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결국 중국에 당근 대신 채찍을 선택했다. 무역전쟁 확산 우려로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미 전일 2014년래 저점으로 밀렸고, 미증시 역시 장중 트럼프의 ‘발표 예고’에 기술주로 매도세가 몰리면서 나스닥은 1.4% 빠졌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3%를 재차 시도했고, 역외위안화는 반등폭을 대부분 되돌렸다. 미국발 무역긴장 완화 기대와 각국의 적극적 정책 대응에 신흥시장 추락이 멈추는듯 했으나 결국 MSCI EM 주식지수와 통화지수 모두 4거래일만에 하락했다. IMF가 노딜 브렉시트시 상당한 비용 초래를 경고하고 관련 뉴스가 쏟아지면서 파운드는 0.7% 가량 상승해 7월 말 이후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 캐나다는 이번주 NAFTA 협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오늘부터 사흘 일정으로 평양에서 진행되는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협상과 종전선언 노력에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의 이행으로 남북관계 발전을 더욱 가속화하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장중엔 호주 중앙은행 9월 회의 의사록이 발표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중 진흙탕 싸움…관세율 먼저 10%, 내년에 25%
미-중간 무역 협상 재개 전망이 어두워진 가운데 트럼프 미 대통령은 관세 덕분에 미국의 협상력이 높아진 반면 소비자에게 전가된 비용 상승은 무시할만한 수준이라며, 추가 관세 부과를 경고했다. 그는 “관세는 미국의 협상 포지션을 매우 강하게 만들어 주었다. 수십억 달러의 돈과 일자리가 우리나라로 흘러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비용 상승은 지금까지 거의 눈에 띠지 않고 있다. 만약 우리와 공정한 딜을 하지 않는 나라가 있다면 관세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고 월요일 트위터에서 말했다. 또 성명서에서 중국에 불공정 관행을 바꾸라고 수개월간 요청하며 보다 공정한 무역을 위해 모든 기회를 주었지만 중국은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결국 미 행정부는 다음주 추가로 약 2000억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내년에 관세율을 25%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미국 기업들이 이에 적응하고 다른 공급체인을 찾도록 시간 유예를 준 것이라고 고위 관료는 전했다. 10% 신규 관세는 9월 24일 발효된다. 이에 앞서 미국이 추가 관세를 강행할 경우 중국은 보복조치는 물론 미국측이 제안한 대화 재개를 거부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보였다. 이번 관세 부과 대상에 애플 와치는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골드만 ‘미 금리상승에 위험자산 끓는 물 속 개구리’…美경기침체 확률 36%
골드만삭스는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서 위험자산이 “끓는 물 속 개구리 신세”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미국 금리 상승에 따른 역풍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듯 하다며, 내년말까지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을 시장에선 3차례 정도 보고 있는 반면 골드만삭스는 6차례로 내다봤다. 미국 및 글로벌 금리간 간극이 더 벌어지면서 위험 선호 심리에 타격이 예상된다며, 이미 신흥시장의 경우 그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JP모간 등이 재정 및 통화정책 긴축에 미국 경제가 2년래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았지만 골드만은 향후 3년에 걸쳐 경기침체 확률은 36%에 불과하며, 이는 역사적 평균치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은 자사 모델 분석 결과 경제 성장세가 견조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금융환경이 지탱불가능할 정도로 완화적이었던 때만큼 걱정스럽지 않다고 진단했다.
미국 9월 뉴욕주 제조업지수는 19로 예상보다 크게 급락했지만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수요와 고용이 좋아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하반기 산업생산 둔화 속도가 점진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터키와 러시아 전격 금리인상에 눈치보는 EM 중앙은행들
남아공 머니마켓이 이번주 금리인상 확률을 52% 가량 가격에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블룸버그 전문가 설문에서 19명 중 오직 3명만이 이번주 남아공 중앙은행(SARB) 정책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터키와 러시아 등 다른 나라들이 긴축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SARB가 동결을 선택할 경우 매파적 메시지를 보낸다 해도 남아공은 취약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남아공 란드화는 지난 7월 통화정책 회의 후 약 10% 가치가 하락했다.
인도 정부가 자본 유입 촉진 및 경상수지 적자 축소 대책을 내놓았지만 달러-루피 환율이 17일 장중 1% 넘게 급등해 다시 사상최고치 부근에 다가서고 S&P BSE Sensex가 1.3% 하락하는 등 시장 방어엔 실패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만으로 루피화 약세를 막는데 부족하다며, 유가 상승에 신흥시장 매도세와 경상수지 적자 확대까지 겹치면서 외국인 자금유입이 당장 큰 폭으로 늘기 어려운 상황임을 지적했다. 인도중앙은행은 6월 이후 2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데 이어 이르면 다음달 또다시 긴축에 나설 수 밖에 없는 듯 보인다.
스위스와 스웨덴도 통화정책 주목
스위스프랑이 유로화 대비 1년여래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어 스위스 중앙은행(SNB)이 목요일 분기별 통화정책 발표시 약간 비둘기파적으로 기울 가능성이 있다. 통화에 대해 “상당히 고평가되었다”는 문구가 다시 나타날지도 주목된다. 견조한 경제성장 속도에도 아직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지 않은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적어도 내년 여름까지 금리를 동결하겠다고 약속한 상황에서 SNB은 당분간 정책을 완화적으로 유지할 여지가 있다. 한편, 스웨덴 중앙은행 총재가 금리 인상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향후 몇년 안에 2% 부근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하면서 스웨덴 크로나가 오름폭을 확대해 유로 대비 1개월여래 고점을 경신했다.
께헤 ECB 집행위원은 ECB가 결국 긴축에 돌입할 때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 보다 명확한 정책 가이던스가 필요할 수도 있다며, 정책 환경이 훨씬 복잡해져 이전처럼 한두달 전에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내는 전략이 더이상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어 ECB는 어떤 경제지표를 봐야할지 알려주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분트 금리가 상승하며 유로화는 0.5% 가량 강세를 보였다.
월가 연봉 금융위기래 최고수준…주요 경제 임금상승율도 최고치
보너스 포함 월가 평균 연봉이 작년 13% 오른 42만2500달러로, 2008년 리만브라더스 붕괴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가 금융기관들의 작년 세전 이익이 245억 달러로 42% 급등하면서 보수도 함께 올랐으며, 올해 상반기의 경우 이익은 전년동기비 11% 오른 137억 달러로 집계되었다.
한편, JP모간은 미국과 일본, 유로존 등 주요 경제권에서 실업률이 하락하며 임금이 올해 2분기 2.5% 상승해 2009년 글로벌 경기침체 이후 최대폭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JP모간은 내년 임금상승율이 3%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며, 경제주기가 정상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분석했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