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리그테이블 기준 올해 한국 관련 M&A 시장 규모는 약 920억 달러 수준으로 전년대비 60% 가량 증가했다. 대북위험 수위가 전례가 없는 수준으로 고조된 상황에서도 이 같은 시장 전반의 성장이 나타난 것은 고무적이다.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의 정형진 투자은행부문 대표는 이달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지리적 긴장감에도 불구하고 시장 지표들은 꾸준하게 유지되어 왔다며 여러 여건을 감안할때 “한국 관련 M&A 시장은 긍정적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딜에서 韓 기업 매수자로서 관심 주목, 왜?
정 대표는 “IT 업계만 보더라고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제조 및 공급체인에서 필수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보니, 전 세계적으로 자산 매각이 진행될 때 한국 매수자들의 의향에 대한 문의를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한국 골리앗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확장하고 있는데다 실적호조와 넉넉한 현금 흐름까지 더해져 글로벌 M&A 시장에서 큰 손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도시바 공동 인수에 성공한 SK하이닉스도 올 3분기에 전년동기대비 4배를 넘는 3.7조 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에만 14.5조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요약 재무상태표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만 71조 원 가량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저금리 및 풍부한 유동성 환경, 대내적으로는 새정부 정책발 기업들의 비핵심자산 매각, 기업 오너들의 세대교체 본격화 등도 M&A 시장을 뒷받침하는 재료로 주목하고 있다.
한국 M&A 시장, 긍정적으로 봐야하는 이유
올해 한국은 정치적으로나 지정학적으로나 불확실성이 높았다. 연초에는 탄핵정국, 새정부 들어서는 대북위험이 더욱 고조됐다. 그만큼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고민도 깊었다. 한국물 1년 CDS 프리미엄은 2012년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 아직도 내려올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 대표는 “지리적 긴장감에도 불구하고 시장 지표는 꾸준히 유지돼왔다”고 평가하며, 한국 관련 M&A 시장의 긍정적 모멤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 등 대내외적 불안 요인들의 영향이 아직까지는 M&A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모습이이라고 덧붙였다.
정대표는 긍정적 전망의 이유로 “한국 기업의 세계화, 글로벌 및 국내 사모펀드, 그리고 국내외 국부펀드의 끊임없는 관심” 등을 꼽았다.
뿐만 아니라 한국 자본시장이 더욱 성숙하고 있다고도 진단했다. “지난 몇 년간 한국 자본시장이 더욱 깊어진 것을 볼 수가 있는데, 늘어나고 있는 세컨더리 바이아웃과 자산 유동화의 증가 등이 시장이 성숙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골드만의 집중 전략
골드만삭스는 올해 한국 관련 M&A 시장에서 28%의 점유율로 현재까지 블룸버그 리그테이블 기준 재무자문 부문 1위를 기록 중이다. 골드만 삭스는 올해 SK하이닉스-도시바, 카버코리아 등 총 6건의 거래를 주관했다. 1위 비결을 묻는 질문에 정대표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 고객들의 상황, 집중하고자 하는 목적을 정확히 이해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답했다. “이를 위해 필수적인 것은 글로벌, 지역 그리고 국내 업계의 매크로 트렌드를 파악해 고객의 자산 밸류와 전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구조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진, 조경지 기자 (송고: 2017년 10월 31일)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OYNMKE6JIJ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