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실적우려에 증시 나락, 伊 예산안 퇴짜

(블룸버그) — 글로벌 증시가 이달 추락을 막으려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하면서 불안에 빠진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숨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이탈리아에 예산안 수정을 요구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미-중 정상이 다음달 G-20에서 만나 무역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지만, 캐터필러와 쓰리엠의 경고는 무역전쟁이 금리인상과 더불어 기업 실적의 날개를 꺾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에 기름을 부었다.
미 증시는 개장초부터 휘청거려 S&P 500 지수가 5월래 저점을 경신하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줄였다. 유럽증시의 경우 Stoxx Europe 600 지수는 2016년 12월 이래 최저 수준으로 후퇴했고, 중국의 여러 조치에도 아시아 증시는 약세장 진입 위기에 처해있다. 이번주 발표될 미국 3분기 GDP와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주요 기업의 실적발표가 시장 방향을 가늠하는데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미국채 금리는 전구간에 걸쳐 하락했다.
사우디 언론인 사망을 둘러싼 국제적 긴장과 브렉시트 우려 역시 심리를 억눌렀다. 트럼프는 사우디에 대한 대응 조치를 미 의회 결정에 맡기기로 했고, 미 국무장관은 비자 취소를 비롯해 제재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하원 세입위원장은 향후 몇주에 걸쳐 백악관 및 재무부와 협력해 중산층을 겨냥한 추가 10% 감세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오늘 캐나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캐나다달러는 이틀 연속 올랐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伊 예산안 ‘플랜 B’ 없다…EU 수정 요구 초유사태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자국 예산안에 대해 “플랜 B”가 없다고 주장했다. 일부 내용을 약간 조정할 여지는 있지만 지출은 손댈수 없다며, EU가 대대적 손질을 요구할 경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결국 유럽​​연합(EU)은 유로존 규정에 맞지 않다며 전례없는 예산안 변경을 요구했다.
이탈리아와 EU 대치 상황에 이탈리아 국채와 분트 10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318bp로 다시 확대되었다. Euro Stoxx 50 변동성 지수는 장중 최대 16%나 급등해 3월 26일래 최대 수준으로 올라섰고, Stoxx Europe 600과 FTSE MIB는 각각 최대 1.8%, 1.4%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는 무디스가 이탈리아 국가 신용도를 투기등급까지 끌어내리진 않았지만 결국 시장 압력이 높아지면서 이탈리아가 정책을 변경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S&P는 금요일 이탈리아 국가신용등급 검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U, 영국 전역 대상 관세동맹 제안할수도…파운드 랠리

EU가 브렉시트 돌파구 마련을 위해 탈퇴 조약과 별도로 영국 전역을 대상으로 관세 동맹을 제안할 수도 있다는 RTE 보도가 전해지며 파운드가 장중 1.3달러를 돌파해 최대 0.6% 상승했다. 크레디아그리꼴은 이번 방안이 브렉시트 합의를 가능하게 만들 수 있지만 동시에 메이가 총리직을 잃게 될 수도 있다며,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두려움이 진정된다면 파운드에 도움이 되겠지만 언제 상황이 바뀔지 알 수 없어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정부는 기업인들에게 모든 가능한 브렉시트 시나리오에 대비할 것을 주문할 예정이다. 한편 영국에서 다수의 장관들이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계획안에 반기를 들면서 메이 총리는 내각에 대한 통제마저 잃은 모습이다.

PBOC, 채권시장에 100억 위안 지원…中 떠나는 기업들

중국 당국이 증시 침체와 경기 둔화에 대응해 일련의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투자심리를 되살리는데는 부족한듯 보인다. 화요일 중국 증시는 매도세가 재개되며 상하이 종합주가지수가 2.3% 급락했다. 중국인민은행(PBOC)은 민간기업의 채권 발행을 위한 신용 지원용으로 100억 위안을 제공하기로 했고, 국무원은 외국인 투자 장벽을 내년 3월까지 추가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Beijing Gao Hua Securities는 “최근 발표된 완화 조치들이 모멘텀을 형성해 당국 정책 스탠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있다”며 “경제와 시장이 확실히 안정되었다는 증거가 나올 때까지 추가 완화 정책이 향후 몇주에 걸쳐 계속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대비해 여러 기업들이 중국산 제품의 수입 비용을 감당하지 못할 경우 공급체인을 바꿀 준비를 하고 있다. Lennox International은 대중관세를 피하기 위해 동남아 등 다른 저비용 국가로 옮겨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필립스는 충격 완화를 위해 공급체인을 재정비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Acme United 역시 관세가 더 오른다면 다른 지역에서 부품을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echers USA는 “중국에서 나갈 여력이 있다”며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생산 품질과 가격 면에서 세계 최고의 조건이 가능한 곳을 찾겠다고 밝혔다.

TD ‘美 중간선거서 의회 분열시 달러엔 악재’…보스틱 경기과열 경고

TD 증권은 다음달 미국 중간선거 결과 미 의회가 분열되어 재정 정책이 헛돌게 되면 달러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분열된 정부는 결국 불확실성의 씨를 뿌릴지도 모른다”며 “미국 예외론에서 수렴론으로” 바뀌어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어, 미 의회가 분열될 경우에 대비해 달러-엔 환율이 113엔을 향해 상승할 경우 달러 매도 베팅을 추천했다.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점진적 속도의 추가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며, 미국 경제가 지나친 부양책으로 인해 과열될 경우 경기침체가 초래되어 저소득층 국민들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경제지표가 예상대로 움직인다면 “중립 정책금리에 도달할 때까지 지속적이고 점진적인 정책 완화 철수가 적절하다고 본다”며, “아직 몇 차례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경기 전망 리스크가 상방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10월 리치몬드 연방 제조업지수는 4월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해 무역전쟁과 타이트한 노동시장이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사우디 공급 약속에 유가 급락…캐나다 금리 인상

사우디가 이란 제재로 인한 공급 부족분을 채우겠다고 약속하고 증시 침체로 리스크오프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국제유가(WTI)가 장중 한때 5%나 급락해 8월래 최저 수준으로 밀리며 200일 이평선을 하회했다. 세계 최대 석유수출국인 사우디는 하루 생산량을 1070만 배럴로 늘려 사상 최대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OPEC을 비롯한 주요 산유국들이 “가능한 최대로” 생산하고 있다며, 미국의 이란 제재조치로 인한 공급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추가 증산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시장은 캐나다 중앙은행이 7월에 이어 10월 24일에도 기준금리를 1.75%로 2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기가 추세를 넘어 가속화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9월에는 NAFTA 협상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동결을 선택한 바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물론 정부마저 경기 과열 위험을 지적할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