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민과 마약 유입 문제를 근거로 가장 먼저 이웃국가인 캐나다와 멕시코를 향해 관세를 통한 무역전쟁을 예고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실제 조치가 확인될 때까지 “냉정함”을 지켜야 한다면서도 대응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캐나다달러와 멕시코페소는 미달러 대비 한때 1.4% 넘게 급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가 관세 위협을 통해 북미지역 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다시 쓰려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해당 협정은 2026년에 이행 사항을 검토하기로 되어 있지만 트럼프는 그 시기를 앞당겨 재협상을 하고 싶어하며, 특히 캐나다와 멕시코에 있는 자동차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이전시키고자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USMCA와는 무관하다며 펜타닐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캐나다 총리, 트럼프 관세 부과시 똑같이 보복 예고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역 상대국에 불확실성을 조성해 균형을 깨고 협상 우위를 점하려 한다며, 강력한 보복 대응을 예고했다. 앞서 트럼프는 이르면 2월 1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미 정부 관료들에게 4월 1일까지 무역 및 국경 관계를 검토해 보고하도록 지시한 행정 명령과 상충하는 듯 보인다. 오는 3월 총리직에서 물러날 예정인 트뤼도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항상 어느 정도의 예측불가능성과 발언이 나올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며, “항상 냉정함을 유지하고 서명된 명령을 봐야 한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퀘벡에서 말했다.
트뤼도는 트럼프가 경제에 해를 끼치는 관세를 강행할 경우 캐나다 정부가 자국 시민과 기업을 “지원하고 보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무역전쟁을 피하길 희망한다면서도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으며, 똑같이 보복하는 관세 원칙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캐나다달러가 장중 한때 미달러 대비 1.4% 빠져 거의 5년래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CIBC는 25%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이번주 1.45를 찍었던 미달러-캐나다달러 환율이 1.5를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웰스파고는 미국이 캐나다/멕시코와 25% 관세를 주고받을 경우 미국의 실질 GDP 성장률이 올해 1%p 가량 타격을 받고 인플레이션은 0.5%p 높아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캐나다는 더 큰 충격이 예상됐다.
트럼프식 AI 합작투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내 인공지능(AI)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소프트뱅크 그룹, 오픈AI, 오라클이 주도하는 대규모 합작투자를 발표했다. 이들 기업은 초기 1000억 달러 투자를 시작으로 향후 4년에 걸쳐 5000억 달러까지 늘릴 수 있는 스타게이트(Stargate)로 이름 붙인 이니셔티브를 추진한다. 앞서 CBS가 해당 소식을 보도하면서 오라클 주가는 한때 7% 넘게 뛰었고, 소프트뱅크 ADR 역시 5% 급등했다. 트럼프는 10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당장 창출될 예정이라며, “사상 최대 AI 인프라 프로젝트”로 대규모 데이터 센터 건설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새로운 기술 분야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갖기 위해 다양한 접근방식을 시사해왔다. 취임 2주 전, 그는 두바이 억만장자 후세인 사즈와니로부터 20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미국 전역에 데이터 센터를 짓기로 했다. 전일 취임 직후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도입한 AI 가드레일을 폐지하고,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에너지 개발을 촉진하는 일련의 조치에 서명했다.
미국 조기 관세 일단 피한 중국, 수입 확대 약속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관세 부과 대상에서 일단 중국을 제외한 가운데 딩쉐샹 중국 부총리는 수입 확대를 약속했다. 그는 현지시간 화요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연례 세계경제포럼에서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 않은 채 “우리는 무역 흑자를 추구하지 않는다. 우리는 균형 잡힌 무역을 촉진하기 위해 더 경쟁력 있는 양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수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외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중국의 개방의 문은 닫히지 않고 더 넓게 열릴 것이며, 우리의 비즈니스 환경은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는 20일 취임 후 중국 관세에 대한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대신 캐나다와 멕시코에 집중해 이전에 위협했던 대로 2월 1일까지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아직 초반이기는 하지만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 후 미-중 관계는 예상치 못하게 훈훈한 분위기로 출발하는 듯 하다. 트럼프는 또한 미국 내 서비스 중단에 직면한 틱톡에 시간을 벌어주기도 했다. 트럼프는 중국에 초대를 받았다고 말해 시진핑과의 회동 가능성도 내비쳤다. 트럼프는 행정부에 불공정한 글로벌 무역 관행을 조사하고 그의 첫 임기 동안 체결한 협정을 중국이 준수하고 있는지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BofA·모간스탠리, 미국채 중기물 추천
모간스탠리가 미국채 5년물 매수 및 연준의 3월 인하 대비 포지션을 권고했다. 이미 기간 프리미엄이 상당한데다 최근 지표가 디스인플레이션을 보여준다며, 3.75%를 목표로 5년물 미국채를 4.41%에서 매수하고, 4.50%에서 손절할 것을 추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미국채 금리가 5%로 상승하면 매수해야 한다며, 현재 금리 레벨은 특히 중기물 구간에서 가치가 있다고 진단했다. 10년물 금리가 5.25% 위로 유의미하게 높아지려면 “미 경제의 재가속, 연준의 수차례 금리 인상, 위험 자산의 부정적 반응 제한” 등 기준이 높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성장 신호의 강도는 시급하지 않은 금리 인하 주장과 일치하지만, 보다 광범위한 정보는 점진적으로 낮아지는 금리에 대한 시장의 신뢰 확대를 지지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SFRZ5/Z6 플래트너를 통해 2026년 경제의 높은 리스크에 대한 포지션을 권고했다. 바클레이즈는 연준이 향후 2년 동안 더 많은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저평가되어 있다며, 인플레이션 가속에 대한 우려가 “잘못된 것으로 리스크는 여전히 인상보다 지속적인 인하로 치우쳐 있다”고 주장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12월 고용 및 소매 판매 호조, 소프트한 CPI를 근거로 연준의 1월 동결을 전망했고, TD증권은 4.30%을 목표로 10년물 롱 포지션을 유지했다.
JP모간, ‘워룸’ 만들어 트럼프 정책 영향 밤새 분석
JP모간은 트럼프 정부의 정책 전환이 미치는 파장을 분석하기 위해 초과 근무 팀을 배치했다고 에셋 & 웰스 매니지먼트 부문의 최고경영자(CEO) Mary Erdoes가 밝혔다. “JP모간에서는 이러한 (정책) 하나하나를 분석하고 평가하기 위해 워룸(상황실)을 설치했다”며 “그들은 밤새도록 일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다”고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패널 토론에서 Erdoes가 말했다. 트럼프 정부는 “매우 친기업적인 환경을 조성 중”으로 미 경제가 현재 “작동 모드”에 있다는 신호가 있다면서, “이것이 다른 정부보다 앞서 나갈 수 있도록 미국이 계속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발전이 은행의 일자리 감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으며, 직원들의 재교육과 ‘재미없는’ 업무에 AI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rdoes는 20만 명의 JP모간 직원들이 이미 매일 AI를 적극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JP모간의 글로벌 뱅킹 공동 헤드 Filippo Gori는 블룸버그 TV에서 작년에 상장된 주식 종목의 성과를 거론하며 “인수합병(M&A)과 기업상장(IPO)도 확실히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초에 IPO 종목의 60%가 발행가보다 높게 거래됐다“며, “이런 흐름은 2025년까지 계속될 것이고, 더 많은 기업들이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또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일부 아시아 기업들이 미국 상장을 고려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미국을 경제 성장의 등대로 보고 있다”고 Gori는 전했다.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