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미 연준이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하고 점진적 긴축이라는 기존 정책 경로를 변경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미 증시는 헬스케어와 소비업종의 일부 기업 실적 부진 등이 겹치며 하락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재차 3%를 향해 소폭 올랐고, 달러는 FOMC 결과 발표후 잠시 밀렸다가 반등해 연고점을 경신했다.
최근 영국을 비롯한 유럽 경제 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유로존 1분기 GDP 성장률이 전기비 0.4%로 2016년 3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통화 부양책을 거둬들이려 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고민이 커지는 부분이다. 바이트만 독일 중앙은행 총재는 통화정책 정상화 시작을 늦출 필요가 없다며, 첫 금리 인상 시점을 내년 중반으로 바라보는 시장의 기대가 “완전히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4% 가량 하락, 3거래일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오늘은 호주 무역수지, 유로존 물가 및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경제전망치가 발표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오늘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FOMC 예상보다 덜 매파적…달러 연고점 경신
미 연준이 예상대로 금리를 1.5%~1.75% 수준에 동결했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에 근접하고 있음을 시인하면서도 기존의 점진적 긴축 경로에서 벗어날 의도는 시사하지 않았다. 연준은 정책 성명서에서 “12개월 기준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 FOMC의 대칭적 2% 목표에 다가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제 상황이 연방기금금리의 점진적 추가 인상을 필요로 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 1분기 지표는 부진했지만 기업 투자가 활발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FOMC 회의 이후 연준의장의 기자회견은 없었다. 연방기금 선물가격에 반영된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95% 부근에 머물렀다.
“대칭적(symmetric)” 물가 목표를 언급함으로써 어느 정도의 목표 상회를 수용할 의향이 있다는 메시지에 FOMC 결과가 예상보다 덜 매파적으로 해석되면서 달러는 잠시 반락한뒤 연고점을 경신했다. 미국채는 단기물 금리가 밀리며 커브 스티프닝을 확대했다. 미 재무부는 2분기에 장기물 발행을 730억달러로 확대하고 올해 2개월물을 도입하는 내용의 차환 계획을 밝혔다.
BOK 금통위원 교체…다음 금리 인상 시기는?
은행연합회가 12일 임기가 만료되는 함준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의 후임으로 임지원 JP모간 서울지점 수석본부장을 추천했다. 임지원 수석본부장은 지난달 한국은행의 금리결정 리뷰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이 오는 7월 정책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임지원에 대해 “중도 정도라고 본다. 아예 매파라고 하기는 어렵고, 적어도 비둘기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주열 총재가 깜짝 연임되면서 조기 금리인상이 예상되었으나, 4월 금통위에서 시그널이라 할 수 있는 소수의견이 나오지 않자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인상 시점을 하반기로 수정하기도 했다.
어제 한은이 공개한 4월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인플레이션 갭이 마이너스인 상태에서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이 높지 않아 당분간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일부 금통위원은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 방향으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지난해 11월에 기준금리 인상에 이은 완화 정도의 추가조정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물가상승률이 중기 목표수준에서 안정화되는 시점도 내년 중으로 지연될 것으로 내다본 금통위원도 있었다.
미-중 무역분쟁 담판…여전히 힘겨루기
오늘 베이징에서 무역 분쟁 해결 실마리를 찾기 위한 미-중간 담판이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중국의 한 고위 정부 관료는 중국이 미국의 “협박”에 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중국의 제조업 발전 전략인 ‘중국 제조 2025’를 포기한다거나 대미 무역흑자를 1000억 달러 축소하라는 미국 측의 협상 전제 조건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은 이미 타결 기대를 낮추며, 협상이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이끄는 협상단이 예정보다 일찍 귀국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여전히 양 경제대국간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어 협상 결과에 따라 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
이란 핵협정 데드라인 임박…사우디 아시아 수출가 2014년래 최고
미국의 이란 핵협정 재협상 시한이 12일로 다가오면서 중동 리스크 우려에 국제유가가 출렁이고 있다. 이란은 협상 결렬에 대비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미국이 이란 제재 유예를 연장하지 않을 것이란 가능성이 이미 50% 이상 유가에 반영되어 있지만, 미국이 실제로 제재조치의 재개를 결정할 경우 올해 브렌트유 전망을 평균 75달러로 4달러 가량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WTI 기준 국제유가는 장중 1% 넘게 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벤치마크 원유의 아시아 수출 가격을 2014년 8월래 최고 수준에 책정했다.
한편, IHS Markit에 따르면 40개국 이상의 PMI 제조업지수는 3월 53.3으로 6개월래 최저수준에서 4월 53.5로 반등했다. 생산과 신규주문 지수 역시 상승했으나, 수출 증가는 둔화되었다.
트럼프, 소환?…폼페이오, 北 관련 ‘나쁜 딜은 선택지 아니다’
뮬러 특별검사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인터뷰를 거부할 경우소환장 발부를 고려할 수 있음을 트럼프측 변호인단에 분명히 밝혔다고 2명의 현직 미 관료들이 전했다. 한편 트럼프 변호인단에 최근 합류한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트럼프측 변호사들이 여전히 뮬러 특검의 인터뷰에 응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뮬러가 공정하고 제한적 범위에서 심문하겠다는 보장을 원한다고 전했다.
한편, 폼페이오 신임 미 국무장관은 한반도 역사를 바꿀 “전례없는 기회”가 찾아왔다며, 과거 행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취임 연설에서 강조했다. 또, 북한과의 “나쁜 합의는 선택지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