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이번주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ATACMS)로 러시아 본토에 있는 군사 기지를 공격한데 이어 영국 스톰 쉐도우 순항 미사일마저 발사했다. 러시아 역시 공격 수위를 높이면서 미국과 여러 유럽 국가들은 대규모 공습에 대비해 수요일 키이우 소재 대사관을 잠정 폐쇄했다. 러시아 측에서 휴전 협상 의사를 시사했으나 푸틴의 입장이 바뀌지 않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인 분위기다. 전쟁 격화 우려 속에 블룸버그 달러지수(BBDXY)는 일주일여만에 가장 큰 0.6% 오름폭을 나타냈고, 달러-원 환율(REGN)은 1400원을 재차 돌파하며 6거래일만에 처음 상승했다. 다만 달러-원 내재변동성 1주일물이 이달 들어 11%p 넘게 하락해 20개가 넘는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크게 떨어지는 등 트럼프발 불안은 다소 진정된 모습이다.
보우먼 ‘추가 인하 신중’…쿡 ‘인플레 아직 갈 길 남아’
미셸 보우먼 연준이사가 인플레이션 진전이 둔화되었다며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싶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상황 전개에 따라 12월 25bp 인하에 반대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연준이사로서는 거의 20년만에 처음으로 소수의견을 내며 지난 9월 연준의 50bp 빅컷 결정을 반대했지만 11월 25bp 인하는 찬성한 바 있다. “나는 아직 인플레이션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노동 시장의 전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는 동시에 우리가 목표 지점에서 얼마나 멀리 있는지 더 잘 평가하기 위해서 정책금리를 끌어내리는 데 있어 신중하게 진행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현지시간 수요일 플로리다 연설에서 말했다. 또한 “2023년 초부터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상당한 개선을 이뤘지만 최근 몇 달 동안 진전이 멈춘 것 같다”며,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기 전에 정책 금리가 중립 수준에 도달하거나 심지어 그 아래로 내려갈 위험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선물 트레이더들은 12월 추가 25bp 인하 가능성을 50% 약간 위로 가격에 반영 중이다.
리사 쿡 연준이사는 인플레이션 진전과 견조한 노동 시장을 이유로 미국 중앙은행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다 중립적인 스탠스를 향해 기준금리를 움직이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의 고용 및 물가 목표에 있어 리스크가 “대체로 균형적”이라며, 금리의 방향은 아래 쪽이지만 인하의 “규모와 시기”는 새로 들어오는 지표와 경제 전망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디스인플레이션이 “상당한 진전”을 보였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이 오른 점은 “2% 목표를 안정적으로 달성하기까지 아직 갈 길이 남아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노동 시장과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중립 금리에 가까워질 때까지 시간에 걸쳐” 금리를 낮추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인플레이션 진행 속도가 느려지고 노동 시장이 계속 견조할 경우 금리 하락 경로에서 잠시 멈출 수도 있고, 그와 반대로 노동 시장이 크게 약해진다면 통화정책을 보다 신속하게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총재는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만 너무 빠르게 혹은 느리게 움직이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우 전쟁 격화…협상 가능성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내 군사 목표물을 향해 처음으로 영국 스톰 쉐도우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해당 사안에 정통한 서방 관계자가 밝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을 끌어들인 것에 대한 대응으로, 영국 정부는 이를 분쟁의 확대로 간주하고 있다고 그 소식통은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미국 에이태큼스(ATACMS)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에 있는 군사 기지를 공격했고, 러시아는 핵 사용에 대한 원칙을 개정해 핵 억지 대상이 되는 국가와 군사동맹, 핵 억지로 대응할 수 있는 군사적 위협의 범위를 확대해 재래식 공격에도 핵 대응을 고려하도록 조건을 완화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번주 브라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주요 관심사였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서방 세계에 군사 지원 강화와 더불어 러시아 군사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해왔다.
한편 러시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우크라이나에서의 잠재적 휴전을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한 번 이상, 더 정확하게는 지속적으로 접촉과 협상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고 현지시간 수요일 강조했다. 앞서 로이터는 러시아가 현재 전선을 따라 전쟁을 멈추는 조건으로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5명의 전현직 러시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NATO 회원국의 몇몇 관료들은 푸틴이 여전히 진지한 대화나 양보를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푸틴이 무슨 말을 하든 그는 평화를 원하지 않으며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서, “푸틴의 의도는 전투를 강화하는 것이며, 우리는 몇 주 동안 이것을 보아왔다”고 지적했다.
중장기적 달러 강세…TD ‘美10년물 금리 내년말 3.8%’
중장기적 달러 강세에 대한 월가의 전망은 다소 꾸준한 편이고, 이는 달러-원을 언제든지 다시 위로 밀어올릴 공산이 있다. 이달 골드만삭스는 트럼프의 보호주의 정책 등을 근거로 달러 강세가 “더 오래” 유지될 수 있다며 달러 하락에 대한 오랜 견해를 포기한 바 있다. 모간스탠리는 올해 달러가 상승세를 이어간 뒤 내년에는 박스권에서 등락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모넥스의 FX 트레이더 Helen Given은 트럼프 행정부의 “국내 정책은 경제를 상당히 뜨겁게 유지할 것이며, 무역 정책도 달러 상방 압력을 이어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Audrey Childe-Freeman 등은 “경기 순환적, 정치적 동인에 따른 달러 강세 기조는 새삼스럽지 않고 이미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내년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재정 및 관세 정책 시행 시기, 상대국의 대응, 미 경제지표 등의 알려진 불확실성 재료들은 나중에 달러 약세론자를 되살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TD증권은 연준이 예상보다 더디게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말 미국채 10년물 금리 전망치를 3.8%로 제시했다. Gennadiy Goldberg 등 TD 스트래티지스트들은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50%-4.75% 영역일 때 매수 베팅 진입을 목표로 한다고 현지시간 수요일 2025년 금리 전망 보고서에서 밝혔다. 또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 공약을 감안할 때 관세와 불법체류자 추방으로 인해 단기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질 수 있어 인플레이션 스왑 롱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이 회복탄력적인 미국 경제지표와 트럼프의 관세 및 이민 정책 가능성 등으로 인해 금리 인하를 일시 중단하거나 건너뛸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며, 12월 인하 후 내년 상반기 동결하고 하반기에 25bp씩 인하를 재개할 것으로 전망했다. 머니마켓펀드의 경우 금리가 2% 범위로 내려가야 자금 유출이 본격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회복되는 채권-주식 역상관관계…핌코 “위험자산 투자 신호”
세계적 채권운용사인 핌코는 증시와 채권시장의 역상관관계가 되살아나고 있다면서, 이는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 대한 비중을 늘릴 수 있는 신호라고 판단했다. 핌코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Erin Browne과 Emmanuel Sharef는 보고서에서 “현재 미국과 다른 주요 경제의 경우처럼 인플레이션과 GDP 성장률이 완만해지면, 주식/채권 상관관계는 낮아졌다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경향이 있다”며, “위험 자산에 대한 비중을 늘리고 넓혀 전체 포트폴리오에 변동성을 거의/전혀 추가하지 않으면서도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들은 “주식과 채권은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서로를 보완할 수 있다”며, “중앙은행이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서는 가운데 연착륙을 달성할 것이라는 당사의 기본 전망 아래서 보면 주식과 채권은 모두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핌코는 주식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계획을 고려할 때 수입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미국 기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새 행정부의 감세 계획과 규제 완화로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라고 권고했다. 채권 측면에서는 트럼프 승리와 공화당의 의회 장악 등의 전후로 금리가 오르면서 매력적인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또한 “물가연동채 또는 기타 실물 자산에 대한 배분은 재정 정책이나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의 위험을 헤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주식/채권 상관관계가 낮거나 마이너스가 되면 특히 레버리지를 활용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보완적이고 다각화된 자산 포지셔닝이 가능해진다”고 핌코는 강조했다.
포드, EV시장 침체로 유럽서 4,000명 추가 감원 예정
포드자동차가 전기차(EV)로의 전환이 전반적으로 시들해지고 있는 유럽에서 추가로 4000명에 달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할 예정이다. 이번 감원은 포드 유럽 인력의 약 14%에 해당하는 규모로, 주로 2027년 말까지 독일과 영국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며 노조 및 정부와 협의가 진행 중이다. 또한 독일 쾰른 공장에서 Explorer와 Capri EV의 생산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1년 초만해도 포드는 유럽 사업을 대폭 개편해 2030년까지 모든 승용차를 전기차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선언했으나, EV로의 전환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작년 초에는 비용 절감을 위해 유럽에서 3800개의 일자리를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포드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인 John Lawler는 보도자료에서 “유럽과 독일의 경우 e-모빌리티를 진전시키기 위한 분명하고 명확한 정책 의제가 부족하다”며, 충전 인프라에 대한 공공 투자 확대와 적극적인 EV 인센티브, CO2 배출 감축 목표의 유연성 등을 촉구했다.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 협회에 따르면 포드의 유럽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올 1월~9월에 3.3%로 작년 같은 기간 4.1%에서 하락했다. 포드 주가는 장중 한떄 3.5% 급락했다. 최근 몇 달 동안 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를 비롯해 여러 자동차 업체들이 자동차 판매가 광범위하게 둔화되고 정부의 EV 구매 지원이 끊기면서 실적 경고를 보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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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