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달러 자산에 투자하려는 고객들의 관심이 많다.”
한국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총책임자 브렌단 카니 수석 부행장이 한국내 고액자산가 고객들의 해외투자 및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대한 수요 늘고 있다고 이번주 인터뷰에서 말했다.
2015년 한국 씨티은행에 부임해 영업점 통폐합 등 한국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전반에 대한 과감한 전략변화를 이끌었던 카니 부행장은 웰스매니지먼트(WM)를 비롯한 소비자금융 부문이 수년간의 고전 끝에 작년에 성장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금융위기 이후 다시 찾은 골디락스, WM 업황도 밝아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작년 WM 부분의 수익은 25% 가량 증가했다. 카니 부행장은 한국내 WM 부문이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금융자산 2억 원 이상을 보유한 고액자산가 고객층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을 위해 “WM 사업규모를 현수준보다 두 배 이상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고액자산가를 담당하는 프리이빗 뱅커 규모도 올해 2월 기준 137명에서 향후 2020년까지는 두배로 늘린다는 목표아래 올해에만 50~60명을 더 충원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복잡한 투자 결정을 내려야하는 더욱 복잡한 금융 니즈를 가진 고액자산군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올해 3분기 중에는 국내 7번째 WM센터인 분당센터가 오픈 예정으로 이미 물리적·기술적으로 필요한 인프라는 모두 구축됐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이후 침체되는 듯 했던 WM 업계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골디락스 분위기 속 다시 호황을 맞고 있음은 씨티 뿐 아니라 경쟁사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최근 모간스탠리는 V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전담 팀 구성 계획을 밝혔고, 크레딧스위스는 WM 부문 직원 보너스풀을 작년대비 7% 늘릴 계획으로 다른 사업부문 증가율보다 2배 넘게 큰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VVIP들의 관심과 우려…달러자산, 쌀 때 사두자
카니 부행장은 “미국 등 해외로 자녀들을 유학보내려는 고객들이 달러가 쌀 때 달러자산에 투자하려 한다”고 전했다. 씨티은행은 고객들의 위험성향에 따라 포트폴리오 기반으로 자산을 다각화하는데 이중에서도 역외 펀드 및 해외 채권에 대한 관심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는 작년보다 변동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는 고객들의 자산을 더욱 다각화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금리 인상 속도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전개 등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고객들의 관심과 우려가 높다고도 전했다.
디지털 강국 한국의 씨티은행, 씨티그룹 전체의 ‘모델’
그는 고객과의 접근성 측면에서 인터넷 기반도 이제는 구시대적 모델이라며 WM을 비롯한 소비자금융에서 눈에 띄는 핵심 추세는 “디지털, 즉 모바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러한 디지털 활용 측면에서 “한국 씨티은행은 씨티그룹 전체의 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디지털 뱅킹이 매우 발달해 있으며, 미국 등 선진국 및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데이터의 이용이 빠르고 저렴하다는 설명이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한국 경제, WM 수요, 빠른 디지털 금융 발전 상황 등을 감안할 때 한국은 모델 국가”로서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은 전세계 씨티은행 중 ‘완전 비대면’으로 거래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도 밝혔다.
소비자금융 전략변화는 여전히 진행 중
한국씨티은행은 작년 한해 134개의 지점을 44개로 축소했다. 금감원 집계 기준 국내 6개의 주요 시중은행들이 작년 9월까지 2년간 약 10% 가량 지점을 줄인 것을 감안한다면, 씨티의 지점 축소는 상대적으로 급격한 변화다. 다만, 씨티는 이같은 변화 속에 감원의 칼바람은 없었다며 이러한 과정이 보통의 구조조정이 아닌 사업상의 ‘전략변화(transformation)’라고 설명했다.
카니 부행장은 전략변화가 모두 완료되었냐는 질문에 대해 “변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은행이 그동안 지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이번 구조조정은 고객 중심 서비스로 변화하기 위한 과정이며, 작년까지가 변화의 제1국면이 완료된 것이라고 한다면 올해는 변화의 제2국면이 시작되는 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의 지점을 찾아가는 것과 주머니 속의 휴대폰 뱅킹을 활용하는 것 중에 어느 쪽이 접근성이 좋은가?”라고 반문하며 빠른 디지털화에 맞추어 내부 프로세스 및 고객프로세스 등을 간소화하고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계속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김경진、조경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