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뉴욕증시 장초부터 트럼프 미 대통령이 캐나다와의 무역전쟁을 고조시키자 S&P 500 지수가 한때 1.5% 급락해 3주에 걸쳐 10% 조정에 진입했지만, 오후 들어 타협 가능성을 시사하고 우크라이나가 30일간 휴전안을 수용하면서 낙폭을 상당히 만회했다. 트럼프는 경기침체는 없다며 월가의 우려를 일축했다. 백악관은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가 예외나 면제 없이 자정에, 3월 12일에 캐나다와 다른 모든 교역국을 대상으로 발효된다”고 밝혔다.

보복과 타협 오가는 트럼프와 캐나다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미국에 판매하는 전력 요금을 25% 올리기로 하자 이에 발끈한 트럼프는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당장 3월 12일부터 50%로 두 배 올리겠다고 경고했다. 또한 캐나다가 유제품 등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지 않을 경우 4월 2일에 캐나다산 자동차 부품 관세를 “상당히 인상”할 방침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결국 캐나다 자동차 제조업이 영구 폐쇄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지사는 최악의 경우 미국으로의 전력 송출마저 차단하겠다며 강대강으로 맞섰고, 마크 카니 캐나다 차기 총리도 미국이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약속할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다고 버텼다. 그러나 몇시간 후 루트닉 미 상무장관과의 공동 발표에서 포드는 25% 전력 수출세를 일시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역시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인상 결정을 철회할 수도 있다며 타협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미국이 제안한 30일 휴전안 수용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을 30일간 휴전하는 내용의 미국측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대신 미국은 군사 원조와 정보 공유를 재개하기로 했다. 현지시간 화요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8시간에 걸쳐 진행된 회담에서 양측은 이같은 내용에 합의한 뒤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마이크 월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제 해당 합의사항을 러시아측에 전달해 푸틴의 동의를 구할 생각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월츠는 우크라이나가 “완전한 휴전을 위한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였을 뿐만 아니라 구체적 조치와 제안도 내놓았다”며, 양측이 전쟁 종식과 우크라이나의 장기적 안보 및 번영을 위한 보장 등에 대해 상세히 논의했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휴전 기간 동안 러시아와 전쟁포로 교환을 실시할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으며, 양국간 광물협정을 “가능한 한 빨리”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독일 녹색당, 국방·인프라 지출 합의 시사
독일의 녹색당이 협상 의향을 시사하면서 수 천억 유로 규모의 국방 및 인프라 지출 패키지의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 녹색당의 공동 대표 Franziska Brantner는 “물론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우크라이나 상황이 매우 심각해 유럽은 국방 지출을 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은 지난주 국방비 증대 및 5000억 유로 규모의 인프라 자금 조성에 초점을 맞춘 포괄적인 패키지를 발표했다.
월요일 녹색당은 “선거 선물”이라며 이를 거부했지만, Brantner가 열린 자세를 취하면서 재정지출 증가가 유럽의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켰고,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1% 넘게 점프해 10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6bp 오른 2.89%를 나타냈다. 녹색당은 연정에 참여하진 않겠지만, 독일 헌법의 개정이 필요한 이번 재정 패키지가 통과되려면 이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서머스 ‘불확실성 심각…올해 경기 침체 가능성 50%’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트럼프 정책들로 인해 미국 경제가 올해 침체에 빠질 확률이 거의 50%라고 주장했다. 그는 불확실성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대규모 이민 제한과 연방 정부의 해고, 관세로 인한 미국 경쟁력 훼손이 미국 경제 전망에 지각변동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트럼프 관세는 미국 공장들의 생산 비용을 높이기 때문에 잘못된 보호주의라고 비난했다.
따라서 연준 위원들이 다음 주 FOMC 회의에서 “불확실성이 경제에 미치는 매우 큰 타격을 강조해야 한다”며, “이같은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연준의 능력이 매우 제한적임을 주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책에 대한 기업들의 불확실성과 사회 보장 혜택이나 신약 개발 등에 대한 가계의 두려움으로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경우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별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미-중간 대화가 무역 등 주요 이슈를 둘러싸고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한채 교착상태에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JP모간자산운용, 美침체 위험에도 증시 저점 매수 권고
JP모간자산운용의 David Lebovitz는 자신의 팀이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을 15%에서 20%로 상향 조정했으나, 증시 하락시 매수할 준비를 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멀티 애셋 솔루션 전략을 담당하는 Lebovitz는 위험 프리미엄이 급등했지만, 크레딧은 아직 균열이 생기지 않았고 적어도 지금은 경제 지표가 지속적인 확장을 가리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 하락은 주로 밸류에이션이 높고 투기적인 자산에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Lebovitz는 미 경제가 그럭저럭 견뎌 나갈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S&P 500 지수가 5500선 아래로 떨어지면 미국 기술주와 금융주를 매수하라고 권고했다. 그는 “이 매도세가 좀 더 이어지겠지만, 우리는 결코 도망치지 않을 것이다”며 “크레딧 시장의 메시지는 경제가 계속해서 굴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금리 변동이나 주식 움직임만 보고 추측할 수 있는 것과 대조된다”고 말했다.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