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가 일단 시장 예상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다음주 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에 청신호를 보냈다. 중앙은행 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바로 반락해 한때 4.10% 아래로 4bp 넘게 내렸고, 트레이더들은 12월 인하 기대를 약 23b까지 높이기도 했다. 다만 내년 말까지 총 83bp 가량 인하를 프라이싱해 다음주 25bp가 단행될 경우 내년엔 2차례 정도 인하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1436원까지 올랐던 달러-원 환율은 미국 CPI 발표 후 1430원을 하회했다. 뉴욕증시는 빅테크 랠리에 나스닥 100 지수가 1.9% 급등하며 신고점을 경신했다. 일론 머스크는 세계 최초로 순자산 4,000억 달러를 넘어선 부호가 되었다.
美 근원 CPI, 4개월째 0.3% 상승…예상 부합
미국 소비자 물가 상승세가 11월에도 이어져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멈춰서고 있음을 시사했지만, 다행히 시장 예상에 부합함에 따라 트레이더들은 다음주 연준 금리 인하 확률을 약 92%로 높였다. 현지시간 수요일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이른바 근원 CPI는 4개월 연속 전월대비 0.3% 올랐다. 전년대비로는 3.3% 상승했다. 헤드라인 지표는 전월 대비 0.3%, 전년비 2.7% 올랐다. 주거비용이 전체 CPI 상승률의 거의 40%를 차지했지만, 전월비 0.3% 올라 10월에 비해 오름폭이 줄었다.
씨티그룹은 주거비 상승세 둔화로 연준이 추가 인하에 대해 “매우 편안하게 느낄 것”이라고 진단했다. 팬데믹 회복기에 정점을 찍었던 물가 상승 압력은 크게 진정되었지만, 최근 들어 다시 평탄해지는 양상이다. 이는 노동시장 우려 감소와 함께 여러 연준 인사들의 점진적인 금리 인하 주장을 뒷받침한다. 웰스파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Jay Bryson은 “FOMC는 다음 주 25bp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며 “연준이 다음 주에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근거는 이제 없다”고 진단했다.
캐나다 빅컷 연이어 단행…트럼프 관세 주시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시장 예상대로 두 번 연속 50bp 빅컷 인하를 단행했다. BOC는 기준금리를 3.25%로 50bp 낮춰 중립금리 범위로 추정되는 2.25%~3.25%의 상단으로 끌어 내렸다. 다만 성명문에서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는 문구는 빠져 내년부터는 속도 조절에 나설 생각임을 시사했다. 티프 맥클렘 BOC 총재는 “정책 금리가 이제 상당히 낮아졌으므로 경제가 대체로 예상대로 갈 경우 통화 정책에 대해 보다 점진적인 접근 방식을 예상한다”며, “앞으로 매번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을 평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맥클렘은 또한 캐나다산 상품에 25% 수입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위협이 “새로운 주요 불확실성”이라며, 이미 지표와 기업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통화정책이 더이상 제약적 영역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다.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2%에 가깝게 유지하기 위해 경제의 유휴여력을 흡수할 수 있도록 성장이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약 6개월에 걸친 5번의 정책회의에서 BOC는 기준금리를 총 175bp 인하해 주요국 중 가장 공격적으로 움직였다. CIBC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Avery Shenfeld는 내년 상당한 재정 부양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경제가 부진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필요할 전망이라며, 내년 중반까지 정책금리가 2.25%로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BOJ, 다음주 금리인상 열려있지만 기다릴 여유 있다
일본은행(BOJ) 인사들은 지표와 시장 상황에 따라 다음 주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동시에 좀더 기다린다 하더라도 비용이 거의 없다는 판단이라고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이 말했다. BOJ가 인상시기를 1월 또는 그 이후로 미룬다 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오버슈팅될 위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큰 비용이 수반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일부 인사들은 다음주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제안될 경우 반대는 안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이들 관계자는 전했다. 해당 뉴스가 전해진 이후 달러-엔 환율은 일시적으로 0.6% 수직낙하했다가 이내 전일대비 0.6% 뛴 152.79까지 상승하는 등 요동쳤다.
시장은 BOJ의 다음 인상 시기를 가늠하고 있으며, 12월과 1월 모두 가능한 상황이다. 지난달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닛케이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인터뷰 며칠 후 지지통신은 BOJ내에서 너무 이른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주 비둘기 성향의 나카무라 도요아키 위원은 금리 인상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이번 달 결정을 내리기 전에 지표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BOJ 인사들은 경제와 인플레이션이 BOJ 전망과 일치하기 때문에 다음 금리 인상은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으며, 19일 정책 결정을 내리기 전에 지표와 금융 시장을 신중하게 평가한 후에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으로 알려졌다.
위안화 급락..中당국, 내년 7.5까지 약세 용인 보도
중국 최고 지도자들과 정책입안자들이 미국과의 무역전쟁 위협에 대응해 내년에 위안화를 달러당 7.5까지 약세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달러-역외 위안 환율은 한때 0.5% 치솟은 7.2921까지 상승했고, 다른 아태지역 통화 약세도 촉발해 뉴질랜드 달러가 2년여래 저점을, 호주 달러는 1년여래 저점을 경신했다. 중국 등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 대통령의 관세 위협은 위안화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중국이 경제 타격을 상쇄하기 위해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현재의 정책 기조를 포기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BNP파리바 스트래티지스트들은 2025년 말까지 위안화가 7.45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노무라는 역외 거래에서 내년 5월이면 7.6까지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JP모간의 경우 내년 2분기 역외 위안화가 7.5까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중국인민은행의 고시환율에 시장의 관심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편 중국인민은행(PBOC) 산하 금융시보는 위안화가 기본적으로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가지고 있지만, 앞으로 양방향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9월 이래 광범위한 부양 패키지가 가동됨에 따라 중국 경제가 안정화되고 있다며, 이는 위안화가 합리적이고 균형적인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말엔 기업들의 외환 결제가 늘면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일수 있다고 전망했다.
옐런, 러시아 제재 기회…러시아, 우크라 미사일 공격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약화시키려 애쓰고 있는 가운데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글로벌 석유 시장의 안정 덕분에 러시아 에너지 부문에 대한 조치를 추가할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특이한 점은 석유 시장의 공급이 원활해 보인다는 사실이다. 유가는 상대적으로 낮고, 글로벌 수요는 약해졌고 공급은 실제로 늘었다”고 현지시간 수요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말했다. 바이든 미 행정부는 그동안 제재를 통해 러시아의 에너지 판매 수입을 제한하면서 동시에 고물가 시기에 석유 공급이 급격히 위축되지 않도록 관리해왔다.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든은 퇴임을 앞두고 러시아의 석유 거래에 대해 보다 강력하고 새로운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옐런은 구체적 내용에 대해 언급을 피하면서도, 미국이 처음부터 러시아 정부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에너지 판매에 대해 초점을 맞춰왔고 “창의적인 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제유가(WTI)는 한때 2.8% 넘게 급등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가 며칠 내에 우크라이나에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고 수요일 경고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ATACMS 미사일로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 지역의 군용 비행장을 타격했다며 보복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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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