대부분 10bp 이상 급등했다. 중국은 경기 둔화에 대응해 지준율 인하를 단행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적재산권 등 주요 현안을 놓고 이번주 차관급 무역협상을 시작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협상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일요일 트위터로 밝혔다. 극적인 돌파구 마련은 어렵다 하더라도 합의 불발시 3월에 관세전쟁이 재개될 예정인데다 시장과 경제 불안이 워낙 커져서 양측 모두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다. 트럼프가 왕치산 중국 부주석과 다보스포럼서 회동할 수도 있다는 보도도 전해졌다. 메이 영국 총리는 자국 의회에 브렉시트 합의안 지지를 호소하며, 부결시 영국은 ‘미지의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파월 비둘기 변신…골드만 ‘달러 매도하라’
최근 시장 혼란에 파월 연준의장이 기존과 달리 금융시장을 “신중하게 경청하고 있다”는 발언을 내놓았다. 또한 신속하고 유연하게 정책을 조정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사전에 설정된 경로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필요할 경우 대차대조표 축소 정책을 조정할 수 있다면서, 시장이 하방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가 자신의 사임을 요구한다 하더라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아직 대차대조표 정책을 재검토해야할 이유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골드만은 파월 발언에 연준이 금리 인상을 쉬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달러 지수 DXY에 대해 초기 목표가 93.0과 손절가 97.5로 매도를 추천했다.
Berenberg Capital Markets는 파월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올해 1차례 인상 후 내년 동결이라는 전망을 재확인했다. 채권 트레이더들이 연준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고 인플레이션 전망을 되돌리면서 BEI가 크게 반등했다. 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격에 완전히 반영한 시기는 2020년 3월에서 5월로 늦춰졌다.
트럼프 셧다운…미-중 무역 협상
셧다운이 3주째 접어들고 있지만 워싱턴 정계는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 정부 부분 폐쇄를 ‘수개월 또는 수년간’ 지속할 수도 있다며, 국경장벽 공약 관철을 위해 미 의회를 우회하기 위한 방편으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할 수도 있다는 위협을 거듭 했다. 민주당은 법적 조치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커들로 백악관 경제 자문은 트럼프가 미-중 무역협상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대표단이 7일과 8일 무역 협상을 위해 중국을 방문할 예정으로, 이는 트럼프와 시진핑이 지난달 90일간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후 첫 대면 협상이다. 커들로는 이번 협상에서 지적재산권(IP) 도용 문제를 논의하고, 중국에게 보조금 축소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경기침체 임박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미국 경제가 성장하고 있고 일자리가 크게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美 고용 ‘이보다 좋을 수 없다’
미국 12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10개월래 최대인 31만 2000명 증가해 예상치 18만 4000명을 크게 상회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동월대비 3.2% 상승했다. 이는 최근 부진한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 하향 조정으로 몸살을 앓았던 증시에 단비가 될 수 있지만, 미-중 긴장과 제조업 약화, 주택 경기 침체, 세계 성장 둔화 등 역풍을 감안할 때 강한 고용 성장세 지속은 기대하기 어렵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경제활동 참가율 확대로 실업률이 높아졌다고 설명하면서, 30만명이 넘는 고용 증가와 임금 상승은 미국 경제의 견조한 확장세를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비록 한달간 지표에 불과하지만 적어도 당분간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 얘기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미국이 완전 고용 상태이거나 이에 매우 가깝다고 진단했다.
PBOC, 중국 성장 불안 지속에 지준율 인하 단행
중국인민은행(PBOC)이 투자자들의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와 추가 완화 조치 기대 속에 경기 둔화에 맞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취했다. PBOC는 은행 지준율을 1월 15일과 25일에 각각 0.5%pt씩 인하해 총 1%pt를 낮추겠다고 밝혔다. 전면적 지준율 인하는 2016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순 8000억 위안 규모의 유동성이 풀리면서 춘절을 앞두고 자금 압박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 금융시장은 금요일 리커창 총리가 은행권을 방문해 추가 경기 지원책을 약속하면서 급등했다. 리커창 총리는 거시정책의 경기대응적 조정폭을 강화하고 추가 감세를 확인하면서, 지준율 인하 등 정책 수단을 최대한 활용해 중소기업을 지원할 것을 은행권에 주문했다.
씨티 ‘주식 저가 매수 기회’…BoA ‘미국채와 엔화 매도’
씨티그룹은 경기침체 두려움이 지나치다며.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저가에 매수할 기회라고 조언했다. 향후 12개월 동안 글로벌 증시가 14%의 수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하면서, ‘약세장 체크리스트’는 빨간불이 총 18개 중 3.5개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달러의 경우 올해 약세를 점치면서 신흥시장을 비중확대로 상향조정했다.
BoA는 자사 투자자 심리 측정 지표에 따르면 2016년 영국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처음으로 ‘매수’ 시그널이 나왔다며, 마침내 위험 자산 포지션을 쌓을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1월 ‘탑 매수’로 미국과 유럽 하이일드 채권, 미국 소형주, 중국과 독일 주식 등을 꼽았고, S&P 500 지수의 경우 이번 주 초 2450포인트에서 이번 달 2650포인트로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채와 엔화, 헬스케어 및 유틸리티 주식은 매도를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