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현대해상의 김석중 자산운용부문장은 불리한 스왑시장 여건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보험사들의 통화다변화 및 위험 감수 전략은 계속될 것이라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전망했다. 현재 상당한 수준인 한국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폭과, 한국과 미국간 통화정책 방향 차별화를 감안할 때 국내 보험사들의 해외 투자에 불리한 스왑 시장 여건이 “단기적으로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건전성 규제인 RBC(지급여력제도)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적극적으로 위험을 감수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부문장은 “국내 투자여건상 보험사들이 해외투자를 안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유로화 자산 및 준정부기관이나 국제기구가 발행하는 비달러 채권으로의 투자 다각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11일 이메일 인터뷰에서 진단했다. 그는 국내보험사들의 통화 리밸런싱 강화 움직임과 관련해 이달 초 ‘경영환경 변화와 보험회사 자산운용’ 세미나에서 토론자로 참석해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김석중 부문장은 과거 인기 있었던 해외 메자닌 및 해외 인프라 투자는 달러-원 스왑 과정에서의 디스카운트를 감안하면 기대수익률이 3%대 중반에 불과해 투자매력이 크지 않다고 지적하며 최근 상황에 맞는 투자 대상으로, 전략에 따라 8~10% 수준의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는 선진국 사모부채펀드(Private Debt Fund)를 꼽았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많은 투자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리랑 본드
김 부문장은 아리랑본드 등 해외기업의 국내 채권발행을 활성화하는 것에 대해 국내에 투자할만한 회사채가 많지 않은 보험사 입장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은 사모 형식으로 구조화 아리랑본드를 발행한 바 있다.
다만 걸림돌이라면 해외기업 입장에서는 국내에서 원화로 조달한 다음 스왑시장을 통해 달러로 환산하면 금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라 실제로 원화로 조달할 동기가 있을지 의문이지만 “발행사의 필요에 따라 국내에서 채권을 발행한다면 투자를 검토할 수 있는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DB금융투자의 문홍철 연구원은 국내에서 채권 발행을 시도하는 해외기업들이 있다며 적격투자자제도(QIB)제도를 잘 활용해 규제상의 어려움만 어느 정도 줄여준다면 국내에서 발행할 해외 기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김 부문장은 현재 보험사들이 규제환경 변화에 따라 자산 듀레이션을 늘리기 위해 금리상승시 발생할 수 있는 평가손을 감수하고라도 “장기채 편입을 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금융 당국이 관련 부분에 대한 규제를 개선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해당 사안에 대해 올해 안으로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또 달러조달 여건이 한국보다 더욱 불리한 대만 보험사들의 해외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더 큰 상황을 언급하며 그는 국내에서도 제도적인 지원이 있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석중 자산운용부문장은 굿모닝신한증권(현재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피닉스자산운용 대표이사,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대표 등을 거쳐 올해부터 32조원 넘는 운용자산을 운용하는 손보업체 현대해상에서 자산운용을 담당하고 있다.
최환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