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佛내각붕괴위기, 연준12월인하

(블룸버그) — 프랑스 총리가 예산안을 둘러싼 야당과의 불협화음으로 불신임 투표에 직면하면서 내각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 이에 유로-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1% 급락하고 유로화의 내재변동성이 치솟아 올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편 월러 연준이사가 12월 금리 인하 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하면서 트레이더들이 이달 25bp 인하 확률을 지난주 말 59%에서 70% 정도로 높였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는 인플레이션과 고용에 대한 리스크가 균형을 이루었기 때문에 중립수준을 향해 정책 금리를 계속 낮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진단하면서도 12월 인하를 지지할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뉴욕증시는 S&P 500 지수가 종가 기준 올들어 54번째 신고점을 갈아치웠다. 인텔은 최고경영자(CEO) 팻 겔싱어가 이사회로부터 구조조정 추진에 대한 신뢰를 얻지 못해 전격 사임함에 따라 주가가 장중 2.5% 넘게 급락했다.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업체 드비어스가 팬데믹 이래 지속된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제품 가격을 전반적으로 10% 넘게 인하했다. GM은 합작사인 LG 에너지솔루션에 미시간주 랜싱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지분을 매각해 약 10억 달러의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프랑스 내각붕괴 위기..채권시장 불안

마린 르펜의 극우 국민연합이 미셸 바르니에 프랑스 총리 정부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후 프랑스 국채와 주식이 다시 매도 압력을 받고 있다. 월요일 프랑스 국채 10년물 금리와 독일 국채의 스프레드는 전거래일대비 8bp 벌어진 89bp로 2012년 이후 최대 수준에 근접했다. 반등을 시도했던 프랑스 CAC 40 지수는 한때 0.5% 하락했고 달러 대비 유로화는 1% 넘게 떨어졌다. 바르니에는 며칠간의 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의회 표결 없이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헌법 49조 3항을 발동했다. 그는 처방약 환급을 줄이지 않겠다며 르펜에게 막판 타협안을 제시했지만 국민연합의 지지를 얻기에는 충분치 않았다. 정치적 교착상태는 올해 프랑스 국내총생산의 6.1%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재정적자를 줄이려는 정부의 노력을 무산시킬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프랑스 국채는 지난 6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조기 총선을 선언해 시장에 충격을 준 이후 부진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으며, 현재 10년물 국채의 위험 프리미엄은 유로존 부채 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나티시스 금리 스트래티지스트 Benoit Gerard는 “현재 기본 시나리오는 바르니에 내각의 붕괴”라며, 프랑스 국채 프리미엄의 새로운 균형 수준은 약 100bp라고 진단했다. 노이버거 버먼의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Robert Dishner는 “프랑스는 내각 붕괴 여부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며, 채권시장의 추가 혼란을 내다봤다. 제네랄리 에셋 매니지먼트의 채권 헤드 Mauro Valle는 발레는 “어느 경우이든 정치적 상황이 전개될 때까지 향후 몇 주 동안은, 최근 며칠 동안의 범위에서 스프레드가 움직일 것”이라며, “자금 조달 활동이 재개되는 1월 이후부터 시장이 100bp 수준을 테스트할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월러 ‘12월 인하쪽으로 기울어’…보스틱 ‘선택지 열어둬’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이사가 이달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찬성할 생각이 있다면서도, 그 전에 발표될 지표가 자칫 동결을 뒷받침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나는 12월 회의에서 정책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었다”면서, 다만 “그 결정은 그 전에 나올 지표가 서프라이즈로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한 나의 전망을 바꿀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사전 배포한 연준 프레임워크 리뷰 컨퍼런스 연설문에서 밝혔다. 월러는 최근 지표가 인플레이션이 2% 목표 위에서 머물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지만 주요 서비스 항목의 물가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를 것이라는 “징후는 없다”고 덧붙였다. “정책이 여전히 상당히 제약적이라는 증거가 강하다고 본다”며, “추가 금리 인하는 단지 우리가 브레이크 페달을 세게 밟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추가 금리 인하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노동 시장이 마침내 균형을 이룬 것으로 보이며, 우리는 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이번 달에 금리를 인하해야 할지에 대해 아직 마음을 정하진 않았지만 통화당국이 앞으로 몇 달 동안 금리를 계속 인하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양대 책무를 달성하는 데 따르는 위험이 거의 균형을 이룰 정도로 바뀌었기 때문에 우리 역시 경제 활동을 자극하지도 억제하지도 않는 스탠스로 통화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현지시간 월요일에 발표된 에세이에서 주장했다. 물가 지표가 고르진 않지만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 목표를 향해 지속 가능한 경로에 있고, 노동 시장의 경우 급격히 악화될 조짐은 보이지 않지만 정책 위원들이 각종 리스크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과의 전화 통화에서 12월 17~18일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지지할 것인지에 묻는 질문에 “옵션을 열어두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 중국의 AI 반도체 접근 통제 강화…중국 대응 경고

바이든 미 행정부가 중국의 기술굴기 노력을 억제하기 위해 인공지능(AI)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기로 했다.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적용한 이번 조치로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물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외국계 기업도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미 상무부는 또한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기존 통제도 확대해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생산한 장비도 포함시키고, 반도체 제조 장비 24종과 설계를 위한 소프트웨어 툴 3종을 대중 수출 통제 대상으로 지정했다. 더불어 화웨이의 몇몇 공급업체 등 140개의 중국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다만 검토 대상이었던 Shenzhen Pengjin High-Tech와 ChangXin Memory Technologies는 최종 명단에서 빠졌다. 미국 산업안보국은 성명을 통해 “중국이 군사 현대화나 인권 탄압에 핵심적인 기술을 생산하는 능력을 제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이번 조치는 바이든-해리스 행정부가 택한 표적 접근법의 정점으로, 동맹국 및 파트너와 협력하여 우리의 국가 안보에 위험을 초래하는 첨단 기술을 자체 생산하는 중국의 능력을 손상시키기 위한 의도”라며, “수출 통제를 통해 중국의 군사 현대화에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데 이보다 더 강경한 행정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의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경제적 강압”이라고 비판하며 새로운 제한 조치에 강력히 반대했다. 중국 상무부는 월요일 성명에서 “미국이 계속해서 국가 안보의 개념을 일반화하고 수출 통제 조치를 남용하고 일방적으로 괴롭히고 있다”면서, “중국은 자국의 권익을 단호하게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11월 정례회의에 대한 성명서를 내지 않으면서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고대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힌트를 주지 못했다.

트럼프의 달러 무기화는 BRICS에 불필요한 도발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BRICS 등 전 세계 국가들에게 달러 기반 금융 시스템에 머물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은 역효과를 불러올 위험이 있는 전술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시드니 소재 NAB의 Rodrigo Catril 스트래티지스트는 “달러는 세계에서 가장 유동성이 높고 자유롭게 거래되며 전 세계의 대출 통화이기도 하다”며, “트럼프가 BRICS 국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경우 오히려 탈달러화 움직임이 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바마 정부 당시 미국 재무부 관료였던 Brad Setser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트럼프의 위협에 대해 “좋은 모습은 아니다”며, “달러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토요일 자신의 트루스 소셜에 게시한 글에서 소위 BRICS 국가들에게 미국 달러를 대체할 새로운 통화를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을 요구할 방침이라며, 이를 따르지 않으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거듭 위협했다.

아반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채권 헤드 Cindy Lau는 이번 위협에 대해 실현가능성은 낮다면서도 “트럼프가 달러를 기축 통화로 유지하기를 원하며 적극적으로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을 생각”임을 보여주고, 또한 관세를 강력한 협상 카드로 계속 이용할 방침임을 확인시켜준다고 분석했다. 미 재무부에서 근무했던 40년 경력의 통화 정책 베테랑 Mark Sobel은 예측 가능한 시계에서 달러 우위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신흥국들이 자체의 단일 통화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허황된 꿈”이라고 말했다. 남아공은 월요일 소위 BRICS 통화를 만들 계획은 없다며, BRICS내 논의는 회원국간 무역에서 자국 통화를 이용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성명서에서 밝혔다. 전 세계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의 40% 이상을 가진 BRICS는 회원국 간 단일 통화 사용을 포함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달러는 하루 7.5조 달러 규모의 외환시장 거래에서 약 88%를 차지한다. 러시아는 월요일 달러의 매력이 이미 약화되고 있다며, 달러 사용을 강요하면 오히려 탈달러화 “추세가 더 강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월가 대형 헤지펀드들 4년래 최고 성적…트럼프 트레이드 최대 활용

세계 최대 헤지펀드들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에 따른 거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적어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발야스니 에셋 매니지먼트의 헤지펀드는 11월에 3.9% 수익을 올렸다. 이는 10월까지 완만했던 올해 성과를 11.6% 수익률로 끌어올렸다. 숀펠드 스트래티직 어드바이저의 펀더멘털 에쿼티 펀드와 시타델의 전술 트레이딩 펀드도 지난달에 상승하여, 2024년 수익률이 각각 18.6%와 20%로 높아졌다고 소싱통이 전했다. 이로써 이 두 펀드는 현재까지 올해 가장 실적이 좋은 멀티전략 헤지펀드가 됐다. ‘트럼프 트레이드’ 등에 따른 자산군 전반의 급격한 움직임은 월가의 대형 매크로 트레이더들에게 새로운 변동성을 제공했고, 업계 전반의 수익성 강화로 이어졌다.

70개 멀티전략 헤지펀드를 추적하는 피보탈패스의 벤치마크 지수가 이미 2020년 이후 최고의 한 해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재선은 트레이더들에게 추가 호재로 작용했다. 실제로 발야스니와 숀펠드의 성과는 주식 베팅뿐만 아니라 매크로 거래에 의해 강화됐다고 사안을 잘아는 관계자들이 전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크리스 로코스가 트럼프의 승리가 확실시된 직후 약 10억 달러를 벌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 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그의 헤지펀드는 11월 22일까지 연간 수익률을 약 28.5%로 끌어올렸다. 블룸버그가 확인한 투자자 서한에 따르면 브레번 하워드의 주요 마스터 펀드는 10월까지 수익률이 좋지 않았지만 11월에 급등해 올해 9%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디스커버리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매크로 헤지펀드가 11월에 14.5% 급등해 올해 수익률이 46.5%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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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