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성장우려, ‘마러라고 합의’

(블룸버그) — 지난 금요일 소비자 심리부터 주택매매와 서비스업 PMI에 이르기까지 미국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자 투자자들은 성장 우려를 제기하며 리스크오프 버튼을 눌렀다. 이에 S&P 500 지수는 1.7% 넘게 급락했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10bp 넘게 밀렸다. 중국서 전염 위험이 있는 신종 박쥐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보도에 백신업체 주가는 급등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국가에서 미국 테크 대기업에 부과하는 디지털 서비스세에 관세로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금요일 밤 달러-원 환율(BGN)은 전거래일 대비 약 1.1원 내린 1434원 부근에서 마감했다. 전반적인 달러 강세에도 소폭의 원화 강세가 유지되는 모습이다. 23일 독일 총선 이후 만기도래하는 유로 옵션의 절반 이상이 유로 강세 방향으로 기운 가운데 금융시장이 정치 리스크에 안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ARD에 따르면 독일 보수 야당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승리했고, 사회민주당(SPD) 올라프 숄츠 총리는 패배를 인정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 미시간대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 3.5%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미국 소비자들의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30년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미시간대 설문 2월 최종수치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향후 5-10년 동안 물가가 연간 3.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 집계 기준 이는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 역시 4.3%로 2023년 11월래 최고치로 나타났다.

소비자심리지수도 1월 71.7에서 64.7로 내리면서 애널리스트들 전망치를 하회했다. 고가 품목에 대한 구매 여건 등 심리지수의 5가지 구성 항목 모두 악화됐다. 또한 설문 조사에 참여한 소비자의 절반 이상이 향후 1년에 걸쳐 실업률 상승을 예상했는데, 이는 2020년 이후 가장 큰 비중이다. 미시간대는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팬데믹 직전 2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아졌고, 특히 “신정부의 정책 변화에 비추어 볼 때 상당한 불확실성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마러라고 합의’ 입방아…미국채 초장기물로 스왑?

1985년 플라자 합의에 빗댄 ‘마러라고 합의’ 가능성이 시장 참가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달러 강세가 장기화되고 트럼프가 예상보다 훨씬 더 대담한 비전통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미 정부가 앞장서서 달러 약세를 인위적으로 조장할 위험을 무작정 간과하긴 어려워 보인다. 실제로 경제자문위원회의 스티븐 미란이 제시한 “지속적인 달러 과대평가”로 인한 경제 불균형의 해소와 글로벌 무역 시스템 개선을 위한 로드맵이 최근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트럼프가 미국의 부채 부담을 덜기 위해 일부 해외 채권자들에게 그들이 보유한 미국채를 초장기 채권으로 ‘스왑’하도록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급진적 아이디어도 제기됐다. 짐 비안코는 그같은 일이 당장 벌어지진 않겠지만, 트럼프가 앞으로 4년 동안 글로벌 금융 질서를 뒤집을 수 있다며 월가가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기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크게 과감하게 생각해야 한다. 마러라고 합의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으로, 기본적으로 금융 시스템의 일부를 재구성하겠다는 계획”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캐나다 ‘무역전쟁에 장기 성장 경로 2.5% 타격 예상’

맥클렘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통화 정책만으로 관세 전쟁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캐나다 경제에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과의 무역 마찰 심화는 새로운 현실”이라며, 트럼프 관세의 시기나 정도, 기간은 불확실하지만 “구조적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예고한대로 관세를 부과하고 캐나다가 보복할 경우 2년간 캐나다의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타격은 3%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기적인 성장 경로 역시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시나리오에 비해 2.5% 가량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관세 발효 후 1년 동안 수출이 8.5% 감소하고 이에 따라 수출업체들이 생산을 줄이고 직원을 해고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존 PMI 기준선 부근에서 정체..‘여전히 침체 상황’

2월 유럽 지역의 비즈니스 활동이 또다시 거의 성장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유로존이 여전히 침체 상태에 있다는 우려를 강화했다. S&P 글로벌의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이전치와 같은 50.2로, 확장과 수축을 구분하는 50 기준선을 조금 웃돌았다. 애널리스트들은 50.5를 예상했었다. 독일의 경우 종합 PMI는 기대치를 상회하며 51로 개선되었으나, 프랑스는 1월의 47.6보다 훨씬 낮은 44.5로 시장 기대를 크게 하회했다.

투자자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 베팅을 추가해 연내 78bp 인하를 프라이싱했고 유로화는 하락세를 유지했다. 함부르크 커머설 뱅크는 “제조업 부문의 다소 완만한 침체는 서비스 부문의 미미한 성장세로 겨우 만회되고 있을 뿐”이라며, 이번 수치가 회복을 가리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PMI는 작년 6월부터 50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해 왔으며, 일련의 ECB 금리 인하가 추가 침체를 막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됐다.

사모자산 투자붐 모방 ETF 연달아 출시

월가에서 최초의 본격적인 사모 자산 ETF에 대한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사모 투자붐을 활용하려는 일부 기회주의자들은 이를 복제한 상품을 계속해서 출시하고 있다. 사모 자산 ETF 출시 움직임은 아폴로 글로벌과 스테이트 스트리트가 사모 크레딧 투자를 직접 보유하는 펀드를 작년에 신청하면서 모멘텀을 얻었다. 규제 당국은 이러한 상품의 기초자산이 본질적으로 거래되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해 승인 여부와 거래 방식을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

그 틈을 노려 일부 ETF 발행자들은 프라이빗 에쿼티(PE) 익스포저를 모방해 새로운 ETF를 시도하고 있다. 바이아웃 펀드에 속한 종목과 유사한 소형주 주식에 투자하거나 PE의 투자 방식을 따라하는 것으로, PEO 알파퀘스트 테마 PE ETF(LQPE)나 맨 바이아웃 베타 인덱스 ETF(BUYO)가 대표적이다. 스트라티가스는 “최근에 출시된 펀드들은 PE의 버드라이트(Bud Light)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진짜 PE가 아닌 희석된 버전”이라고 설명했다.

 

기사 관련 문의: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