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글로벌 긴장에 여전히 불안해 하면서 미 증시는 결국 약세 마감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에 추가 관세 부과를 위협한 후 기술주 매도가 재개되며 나스닥 지수는 0.9% 하락했고, S&P 500 지수는 200일 이평선 아래서 거래를 마쳤다. JP모간은 VIX 스파이크가 S&P 500 매수 신호라고 진단했다. 관심을 끌었던 언론인 실종과 관련해 사우디가 심문 과정에서 잘못되어 죽었다고 설명할 것으로 알려져 미국과 최악의 대치를 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는 사우디 투자 컨퍼런스에 미 재무장관의 참석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달러(BBDXY)는 미국 9월 소매판매 부진 등에 G-10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며 장중 2주래 최저를 터치했다. 캐나다달러는 캐나다중앙은행의 3분기 경기전망 조사가 견조하게 나오며 장중 최대 0.5% 가량 올랐다. BK Asset Management와 모간스탠리는 미증시에서 대학살이 일어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익실현에 나설 수 있어 달러를 짓누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왔다는 판단이 서면 유엔 제재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브렉시트 불씨 살릴수 있을까?
지난 주말 브렉시트 협상이 결론을 내지 못하고 끝나자 메이 영국총리는 월요일 타협적 발언을 내놓으며,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냉정한 이성적 판단을 촉구했다. 메이 총리는 “영국과 EU가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탈퇴의 경우 대부분 분야에 걸쳐 합의의 형태, 즉 탈퇴 조건이 이제 분명해졌다”고 영국 의회 의원들에게 말했다.
브뤼셀 역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후 24시간이 지난 상황에서 좀더 긍정적 분위기다. 한 유럽연합(EU) 외교관은 협상 붕괴보다는 중지에 가깝다며 수요일 정상회담에서 진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브렉시트 협상에 있어서 가장 강경한 노선을 취해왔던 마크롱 조차 “집단적 지성”이 지배할 것이라며 양측이 무질서한 혼란을 피하고 싶어한다고 강조했다. 각국 정상들은 수요일까지 탈퇴 협정의 개요가 마련되어 11월 중반 서명을 완료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터스크 EU 상임의장은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어떤 상황에서도 가능한 최선의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데 소홀해서는 안된다며 포기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사우디, 결국 언론인 사망 인정
사우디는 워싱턴포스트지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가 심문 과정에서 잘못되어 사망했다고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원래 의도는 그를 터키로부터 납치하려는 것이었다고. 해당 보도 후 IShares MSCI Saudi Arabia ETF는 1.9% 급락했다. 이에 앞서 그의 실종과 관련해 사우디는 암살 배후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고, 트럼프는 아마도 불량배 소행일 수 있다며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급파해 사우디 왕을 직접 만나도록 했다 .
미 행정부가 사우디를 겨냥해 외교 관계 축소나 제재조치 등 다양한 처벌 방안을 논의하는 등 지난주부터 양국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사우디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2028년 만기 50억 달러 규모 사우디 채권의 금리는 사상 최고치로 급등했고, 리얄화 12개월 선물환 포인트는 역외시장에서 한때 70%나 올라 3년여 만에 최대폭 상승했다. 11일과 14일 연속 3% 넘는 급락을 경험했던 타다울 종합주가지수는 사우디 국부펀드가 지원사격에 나섰다는 추측 속에 4.1% 가량 반등했다.
바클레이즈, 미국채 10년물 금리 2.95% 제시
바클레이즈는 3%선을 넘어선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한달 내에 방향을 바꿀 것이라며, 2.95%를 트레이드 권고 목표로 제시했다. 미국의 기저 경제활동이 현재의 3.16% 금리 수준을 지탱할 수 없다며, 실질금리 상승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금융시장의 부정적 반응을 볼 때 경제지표가 높은 기대를 뛰어넘지 않는 한 채권 추가 매도세는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최근의 금리 스파이크와 대부분의 월가 예상을 고려할 때 다소 공격적으로 보이지만, 지난 주 미증시 급락에 10년물 금리가 7년래 고점에서 후퇴하면서 연말 3% 위 안착을 내다본 전망이 다소 흔들리고 있다.
9월 소매판매 등 최근 미국 경제지표는 미국채 강세 견해를 지지해준다.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비 0.1% 증가에 그쳐 예상치 +0.6%를 하회했다. 식당 매출이 줄어들어 허리케인 ‘플로렌스’ 영향이 반영된 듯 보인다. 한편 10월 뉴욕주 제조업지수는 21.1로 예상치와 전기치를 모두 뛰어 넘었다. 트럼프 취임 후 첫 회계연도 예산적자는 7790억 달러로 201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7%나 확대된 것으로, 지출이 3.2% 늘어난 반면 감세 정책으로 인해 세수가 0.4% 증가에 그친 영향이다.
ECB도 출구전략…옐런 ‘기준금리 중립 수준까지 올려야’
구로다 일본은행(BOJ) 총재가 출구전략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한데 이어,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한 안내를 제공했다. 바실리아우스카스 ECB 정책위원은 ECB가 내년 중반 쯤 금리 논의를 시작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내년 가을에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원래 계획대로 ECB가 12월에 순자산 매입을 종료하지 말아야할 이유가 없다며, ‘하드 브렉시트’는 통화정책보다 무역전쟁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옐런 전 연준의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중립수준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3% GDP 성장률은 대단하지만 장기적 잠재력을 끌어올리지 않는 한 이같은 속도는 지속되기 어려우며, 인플레이션이 낮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고삐가 풀리진 않겠지만 연준은 이를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드커브 역전은 과거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훌륭한 신호였지만 이번의 경우 기간 프리미엄이 매우 낮거나 심지어 마이너스 상태라 다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中 증시, 2015년 고점서 50% 후퇴…달러당 7위안선 방어 안할수도
중국 증시 벤치마크 지수가 2015년 고점 대비 50% 하락했지만 매도세가 조만간 끝날 것이라는 기미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 격화, 내수 약화, 달러당 7위안선 붕괴 베팅 확대 등이 겹치며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중국 증시당국이 자본시장 개혁과 개방 추진을 다시 한번 약속했지만 매도세 진정에 별 효과가 없었다. 상하이 종합주가지수는 월요일 1.5% 하락해 4년래 저점으로 내려섰다.
씨티그룹은 중국 당국이 달러당 7위안 수준을 더이상 심리적으로 중요한 방어선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적극적 통화정책 완화로 역내외간 금리차가 크게 줄어 자본유출이 향후 늘고 자본유입이 줄어들 수 있어 위안화 약세가 허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