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S&P500지수가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무역전쟁 및 미 정치불안 우려에 미국 소매판매 부진 확인 등 투심을 위축시키는 재료들이 이어진 여파다. 독일과 영국, 미국 채권시장은 완연한 `불 플래트닝’ 장세를 나타냈다. 한편 위안화는 중국 광공업 지표 호조 확인 여파 속 강세를 이어가 간밤 달러-역외위안 환율이 6.30위안 지지를 시도했으며, 이 여파에 달러-원 환율도 역외거래에서 1개월 선물환율이 1061원대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트럼프는 보수 성향의 CNBC 경제해설가 쿠드로를 경제자문으로 지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메이 영국 총리는 독극물 테러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 소매판매, 3개월 연속 부진의 시사점
미국 2월 소매판매가 전월비 0.3% 증가했을 것이라는 시장 예상을 뒤집고, 3개월 연속 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실망스러운 2월 소매판매 결과가 1월 수치의 상향 조정에 약간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3개월 연속 감소는 고집스러울 정도로 부진한 소비를 재확인 시켜주었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꾸준히 가속화될 여지는 제한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확실히 지난 몇달간 지표를 보면 소비 심리는 주기상 고점 수준이지만 지출은 지지부진해 차별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감세 기대감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도록 하기 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월 소매판매는 감세 효과와 고용 개선에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크게 좋아지지 않는 한 1분기 소비지출은 기껏해야 제자리 걸음일 가능성이 높다”며, 경제 전망가들과 통화 정책가들은 미국 경제가 가파른 통화정책 정상화를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애틀랜타 연은의 GDP 전망모델인 ‘GDPNow’ 모델에 따르면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48%에서 1.85%로 하락했다.
주식 팔고, 현금 비축할 때
베테랑 투자자인 데니스 가트먼은 주식시장이 최근 변동성 이후 “주요한 수년래 고점 수준”에 와 있다며 “이제 현금을 보유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랠리에서 매도해야 하며, 약세시 매수에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전날 더블라인 캐피털의 제프리 군드라흐 최고투자책임자도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3%를 돌파한다면 미국 증시가 올해 약세로 마감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 바 있다.
간밤 뉴욕증시는 틸러슨 미 국무장관 경질에 따른 불안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 소매판매 지표 부진 여파까지 더해져 약세로 마감했으며, 미국채 시장의 ‘불 플래트닝’은 심화됐다.
한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화화폐 전문 헤지펀드의 디지털 투자 가치 산정 방식을 조사하고 컴플라이언스 절차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올해 6월부터 세계 최대 포털인 구글은 온라인 광고에서 가상화폐와 신규코인공개(ICO)를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바클레이즈에 계좌를 개설했다며, 대형 영국 은행으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강달러를 원한다? 차기 경제자문에 쿠드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신의 철강·알루미늄 수입관세 추진에 크게 반발하며 사임한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후임으로 보수 성향의 CNBC 경제해설가 래리 쿠드로를 선택했다. 쿠드로는 제의 수락 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달러 가치의 하락을 원치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위대한 나라는 강한 통화가 필요하고, 그는 이를 알고 있다”며, “달러가 30% 올라야 한다고 말하는게 아니다. 단지 우리가 글로벌 기축 통화인 달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을 뿐이다”고 밝혔다.
메르켈부터 드라기까지…유로화 약세·독일국채 강세
메르켈 독일 총리가 미국의 수입관세 조치로부터 유럽이 면제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ARD 인터뷰에서 밝혔다. 통상마찰 문제 해결을 위해 협상이 우선돼야 하지만, 만약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유럽은 행동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세계는 “다자주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우리는 항상 공정한 무역을 원한다고 얘기해 왔다”고 주장하면서, 독일은 중국과 한국 등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과 논의할 예정이며, 보호 무역주의는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작년 초부터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강세는 경제 확장 보다는 외생변수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 발언에 유로화 매도가 몰리면서 유로-달러 환율이 간밤 0.2% 가량 내려 3거래일만에 하락한 반면, 달러인덱스는 0.1% 가량 올라 4거래일만에 반등했다. 독일 국채 금리 전반이 장기물 중심으로 낙폭을 키워 ‘불 플래트닝’ 흐름을 나타냈다.
한편 영국에서는 메이 총리가 전 러시아 이중첩자 암살 시도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며, 보복 조치로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했다. 또, 일부 러시아 자산을 동결하고 러시아가 주최하는 월드컵 게임에 각료나 왕실 인사가 참석하지 못하도록 지시했다.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러시아 증시는 하락하고 루블화는 약세를 보였다.
유가, 결국 셰일 붐에 추가 상승은 불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셰일 에너지 호황으로 인해 올해 비OPEC 회원국의 신규 원유 공급이 글로벌 수요 증가를 능가할 가능성을 처음 인정했다. OPEC은 비OPEC 산유량 증가 규모 예상치를 4개월 연속 높이며, 하루 166만 배럴로 전망했다. 글로벌 수요는 올해 하루당 16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간밤 WTI 최근월물 가격은 일중고점을 3거래일 연속 낮추며 무거운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와 생산이 증가했다는 미 에너지정보청의 자료가 발표된 후 매도세가 몰려 하락반전하기도 했지만 배럴당 60달러 수준에서는 저점 매수가 유입되며 지지력을 확인했다.
김경진, 서은경 기자 (송고: 2018년 3월 15일)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P5LSZK6JIJUO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