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트럼프-사우디 대치, 위안화

지난주 2월래 최악을 경험했던 미증시가 기술주 도움으로 금요일 반등에 성공했다. JP모간에서 시스템 매물이 70% 가량 정리되었다며 긍정적 연말 증시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히자 S&P 500 지수는 1.4% 올라 4월래 최대폭 상승했고, 나스닥은 2.3% 급등했다. MSCI EM 주식지수 역시 장중 최대 2.7% 상승해 2년여래 최대폭 점프했다. 미-중 정상이 11월 회동을 추진하고 있는데다 미 재무부가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고, 견조한 중국 무역지표 역시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반면 라가르드 IMF 총재는 무역긴장과 통화긴축 속에 시장이 더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며, 전세계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들에게 향후 충격에 대비해 통화 및 재정 완충을 계속 구축하라고 주문했다.
터키가 장기 억류했던 미국인 목사를 드디어 석방하면서 미국과의 대치를 끝냈고, 이미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터키 리라는 6거래일 연속 올랐다. 반면 터키서 실종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둘러싸고 암살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트럼프 미 대통령이 ‘가혹한 처벌’을 말하자 사우디가 발끈하며 경제적 영향력을 이용해 보복에 나서겠다고 위협해 사우디 증시가 크게 하락했다. 양국간 관계 악화가 유가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독일에선 대연정의 한 축인 기독사회당이 바이에른 주 선거에서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해 메르켈 총리의 정치 리더십에 또 다른 충격이 우려된다. 브렉시트 협상 역시 최종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한편, 외국인은 9월중 한국에서 상장주식 5800억원을 순매수하고 상장채권 1.9조원을 순유출해 총 1.3조원이 순유출됐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브렉시트 과도기 연장 논의…막판 걸림돌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 협상에서 마지막 주요 장애물을 치우고 아일랜드 국경문제에 대한 영국측 우려를 진정시키기 위해 21개월로 예정된 과도기 기간을 필요시 연장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도기가 연장된다면 아일랜드 국경을 둘러싼 문제가 보다 원만히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처음부터 과도기를 탐탁치 않게 여겼던 영국내 브렉시트 강경파 반발이다.
과도기 기간동안 영국은 의사결정권을 제외하고 사실상 EU 회원국 지위에 따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는 양측이 미래 경제 및 무역 관계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합의를 협상하는 동안 기업에게 어느 정도 안정성을 보장해주기 위해 고안되었다. 브렉시트 협상단은 다음주까지 대략적인 개요 합의안을 만들어 11월 중순 정상회의에서 탈퇴 조약에 서명하는 수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메이 총리가 목요일 내각에 관련 내용을 보고했을 때 브렉시트 주의자들이 불만을 보였다.
주말내 이어진 협상에도 뚜렷한 결말을 내지 못하고 여전히 막판 걸림돌을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파운드는 월요일 아시아장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PBOC ‘위안화 균형수준’…IMF ‘위안화, 펀더멘털에 부합’

중국인민은행(PBOC) 이강 총재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포함해 외환 정책에서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중간 무역 갈등 고조로 달러당 7위안선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이강 총재는 위안화가 “합리적이고 균형적인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위안화의 변동성은 정상적”이라며, “위안화는 변동환율제를 따르고 있어 현재 양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간 전체로 보면 위안화는 달러 가치 상승을 배경으로 합리적 범위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IMF/WB 회의가 열린 발리에서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매우 훌륭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으나 구체적 내용을 밝히진 않았다.
한편, 미 재무부 환율보고서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의 한 고위 관리는 위안화가 중국의 경제 펀더멘털에 “대체적으로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올해 중국 위안화 가치는 6% 이상 하락해 달러당 7위안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추측이 일면서 중국에 무역전쟁을 선포한 미국의 주목을 끌었다. IMF는 위안화 약세가 보다 유연한 환율을 약속한 중국인민은행(PBOC)의 기조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므누신은 이에 앞서 위안화 약세가 중국의 “경쟁적 평가절하” 움직임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고, 환율 이슈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한 요소 중 하나라며 이번주 IMF 회의에서 PBOC 이강 총재에게 “위안화 약세”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설문에 따르면 달러당 7위안선이 가까운 시일내에 붕괴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난 수요일과 목요일에 걸쳐 18명의 트레이더와 애널리스트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올해 안에 7위안선이 깨질 것으로 전망한 사람은 3명에 불과했다. 이 3명을 포함해 11명은 내년 중반까지 7위안선 붕괴를 예상했다.

BOJ 구로다 총재 ‘출구전략 신호는 목표금리 변경’

일본은행(BOJ)이 마침내 거대한 통화부양책으로부터 빠져나갈 준비가 되었을 때 그 신호는 목표 금리의 변경이 될 것이라고 구로다 총재가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당분간 통화 정책이 현재의 최하 수준에 머물 것임을 재차 강조했지만, 출구전략과 관련해 가장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2% 인플레이션 목표에 도달하거나 근접할 경우 당연히 우리는 금리의 통화 운용 목표치를 바꿀 수 있다”며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겨우 1% 정도이기 때문에 현 금리 수준에서 일드커브 통제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출구전략 신호로 BOJ의 채권 매입 규모가 아닌 일드커브 통제 정책을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직 일드커브 퉁제 뿐”이라며 “일본국채 매입 규모는 단지 오퍼레이션 타겟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임금이 인플레이션 유지에 주요 요소라면서, 최근 임금 상승 추세의 지속 여부가 2% 물가 목표 달성에 매우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환율과 관련해서는 달러와 엔화, 유로화가 경제 펀더멘털에 크게 반하는 수준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미-일 무역협정에 있어서 통화의 경쟁적 평가절하는 차단하는 내용의 조항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JP모간 ‘미국채 금리 5% 간다’…한은의 선택은?

최근 트럼프의 신랄한 연준 긴축 비판에 미국채 금리 랠리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JP모간은 연준이 이에 굽히지 않고 내년 말까지 매 분기마다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10년물 기준 미국채 금리가 내년 3분기쯤 3.5%에 이를 것으로 보고, 소비지출이 크게 늘거나 인플레, 연준의 자산 축소, 연방정부 예산 적자 등에 서프라이즈가 발생할 경우 4%나 5%까지 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인상을 두고 “미친” 짓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한데 대해 의견을 묻자 에반스 시카고 연은총재는 “우리는 매우 강한 경제와 강한 펀더멘털을 목격하고 있으며, 따라서 정책 기조를 조정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중립금리 수준을 2.75%-3% 범위로 보고, 연준은 아마도 정책금리를 중립수준보다 50bp 정도 위까지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원화 약세 및 미국채 금리 상승 등 글로벌 금융시장 변화로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는데 있어 최적의 조건이 형성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현재 8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절반이 이번주 목요일 25bp 인상을 내다봤다. 나머지는 동결을 예상했다.

이탈리아 재무장관, ‘은행권 충격 피하려면 스프레드 축소 필요’

트리아 이탈리아 재무장관은 내년도 예산안에 따른 이탈리아 국채 금리 급등세에 대해 경제 펀더멘털로 정당화하기 어렵다며, 분트와의 금리 스프레드가 축소되어 자국 은행권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10년물 기준 양국간 금리 스프레드는 300bp를 넘어섰다. 트리아는 이탈리아 부채 평균 만기가 길어 변동성과 일시적 스프레드 충격이 부채 비용 증가로 완전히 전가되려면 시간이 걸리지만, 은행권에 미치는 영향은 보다 즉각적일 수 있어 “이 스프레드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도 예산에 대해 “확실히 확장적이긴 하지만 신중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약 3750억 유로 규모의 이탈리아 국채를 보유한 이탈리아 은행권은 채권금리 상승으로 자본비율에 압박을 받고 있다. 트리아는 금리 상승에도 현재 차환발행이 꾸준히 이어지고 국채 입찰 역시 정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후퇴하고 있다는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