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초 기술주와 산업주에 밀렸던 미국 증시는 전일 애플의 랠리에 힘입어 S&P500과 나스닥 지수가 반등했다. 아이폰 수요 부진 우려에 시달렸던 애플은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 실적에 더해 10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매입을 발표했다. 달러 지수는 1주래 최대폭 올랐으며, 미국채 금리도 전구간에 걸쳐 상승했다. 파운드는 정치 불안과 경제지표 악화에 1% 넘게 내려 5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어제 근로자의 날로 하루 쉬고 돌아온 한국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한국시간 내일 새벽에 나올 FOMC 결과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4월 CPI는 전년동월대비 1.6% 상승해 예상치 1.5%를 상회했다. 오늘 중국 차이신 PMI 제조업 지수, 한국은행 4월 금통위 의사록 등이 발표된다. 다음은 주요 이슈들이다.
FOMC 동결 거의 기정사실…물가 승리 선언은 아직
미국 3월 개인소비는 전월비 0.4% 증가해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PCE 디플레이터는 전년비 2% 올랐으며, PCE 근원 물가는 1.9% 상승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감세와 고용시장 개선에 2분기 소비가 더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4월 ISM 제조업지수는 시장 예상치와 전기치보다 낮은 57.3으로 나왔지만,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경기 냉각 가능성에 초조해할 필요가 없다며, 작년 1월 이래 55선을 계속 상회해온 사실에 주목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번 주 정책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연준목표인 2%에 도달한다 해도 정책 위원들이 아직 “승리를 선언”하진 않을 것이라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글로벌 경제 리서치 헤드 Ethan Harris는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6월 금리인상이 거의 확실하며, 이번 긴축 주기의 종착 금리가 예상보다 높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수출 감소…달러-원 ‘평화 배당금’ 수혜는?
한국 4월 수출은 3.3% 증가를 예상했던 시장의 기대를 깨고 전년동월대비 1.5% 감소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4월 수출이 워낙 급증했던 탓에 올해 수출 증가율이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하며, 선박을 제외한 4월 수출액은 10.4%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장소 및 시간을 조만간 발표하겠다며, 판문점이나 싱가포르를 포함한 제 3국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일본을 방문해 한중일 및 한일 정상회의를 갖고 한반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트럼프가 지난 2월 주한미군 철수 방안을 고려했다가 내부 논의 끝에 철회했다는 보도에 이어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 역시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해, 비핵화 논의가 진전될 경우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본격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하준우 대구은행 FX 트레이더는 남북정상회담이 외국인의 한국 주식, 채권, 외환 등에 대한 시각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그 자체는 원화에 호재라고 진단했다.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연쇄적으로 예정된 한·미, 북·미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뉴스가 나올 가능성이 있어, 달러-원 환율이 계단식 하락을 반복하며 2분기 1040원대에 진입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 국채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에 1080원을 상회했던 달러-원 환율은 4월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되돌린 상태다. 한편, 5년물 한국 CDS 프리미엄(뉴욕 CMA 집계기준)은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마감하고 1.1bp 가량 올랐다.
미국채 발행 홍수에도 ‘수요 문제 없다’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1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국채 발행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수요에 대해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매우 거대하고 견고한 시장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이다. 공급이 많지만 시장이 쉽게 이를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급 균형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여전히 미국채를 원하는 투자자가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2분기 미국채 순발행은 7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미 재무부는 예상했다.
미국채 금리 상승과 불가피한 공급 물량 확대에 투자자들이 미국채 시장을 떠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좀더 긴 호흡으로 보면 해외 중앙은행이나 뮤추얼펀드 등 큰 손들은 2009년 지난 경기침체 이후 모두 미국채 보유를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철강 관세 불확실성 연장…중국 무역분쟁 타결 기대말라
트럼프 미 대통령은 EU와 멕시코, 캐나다 등에 대한 철강 및 알루미늄 고율의 수입관세 면제 조치를 6월 1일로 연장하고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경우 면제를 확정 받았지만, 한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의 대미 수출을 2015년~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로 제한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시장의 불활실성을 연장할 뿐”이라며 완전한 영구 면제를 요청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계속 유예조치가 연장되진 않을 것이며, EU와 “매우 생산적 논의를 하고 있다.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고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이번 주 중국을 방문해 양국간 무역 이슈를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로스 상무장관은 협상 타결을 너무 기대하지 말라며, 목요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협상이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예정보다 일찍 미국 협상단이 귀국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중국의 시스템이 매우 다르며 미국에겐 맞지 않는다면서, 양국이 오랜 기간에 걸쳐 서로를 다루는 방식을 배울 수 있고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NAFTA 딜을 수주내 마무리짓고 싶다고도 밝혔다.
RBA 또 동결…인상은 내년에나
호주중앙은행(RBA)은 어제 기준금리를 사상최저 수준인 1.5%에 동결했다. 고용 호조세가 한풀 꺾인 영향에 RBA는 인플레이션 강화 신호를 좀더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로우 RBA 총재는 호주 경제 성장률이 올해와 내년 평균 3%를 약간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다음 금리 방향은 인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트레이더들은 연내 긴축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고 내년이 더욱 현실가능하다는 반응이다. 모간스탠리는 임금 상승이 RBA의 긴축 시동에 필수적이라며, 내년 후반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년 5월 2일)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P82OCN6TTDSA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