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침체공포, 연준 5월 인하?

(블룸버그) — 미국 경제가 “과도기”에 직면해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침체 공포를 자극해 뉴욕증시가 요동쳤다. 나스닥 100 지수는 3.8% 급락해 2022년래 최악의 하루를 보냈고, S&P 500은 2월 중순 사상최고치 대비 8% 넘게 빠졌다. 판매 부진 우려로 테슬라 주가는 15% 폭락했고,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한때 12bp 하락했다. 연준 정책 경로에 대해 스왑시장은 연말까지 75bp 이상의 인하폭을 프라이싱하고 5월 인하 확률을 약 50%로 높였다. 국제유가(WTI)는 6개월래 저점으로 후퇴했다.

간밤 달러-원 환율(BGN)은 전일비 약 6원 오른 1455원 부근에서 마감했다. 정치적 혼란 속에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며 파운드-원 환율은 2015년 이후, 유로-원은 2011년 이래 고점을 경신하는 추세다. 핵심 교역상대국 통화 대비 원화 가치를 지수화한 협의의 실효환율을 보면 원화 약세는 더욱 분명해진다. 씨티그룹의 명목(NEER) 및 실질실효환율(REER)은 모두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 ‘과도기’ 발언에 경기침체 우려…비관적 소비자

트럼프는 올해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지 묻는 질문에 “우리는 매우 큰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과도기가 있을 것”이라며 성장 둔화를 감수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페퍼스톤은 “소위 ‘트럼프 풋’ 기대는 완전 빗나갔으며, 미 정부는 ‘단기 고통·장기 이익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연은 소비자 설문에 따르면 1년 뒤 가계의 재정 상황이 다소 또는 훨씬 나빠질 전망이라고 답한 비율이 27.4%로 15개월래 최고치를 보였다.

T. Rowe Price는 4월에 나올 다음 고용지표에 압박이 가해지면서 5월 연준 인하 베팅이 강해질 수 있다며 10년물 금리가 4%에 근접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바클레이즈는 미국 경제가 “추세적인 잠재 성장률을 크게 하회함에 따라 다소 늦더라도 연준의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는 위험을 시장이 여전히 과소평가하고 있다”면서, 2년물에 대한 기존 롱 포지션을 5년물로 옮길 것을 권고했다.

관세 우려로 월가서 美증시 변동성 확대 경고

월가에서 증시 변동성 경고가 늘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S&P 500 지수가 관세와 재정 지출 감소에 따른 기업 실적 우려로 올 상반기에 약 5500까지 하락한 이후 연말이면 6500를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시장이 성장 리스크를 계속 고민하면서 하반기 증시 반등 경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며, 경기 침체시 S&P 500 지수가 20%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간과 RBC 캐피탈 마켓 등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촉발되면서 낙관적 전망에 다소 신중해졌다. 파이퍼 샌들러에 따르면 스트래티지스트들의 컨센서스는 대개 시장 움직임보다 약 60일 정도 뒤처지는 경향이 있다. 노무라는 광범위한 시장 붕괴 가능성은 낮다며, 최근의 움직임이 “적절한 기계적 배분 해제, 레버리지 축소, 리밸런싱 트레이드”의 특징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11월래 최저 수준

비트코인이 뉴욕 현지시간 월요일 장중 한때 6% 넘게 급락하며 7만7000달러대로 밀려 작년 11월 10일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트럼프가 지난주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 등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암호화폐 기대를 띄웠지만 관세 전쟁 긴장 고조와 대규모 정부 감원으로 미국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전반적으로 위험자산이 매도 압력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트럼프가 디지털 자산 비축의 후보로 언급했지만 트럼프 행정 명령에는 언급되지 않은 솔라나, 카르다노, XRP는 더 큰 폭으로 내렸다. 코인베이스 글로벌 주가는 18% 폭락했다. 미국 정부가 형사 또는 민사 소송에서 몰수된 비트코인을 자산 비축으로 활용하고 세금을 동원하진 않겠다고 밝히면서 신규 물량 매입이 없다는 사실에 투자자들이 실망했다. 블록타워 캐피털은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카지노와 같다”고 진단했다.

獨 대규모 국방비 지출 계획 난관

독일 녹색당이 대규모 국방 및 인프라 지출 패키지를 거부하면서, 차기 총리로 유력한 메르츠가 난관에 부딪혔다. 지난달 총선에서 승리한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의 메르츠는 부양책에 필요한 차입 제한을 완화하기 위해 헌법 개정을 개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에 부정적인 극우 독일대안당(AfD)과 좌파당이 개헌 저지선인 재적 3분의 1을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녹색당의 협조는 절실한 상황이다.

트럼프가 미국-유럽의 전통적 동맹 관계를 뒤집으면서 독일의 적극적 국방비 지출은 NATO 국가들에게 유럽 방위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발판으로 여겨지고 있다. CDU 관계자는 녹색당의 완강한 입장에 당황했지만, 여전히 막판 합의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월요일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6bp 내린 2.77%까지 떨어졌다가 낙폭을 대부분 되돌렸고, 유로는 잠시 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전반적으로 큰 영향은 없었다.

中 본토 투자자, 사상 최대 규모 홍콩 주식 매입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월요일 사상 최대 규모로 홍콩 주식을 매수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들은 296억 홍콩달러(38억 미 달러)에 달하는 순매수를 기록해, 증시 연계가 시작된 2016년 말 이래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파장으로 촉발된 중국 기술주 열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대규모 매수세 유입은 홍콩H지수가 지난주 5.9% 상승한 후 월요일 2.1% 후퇴하면서 발생했다.

뱅크오브 이스트아시아의 Jason Chan은 “본토 자금은 홍콩 기술주 대부분이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저가 매수에 적극적이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는 반면 중국 투자자들은 우호적  AI 정책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홍콩H지수는 거의 20% 상승한 반면, 중국 본토 벤치마크인 CSI 300 지수는 0.2% 하락했다.

기사 관련 문의: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