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미증시가 미연준의 금리인상 우려 및 무역갈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차 부각되며 수일 간의 상승세를 멈추고 반락했다. S&P500 지수는 헬스케어와 기술주 약세에 0.7% 가량 밀리며 약 2주래 최대폭 하락으로 마감했다. 견조한 미국 4월 소매판매 결과에 연준이 연내 3차례 더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다시 힘을 얻으며 미국채 금리는 저항을 뚫고 3.1% 가까이 거침없이 상승했다. 달러지수는 연고점을 경신했다.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을 이유로 오늘 예정됐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갑자기 취소하면서 북미 정상회담 역시 흔들리고 있다. 다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지 주목된다. 한국의 4월 계절조정 실업률은 3.8%로 예상치 3.9%를 하회했지만, 취업자수 증가는 12만 3000명에 그쳐 정부가 올해 전망한 32만명을 크게 하회했다. 국회는 오늘 3조 9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 심사에 들어간다. 개장 전 일본 1분기 GDP가 발표될 예정이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오늘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채 저항 뚫고 거침없는 상승
트레이더들이 방심한 사이에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주요 저항선을 뚫고 장중 3.09%까지 치솟아 2011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마감 역시 3.07%로 2011년 7월래 최고 수준이다. 달러는 연고점을 새로 썼다. 경제지표 호조에 미 연준이 올해 4차례까지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다시 부각되었다. 재정적자로 미국채 발행이 늘고 인플레이션이 상승추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 역시 꾸준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년물 금리는 연말까지 3.18%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채권 금리를 나타내는 Bloomberg Barclays Global Aggregate Bond 지수는 2%로 올라 2014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미-중간 무역분쟁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미국채 보유액은 3월 110억 달러가 늘어난 1.19조 달러로 5개월래 최대치를 기록하며, 미국채 투자국 1위 자리를 고수했다. 2위인 일본의 보유액은 160억 달러 줄어든 1.04조 달러로, 2011년 10월래 최저 수준이었다.
미국 경기 좋다…연준 금리인상 올해 4번?
미국 경제의 2분기 반등이 더욱 가시화된 모습이다. 간밤 발표된 미 4월 소매판매는 전월비 0.3% 증가해 예상치에 부합했고, 5월 뉴욕주 제조업 지수는 20.1로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 NAHB 주택시장지수 역시 12월래 처음으로 상승했다. 유가 상승 부담에도 정부의 감세 정책과 견조한 고용시장 상황이 소비를 뒷받침하는 분위기다. JP모간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Michael Feroli는 “무엇보다 임금 상승이라는 지지대가 소비를 계속해서 밀어 올릴 것이라는 점을 모든 지표가 시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3월에 이어 6월 연준의 금리인상을 거의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며, 추가로 1-2번 올릴 확률은 절반 정도로 보고 있다.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는 미국과 세계경제 전망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라며 올해 3-4차례 금리인상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재확인했다. 6월 뉴욕 연은 총재직을 맡게 될 윌리엄스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에 근접하고 있고, 실업률은 2000년래 최저 수준이라며, 경제 전망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는 올해 3차례 금리 인상을 지지하면서 일드커브 역전을 경고했다. 또 일년이나 일년 반 후 중립금리에 도달시 추가 조치가 필요할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위기 넘기나…페소화 반등
아르헨티나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 조건을 내세워 약 300억 달러 규모의 단기채 롤오버에 성공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잠재웠다. 연일 사상최저치를 갈아치웠던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4% 가량 반등했다. 달러 강세로 대부분의 통화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페소화는 유일하게 신흥시장 통화 중 강세를 기록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아르헨티나 페소화 폭락에 대해 최악은 지난 듯 보인다며 중앙은행의 긴급 대응 조치와 IMF 지원 등에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국제금융협회(IIF)는 글로벌 금리 상승에 신흥국의 취약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아르헨티나 사태가 개별 사례가 아닌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전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아르헨티나의 위기는 경상수지 적자 확대를 유발한 정책 조합에 있으며, 여기에 인플레이션이 겹치면서 페소화가 상당히 고평가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독일 경제성장률 반토막…유로화 연저점
독일 경제성장률이 1분기 0.3%로 예상치를 하회해 1년여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기치 0.6% 성장에서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유로존 1분기 GDP 성장률은 전분기대비 0.4%로 작년에 비해 확실히 성장이 둔화되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를 단순히 소프트패치로 볼지, 아니면 좀더 우려해야할 상황으로 판단할지 주목된다. 지금까지 정책 결정자들은 연초 부진 요인을 주로 악천후로 돌리며 경기 전망에 자신감을 보였다. 프랑수아 빌레이 드 갈로 ECB 정책위원은 월요일 유로존 성장이 견고하며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어 ECB가 여전히 올해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8달러 선에 근접하며 연저점 지지를 시험 중이다. 다음 지지선은 작년 12월 12일 저점인 1.1718달러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ECB가 통화정책 정상화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1분기 GDP 성적표가 강한 경기확장세의 끝을 시사하는지 아니면 단순히 일시적 걸림돌이 될지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며, 경기 모멘텀이 어느 정도 사라졌지만 2분기엔 반등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북한 위협은 끝나지 않았다
북한은 11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되는 있는 한미 ‘맥스선더’ 군사훈련이 북한에 대한 공중 선제 타격과 제공권 장악을 목적으로 한다며, 오늘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기로 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중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은 이번 훈련이 판문점 선언에 대한 노골적 도전이며 개선되고 있는 한반도 정세 흐름에 역행하는 고의적 군사도발으로, 미국 역시 북미 정상회담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극적인 남북 화해무드에 비핵화-미국 민간자본 투자라는 빅딜까지 거론되었지만, 한반도의 지정학적 긴장이 쉽게 사라질 문제가 아님을 재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트럼프-김정은 회동과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중단하겠다는 메시지를 받지 못했다며, 예정대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이 말한 내용을 살펴보고 동맹국들과 계속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하락세를 보였던 5년물 한국 CDS프리미엄(뉴욕 CMA 집계기준)은 1.5bp 가량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