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뉴욕증시가 4월래 최장기 하락세를 딛고 기술주를 중심으로 반등에 성공해 S&P 500 지수는 1.3%, 나스닥 100 지수는 1.7% 상승했다. 하지만 미국의 12월 ISM 제조업지수가 49.3으로 3월래 최고 수준으로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Vital Knowledge의 Adam Crisafulli는 매파적 통화정책과 채권 금리 상승 우려가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와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이사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현지시간 토요일 발언에서 강조했다. 앞서 톰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정책금리를 더 오랫동안 제약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中당국, 그동안 방어해온 7.3 위안 허용
심리적 레벨인 7.3위안선이 깨졌다는 것은 중국 당국이 고조되고 있는 성장 우려에 통화 약세를 수용하겠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동안 당국이 위안화 절하 압력을 막아오면서 무역 상대국 통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2022년 이후 최고치까지 올랐고, 이는 중국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금요일 달러-역내 위안화 환율은 0.3% 오른 7.3207로 2023년 9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당시 고점인 7.3510마저 뚫린다면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시도하게 된다. 트레이더들에 따르면 중국 국영 은행들이 금요일 오후 7.3 레벨에서 잠시 달러 매도를 중단하면서 위안화 약세가 촉발됐다. 이들은 국영 은행들이 7.31 부근에서 달러 매도를 재개했다고 전했다.
중국 경제 펀더멘털은 추가적인 위안화 약세를 가리키고 있다. 위험 심리가 매우 악화되며 벤치마크 주가 지수인 CSI 300은 9월 이후 최저치로 마감했고 중국 국채 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떨어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중국산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스토넥스 파이낸셜의 통화 트레이더 Mingze Wu는 “7.3이 깨지면, 앞으로 걸림돌이 많지 않을 것 같다”며 “시장이 약간 충격에 휩싸여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마치 개가 자기 꼬리를 문 것과 같다”고 진단했다. DBS의 스트래티지스트 Wei Liang Chang은 “앞으로 급격한 변화보다는 단계적인 위안화 조정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며, “정책 입안자들은 아시아의 위험 심리를 약화시키지 않기 위해 위안화 약세에 대한 기대를 억제하려 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리치몬드 연은총재 ‘오랫동안 금리 제약적 수준 유지 선호’
톰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인플레이션과 성장에 대한 상방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한다며, 정책금리를 더 오랫동안 제약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 2025년에 인플레이션을 계속 낮출 수 있을 만큼 경제를 억제하고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잠재적인 물가 압력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바킨은 현지시간 금요일 메릴랜드주 연설 후 기자들에게 “하방 리스크보다 상방 리스크가 더 크다고 본다”며, “따라서 나는 더 오랫동안 제약적인 수준에 머물고 싶은 진영 쪽”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기준금리 25bp 인하에 찬성표를 던진 바킨은 강한 지출과 높은 물가에 대한 소비자의 반발, 노동력의 생산성 향상 등이 “경제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이 아직 목표치로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할 일이 많지만, 그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예전만큼 제약적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근원 인플레이션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운 관세 등 물가를 압박할 수 있는 요인들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암울한 새해 맞은 유로화…헤지펀드 패리티 옵션 베팅
헤지펀드들이 향후 수개월 안에 유로 가치가 달러와 동등한 1:1 패리티 또는 그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옵션 베팅을 가져가면서, 유로화가 암울하게 새해를 출발했다. 유로-달러 환율이 지난주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유럽과 미국 소재 레버리지 펀드들이 현지시간 목요일에 유로 풋 옵션 포지션을 롤다운해 행사가를 패리티 또는 그 아래로 낮추었다고 트레이더들이 전했다. 블룸버그가 미국 증권예탁결제원(DTCC) 자료를 토대로 계산한 결과, 패리티 이하 수준을 목표로 하는 유로 옵션 베팅이 약 25억 유로 규모로 거래됐으며, 이는 지난달 일일 평균의 약 네 배에 달하는 수치다.
노무라 런던의 선임 FX 옵션 트레이더 Sagar Sambrani는 유로-달러 “0.97-1.0 부근에서 3-6개월 안에 수익이 생기는 인더머니 유로 하락 거래가 롤다운된 것 외에도, 유사한 구간에서 시작된 신규 변동성 확대 거래가 있었다”고 전했다. MUFG의 EMEA 글로벌 시장 리서치 헤드 Derek Halpenny는 “유로-달러의 패리티 붕괴가 이제 현실화될 것 같다”며, “관세 및 미국-유럽 차별화가 앞으로 수주 동안 유로-달러 매도를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라보뱅크, 웰스파고, 인베스텍은 올 2분기에 유로가 패리티를 시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패리티 붕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에너지 위기 및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을 당시가 마지막이었다.
바이든,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불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141억 달러에 달하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딜을 불허했다. 이에 양사는 “정치적 결정”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바이든은 현지시간 금요일 공식 결정 발표문에서 “미국 철강 생산 능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요 미국 기업들이 미국의 국익을 위해 계속해서 주도적으로 싸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거래가 성사될 경우 미국 최대 철강 생산 업체 중 하나가 외국 기업의 통제 아래 놓이게 되어 결국 “우리의 국가 안보와 주요 공급망에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US스틸 주가는 장중 한때 8% 넘게 급락했다.
US스틸과 일본제철은 공동 성명을 통해 해당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우리는 합법적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정치적 의제를 진전시키기 위해 프로세스를 조작했다”며, “그의 성명과 명령은 국가안보 문제에 대한 어떠한 신빙성 있는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무토 요지 일본 경제산업상 역시 바이든의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고 실망스럽다”고 말하면서, 일본 정부가 바이든 행정부에게 설명을 요구하고 미국에 투자하는 일본 기업들의 우려를 해소해 줄 것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준 지급준비금, 연말 영향 등으로 3조 달러 하회
미국 은행 시스템의 지급준비금이 3조 달러를 하회해 2020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연준의 양적긴축(QT) 종료가 멀지 않았다는 인식이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주 공개된 연준 자료에 따르면, 1월 1일까지 일주일 동안 은행 지준은 약 3260억 달러 감소한 2조89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년 반 만에 가장 큰 주간 감소폭이다. 이러한 지준 감소는 각 은행들이 연말 규제를 이유로 레포 거래와 같은 대차대조표 확대 활동을 줄이면서 나타났으며, 현금은 연준의 오버나잇 역레포(RRP) 등으로 옮겨갔다. RRP 잔액은 12월 20일부터 12월 31일 사이에 3750억 달러 증가한 뒤 목요일에 2340억 달러 감소했다.
동시에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이 계속 상환되면서 연준은 금융시스템에 머물고 있는 과도한 유동성을 축소시키고 있다. 연준의 QT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월가에서는 버퍼를 포함해 3조~3조2500억 달러의 지준을 최소 수준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뉴욕 연은의 공개시장 데스크가 프라이머리 딜러 및 시장 참여자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2는 QT가 2025년 1분기 또는 2분기에 종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