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꼭 알아야 할 5가지: 대공황래 최악출발

(블룸버그) — 기대와 긴장 속에 시작한 2분기는 미 증시에서 대공황래 최악의 출발을 보였다. 간밤 기술주가 재차 크게 하락하자 안전자산 수요가 강해지며 미국채와 금 가격은 상승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2.71% 대까지 내려가 2월 초 이래 저점을 경신했다.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관세 전쟁이 이번주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엔화에 이어 원화와 위안화 환율도 주요 지지선이 무너지며 환율전쟁의 서막이 열릴지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조만간 미 환율보고서 공개를 앞두고 한국 외환당국이 적극적 개입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일각에선 달러-원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4월 12일 금리결정 회의를 앞둔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졌다.
호주중앙은행(RBA)은 오늘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1.5%에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RBA가 글로벌 통화정책 긴축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견해가 확산되며 호주달러는 지난 주 연저점을 경신했다. 호주달러에 대한 RBA의 판단과 전망이 주목된다. 한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 예상치(1.4%)를 하회한 전년동월대비 1.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오늘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S&P500, 대공황래 최악의 4월 출발…200-DMA 약 2년래 첫 하회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아마존 때리기’를 멈추지 않고 중국의 보복관세가 시장을 뒤흔들면서 기술주가 낙폭을 확대해 미국 증시가 2분기를 급락세로 시작했다. S&P 500 지수는 2.2% 하락 마감하며 1929년 대공황 이후 4월 첫거래일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2016년 6월 이후 처음으로 200일 이평선을 하회했다. 1월 고점에서 10% 넘게 후퇴했다. VIX 지수는 장중 29% 가까이 급등했다.
기술주에 매물이 집중되면서 나스닥 100 지수는 2.9% 하락했다. 1년간 주가가 50% 올랐던 아마존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 재개에 장중 6% 넘게 급락했고, 넷플릭스 주가는 5% 내렸다. 인텔이 애플의 자체 칩 개발 소식으로 2년래 최악의 충격을 받은 여파에 S&P 500 지수의 반도체업종은 4% 이상 하락했다.
Oakbrook Investments의 공동최고투자책임자 Peter Jankovskis는 “이는 분명 안전으로 도피하는 종류의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이 그동안 성적이 좋았던 주식에서 빠져나오고 있어,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자산 골드로 갈아타기…유가 하락, NAFTA

미 증시 혼란에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금값이 1% 넘게 올랐다. RBC Wealth Management의 George Gero는 투자자들이 리스크 헤지를 위해 금을 사고 있다며, 금값이 연말 온스당 14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값은 이미 올 1분기에 3분기 연속 올라 2011년래 최장 상승세를 기록했다.
한편, 국제유가(WTI 기준)는 장중 3.3%까지 급락해 2월초 이래 가장 큰 폭의 조정을 보였다. 글로벌 무역전쟁 가능성에 공급 우려까지 더해진 영향이다. 쿠웨이트의 한 관료는 유가가 배럴당 55달러 아래로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WTI는 더블탑(double top)을 형성하고 있어, 꼭지를 2번 정도 찍고 60달러대 초반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4월 13일 시작되는 미대륙 정상회의에서 잠정적 NAFTA 협상 타결 발표를 추진 중이라고 3명의 소식통이 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달러-멕시코페소 환율이 18.355페소에서18.20페소까지 수직낙하했다.
미 3월 ISM 제조업지수는 59.3으로 전기치와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여전히 경기확장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ISM 구매물가지수는 78.1로 2011년 4월래 최고치를 경신하며, 미 행정부의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관세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났다.

골드만삭스 ‘헤지가 필요한 때’

주식 변동성이 급등했지만 옵션거래는 투자자들의 헤지 수요가 증가하지 않은 것을 보여줘 헤지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골드만삭스가 지적했다. 골드만삭스 스트래티지스트 John Marshall 등은 지난 3주간 S&P 500 지수에서 대규모 헤지 포지션의 만기가 도래해 일반 투자자들이 주가 변동에 더욱 노출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전세계 무역 긴장에 대한 우려와 미 연준의 통화 정책이 시장 혼란을 부추기면서 Cboe 변동성(VIX) 지수는 1분기에 거의 2배가 됐다. 증시 변동성 확대는 향후 몇 달간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압박해 보다 광범위한 시장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경고했다. “리스크 축소로의 전환과 변동성 상승 기대가 올해 트레이딩 다이내믹스를 바꿀 수 있으며, 헤지의 시간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평화의 봄’에 달러-원 1050원대 진입…당국 스무딩 나설까?

남북간 문화·체육 교류가 본격적으로 물꼬를 틀며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평화의 봄’이 시작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달러-원 환율은 2014년 10월래 처음으로 1060원대를 하향 돌파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 해소에 따른 경기 및 증시 수혜 기대감 역시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제 기술적으로 2014년 10월 29일 저점인 1045.60원 지지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간밤 역외 달러-원 1개월물 환율은 소폭 오르는데 그쳐 1060원을 밑돌았다.
4월 중순 공개될 미 재무부 환율 보고서를 앞두고 한국 외환 당국의 개입이 약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되며 수년간 지켜온 주요 지지선이 흔들리고 있다. 환율 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당국은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시차를 두고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우리가 환율을 타겟팅 하는 것은 아니며, 기본적으로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돼야 한다”며 “그런 원칙을 지켜왔다”고 어제 말했다.
미즈호은행의 EM 통화 트레이더 Masakatsu Fukaya는 미국이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을 ‘이슈’라고 언급하면서 통화당국의 환시 개입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한국 외환당국이 1050원 영역에서 ‘스무딩’ 에 나설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이번주 달러-원 환율이 1050원 하회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DBS는 중국과 한국이 자국 통화 강세에 불만 가질 수도 있다며, 미국이 어느 특정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명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위안화(CNY)는 작년 6.7% 강세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3.7% 강세를 보였다.

애플 자체 칩 개발 나서…인텔에 직격탄

애플이 모든 애플기기에 자체 제작 칩을 탑재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고, 이르면 2020년부터 인텔을 대체할 것이라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암호명 칼라마타로 명명된 이 칩은 초기 개발단계에 있지만, 맥이나 아이폰, 아이패드를 포함한 모든 애플 기기를 더욱 비슷하고 일체감 있게 작동하도록 만들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전해졌다. 해당 프로젝트는 경영진의 승인을 받았으며, 몇 단계에 걸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변화는 인텔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블룸버그 공급망 분석에 따르면 애플은 인텔 연간 매출의 약 5%를 차지한다. 이 소식에 인텔 주가는 한 때 9.2% 하락해 2년여만에 일중 최대폭 하락했다.
애플이 계획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것은 이론상 여전히 가능하다. 애플은 공식 언급을 피했고 인텔은 “추측에 관해 고객들에게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