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다음 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심지어 중국에 10% 관세를 추가하겠다고 윽박지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멕시코페소와 캐나다달러, 역외위안화가 급락했고, 투자자들은 기술주와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 탈출에 나섰다. 노무라는 “시장이 관세 리스크에 안일했다”고 진단했다. 엔비디아가 AI 흥분 재점화에 실패하면서 8.5% 급락해 나스닥 100 지수가 한달래 최대폭인 2.8% 추락했다.
간밤 달러-원 환율(BGN)은 전일 대비 약 14원 오른 1447원 부근에서 마감했다. 2주래 고점으로 55일 이평선 부근으로 단숨에 뛰어 올랐다. MSCI 리밸런싱을 앞두고 외국인이 6거래일째 순매도에 나섰고, 리스크에 예민한 원화는 강세 흐름을 빠르게 되돌렸다.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가 급증해 작년말 한국의 순대외금융자산이 1조 달러를 넘어선 점은 원화의 구조적 약세를 뒷받침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 관세 윽박
트럼프는 미국과 국경을 접한 이웃 국가들로부터 약물이 여전히 “매우 높고 용납할 수 없는 수준”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재앙이 미국에 계속 해를 끼치는 것을 허용할 수 없으며, 따라서 그것이 멈추거나 심각하게 제한될 때까지 3월 4일에 발효될 예정인 관세안은 예정대로 실제로 발효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국도 마찬가지로 그 날짜에 10%의 관세가 추가로 부과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별도로 “4월 2일 상호 관세 시행일은 계속해서 완전하게 유효하다”고 경고했다.
앞서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는 2월 3일로 예정되었다가 양국이 국경 보안 강화를 약속하면서 한달간 유예된 바 있다. 트럼프는 전일 내각 회의에서 멕시코와 캐나다 관세가 조건을 만족할 경우 4월 2일에 시행될 것이라고 말해 혼란을 야기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60%가 트럼프 관세로 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백악관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지명된 스티븐 미란은 높은 관세로도 “훌륭한 경제”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슈미드 ‘성장 우려·인플레 동시 직면’…해맥 ‘당분간 동결’
제프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총재는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과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를 경고하면서 연준이 조만간 이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상방 쪽으로 향한 가운데 높아진 불확실성이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신호도 나오고 있다며, “이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리스크와 성장 우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할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자신의 예상보다 더 강하고 “끈적한” 모습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정책금리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제약적이지 않다”며 어쩌면 이미 “중립적 수준에 근접”해 있을 수도 있어 당분간 동결을 주장했다. “인내심을 가지고 접근하면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궤적은 물론 현재의 금리 환경에서 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면서, 특히 금융 여건이 연준의 물가 안정 노력에 부합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기대 인플레이션 등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트릭 하커 역시 당분간 동결을 시사했다.
美 GDP 견조한 성장…주간 실업수당 신청 올들어 최대
지난해 말 미국 경제는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당초 추정했던 것보다 인플레이션이 완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속보치와 같은 연율 2.3%를 기록했다. 경제의 주요 성장 동력인 개인 소비가 4.2% 늘었다. 연준이 주시하는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작년 4분기에 2.7% 상승하며, 속보치 2.5%에서 상향조정됐다. 이는 주로 서비스 비용의 증가 때문이다.
금요일 발표될 올 1월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2.6%로 예상된다.이번 GDP 수치는 탄력적인 소비 지출을 바탕으로 견고한 속도로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는 경제를 보여준다. 높은 금리와 생활비는 저소득층에 더 큰 타격을 주고 있지만, 많은 미국인들은 견조한 임금 상승과 고용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한편, 대기업과 정부 기관에서 대규모 해고 얘기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신규 실업수당 신청이 지난 주 24만2000건으로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HSBC ‘화석 연료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종식시킬 때’
탄소 발자국(배출 온실가스 총량)이 큰 고객에게 은행들이 불이익을 주는 것을 이제 그만둘 때가 왔다고 HSBC가 주장했다. 지나치게 제한적인 화석 연료 정책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태롭게 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저탄소 미래로의 전환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논리다. HSBC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탄소경제가 에너지 안보의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부인한 채 부정적인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기후 금융의 개념의 진화를 보여준다. 5년 전만 해도 HSBC를 비롯한 글로벌 은행들은 지구 온난화 1.5°C 시나리오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등의 탄소중립 목표에 서명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금세기 말까지 지구 온난화가 약 3°C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함에 따라, 은행과 투자자들은 탄소중립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HSBC는 이제 새로운 세계 에너지 경제를 성장시키거나 촉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08년에 실패한 ‘포터블 알파’ 전략에 뭉칫돈 몰려
레버리지와 다양한 투자전략을 활용하는 ‘포터블 알파’ 전략이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사랑 받았던 이 전략은 파생상품을 사용하여 롱온리 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고 초과 현금을 트렌드 추종 또는 시장 중립적 주식 전략 등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바클레이즈 연례 조사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와 프라이빗 뱅크, 패밀리 오피스 중 약 22%가 지난해 자산 배분 방식의 하나로 포터블 알파를 채택했다. 2023년의 경우 그 비중은 10%에 불과했다.
액티브 운용사들이 증시 강세장을 이겨내려고 애쓰는 가운데, 밸류에이션이 확대되면서 잠재적으로 평균 이하의 수익률이 예상된다는 불안감이 포터블 알파 전략의 인기 배경으로 보인다. 이러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헤지 펀드들은 더 정교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고, 옹호론자들은 투명성과 유동성을 개선함으로써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다고 낙관한다. 일련의 ETF가 출시된 가운데 월가도 QIS에 포터블 알파를 담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