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트럼프발 금랠리, 파월발언 주목

(블룸버그) —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수입관세 25%를 부과하고 상호관세를 도입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쏠렸다. 달러는 대부분의 G10 통화 대비 소폭 강세였고, 특히 금은 한때 1.7% 넘게 올라 온스당 2900달러선을 뚫고 신고가를 경신했다. MUFG는 “추가적인 관세 인상으로 글로벌 무역에 더 큰 혼란이 야기될 위험이 높아진 점은 달러를 지지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뉴욕증시는 테크주 랠리에 반등했고, 단기적으로 이번주 나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와 파월 연준의장 발언이 주목된다.

간밤 달러-원 환율(BGN)이 전 거래일 대비 3.2원 하락한 1451원 부근에서 마감하면서 원화는 상대적으로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의 경우 트럼프발 관세 파장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낙관론이 작용하는 듯 보인다. 권효성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수출시장의 약 13%를 차지하는 철강업계의 경우 타격을 받겠지만, 한국 경제 전체에 미치는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바클레이즈도 한-미간 교역 품목 구성이 다르기 있기 때문에 품목별 상호관세시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 관세·中수요 기대에 금값 3천달러 눈앞

트럼프가 각종 관세를 예고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더하고, 중국이 보험사의 금 매입을 허용하면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 현물 가격은 월요일 온스당 2911달러까지 치솟았고, 트럼프발 관세가 계속해서 시장을 뒤흔들 경우 3000달러도 시간 문제인 듯 보인다. 중국 당국은 국내 보험사 10곳에 대해 자산의 최대 1%를 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시범 프로그램을 지난 금요일부터 가동했다. 이로 인해 약 2000억 위안(274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민성증권은 추정했다.

게다가 중국인민은행(PBOC)은 올 1월까지 3개월 연속 금 보유량을 늘렸는데, 이는 금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외환보유고의 다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한다. 과거에 중국은 일단 금을 사기 시작하면 수개월간 지속하곤 했다. 특히 트럼프 집권 1기 당시 PBOC는 약 10개월 연속 금 보유를 늘리기도 했다. Westpac Banking은 “금은 여전히 좋은 위치로, 이를 방해하는 것은 거의 없다”며, “본질적으로 예측 불가능하고 파괴적인 트럼프가 동맹국과 적대국 모두에게 관세 위협을 퍼붓고, BRICs에게 탈달러화 시도 시 100% 관세를 각오하라고 위협한 가운데 이 모든 상황은 금의 안전자산 매력을 높인다”고 진단했다.

유럽 가스가격, 2년래 최고치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재고가 빠르게 줄면서 유럽이 다시 에너지 위기에 빠질 위험에 처했다. 최근 4주 연속 오름세를 보인 네덜란드 TTF 선물은 월요일 한때 5.4% 상승한 메가와트시당 58.75유로로 2023년 2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북서유럽 추위가 이어져 난방 수요가 늘어나 천연가스의 연초 랠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연료 소비 증가로 가스 비축량이 소진될 위험이 있는데, 이미 재고량은 전체 저장시설의 49%로 작년 같은 기간 67%에 비해 적다. 시장 분석업체 ICIS 월간 전망에 따르면, 유럽의 가스 소비량은 가정 및 상업용 수요에 힘입어 전년대비 17% 늘어날 전망이다. ICIS는 동절기말 재고량이 37%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근월물 뿐만 아니라 2026-2027년 선물 가격도 상승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 ‘헤지펀드, 美주식 강세뷰로 전환’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자 헤지펀드들은 미국 증시에 대해 기존 약세 전망을 버리는 모습이다. 2월7일 마감 주간 골드만삭스의 프라임 브로커리지 보고서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5주 연속 순매도를 끝내고 작년 11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미 주식을 매입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및 반도체 주식을 위주로 정보 기술 부문은 2021년 12월 이후 최대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골드만삭스의 프라임 인사이트 및 분석 공동 책임자인 Vincent Lin은 “1월27일 딥시크발(發) 주식 매도 이후 헤지펀드들이 AI 테마에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투자자 메모에서 진단했다. 골드만삭스의 파트너이자 미주 주식 세일즈 트레이딩 헤드인 John Flood는 “불확실한 거시 경제 환경 속에서 미시적 데이터는 또 다른 강력한 실적 시즌을 예고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가자지구 구상…美부채 줄어들 가능성 시사

트럼프는 자신의 가자지구 구상에서 팔레스타인인이 그 영토로 돌아갈 권리는 보장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들이 가자지구로 돌아갈 권리가 있느냐는 질문에 “훨씬 더 나은 주거지를 갖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가자지구를 재건하려면 수 년이 걸린다며, 대신 다른 “안전한 공동체”로 이들을 이주시키고 가자지구는 “내가 소유해 미래를 위한 부동산 개발” 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팔레스타인인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분노를 일으킬 공산이 크다.

한편 트럼프는 일론 머스크의 정부 효율성부(DOGE)가 재무부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으며, 이로 인해 “생각했던 것보다 부채가 적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부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지, 아니면 재무부를 통해 처리되는 지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트럼프 발언에 대해 익명의 행정부 관계자는 DOGE의 재무부 지불 시스템 검토와 개선으로 향후 적자와 부채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지분 확보에 BP 주가 급등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인 행동주의 펀드 가운데 한 곳인 엘리엣이 BP의 상당 지분을 확보했다는 블룸버그 보도가 전해진 뒤 BP 주가가 급등했다. 월요일 런던 거래에서 BP는 한때 8.2% 넘게 뛰어 468.9 펜스에 거래됐다. 이는 2020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BP는 지난 15년 동안 딥워터 호라이즌 유출 사고부터 사내 스캔들을 일으킨 최고경영자(CEO) 버나드 루니의 갑작스러운 해고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몇몇 경쟁사들은 BP 인수·합병 가능성에 대해 계산기를 두드려 보고 있다. 어느 누군가 진지하게 인수·합병을 고려하고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 사실은 BP가 얼마나 몰락했는지를 보여주는 셈이다. RBC 유럽의 애널리스트 Biraj Borkhataria는 “행동주의 펀드라면 최소한 BP 회장 교체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관련 문의: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