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채권자경단, 美대선 게임플랜

(블룸버그)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극단적인 보호주의와 대규모 인구 감소 충격이 예상되며, “무책임한 재정 정책”을 감당하기 위한 채권 발행의 급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캐나다 노바스코샤 은행의 Derek Holt 이코노미스트가 경고했다. 그는 투자자 노트에서 트럼프의 공약과 “민주주의 및 시장 제도의 타락 가능성은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파괴적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와 양자 컴퓨팅,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과 관련해 미국 개인 및 기업의 대중 투자에 대한 규제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2일부터 첨단 반도체에 주력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인의 투자가 금지되고, 중국 레거시칩 업체에 대한 투자는 미 정부에 알려야 한다.

뉴욕증시는 미국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트레이더들이 게임 플랜 마련에 분주한 가운데 상승했다. 보잉사는 신용등급 강등을 막고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보통주 등을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지만 주가는 2.8% 빠졌다. 폭스바겐은 최소 3개의 공장을 폐쇄하고 수천명의 직원을 내보내고 임금을 깎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뚜렷한 오름세를 보였던 달러지수(DXY)는 간밤 큰 움직임 없이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일본 연립여당이 총선에서 패배한 파장으로 엔화가 한때 달러당 153.88로 1% 가량 약세를 보였으나 유로 및 파운드 등 주요 통화가 달러보다 강하게 움직였다. 이스라엘의 제한적 공격 이후 이란이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않음에 따라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신흥국 증시가 상승한 점이 달러 강세를 제약한 것으로 보인다. 1400원에 바짝 다가선 달러-원 환율(REGN)은 레벨 부담 등으로 한때 1383원까지 내렸으나 추가 하락은 제한되는 양상이다. 다음은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야데니 ‘채권 자경단 돌아온다’…美재무부 분기 리펀딩 주목

월가 베테랑 에드 야데니는 미국 재무부의 분기 리펀딩 발표와 미국 대선 등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소위 “채권 자경단”이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란 야데니가 1980년대 처음 사용한 용어로 채권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 국채 대량 매도에 나서는 투자자들을 말한다. 그는 “채권 자경단이 확실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라며, 미국 대선에 출마한 두 후보 모두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현지시간 월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또한 미국채 금리가 “5%까지 올라간다고 해서 너무 흥분하지는 않겠지만, 그 가능성이 몇 주 전보다는 확실히 현실적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현지시간 수요일 미 재무부는 분기 리펀딩 계획을 발표한다. 채권 딜러들은 이번 리펀딩 입찰 규모가 세 분기 연속 1250억 달러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국 역시 정부 예산안 발표에 따른 이번 회계연도 길트채 발행이 총 2930억 파운드로 150억 파운드 늘어날 것으로 딜러들은 추정한다. 게다가 미국 선거 운동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트레이더들은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에 집중하고 있다. 10월 들어 미국채 벤치마크 10년 만기 금리는 선거 관련 트레이딩과 더불어 견조한 경제지표로 인해 연준 금리 인하 전망이 리프라이싱되면서 50bp 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미국 달러와 주식을 포함한 다른 자산은 회복력을 보였다. 한편 미 재무부는 올 10-12월 기간 동안 연방 정부 순차입 추정치를 지난 7월 제시했던 5650억 달러에서 5460억 달러로 낮추고, 분기말 현금 잔액 예상치는 7000억 달러로 유지했다.

美대선 게임 플랜…트럼프 승리시 주식 유리: 설문

블룸버그 MLIV Pulse (마켓 라이브 펄스) 설문조사 결과 시장 참가자들은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승리를 거둘 경우 주식과 비트코인이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에는 집값 부담이 상대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올 들어 약 22% 상승한 미국 증시는 해리스 보다는 트럼프 집권시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위기다. 350명의 설문 응답자 중 38% 정도가 트럼프가 이길 경우 1년간 주가 상승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한 반면 해리스의 경우 13%로 나타났다. 선거는 대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미치는 경우 제한적이며 오래 가지 않는다. 도이치은행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지난 15명의 미국 대통령 중 13명은 소속 정당에 관계없이 임기 중 10~17%에 달하는 연간 주식 투자수익률을 누렸다고 지적했다.

주식은 또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선거 이후 더 많이 오르곤 한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지난 8번의 선거 동안 S&P 500 지수는 선거 전 6개월간 1.5% 오른데 반해 선거일 이후 6개월 동안엔 평균 6.6% 상승했다. Verdence Capital Advisors의 최고투자책임자인 Megan Horneman는 “시장 성적은 백악관에 누가 앉아있는지보다 경제 펀더멘털 및 기업의 실적 전망과 더 관련이 크다”고 진단했다. 해리스의 승리는 잠재적 주택 구매자에게 보다 긍정적일 것으로 여겨졌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최근 30년 모기지 평균 금리는 6.54%로 8월초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MLIV Pulse 설문 결과 해리스 임기 종료시 해당 금리는 중앙값 기준 5.5%, 트럼프는 5.9%로 추정됐다. 한편 비트코인의 경우 트럼프가 이긴다면 연말까지 8만 달러를 넘어 신고가 경신이 예상된다.

‘패리티 리스크’ 유로-달러 반등

4주 연속 내리면서 최근 패리티 리스크가 고개를 들고 있는 유로-달러 환율은 월요일에 최대 0.3% 반등했다. 25일 기준으로 해당 통화쌍의 옵션시장의 내재확률을 추산해보면 연말까지 유로-달러가 1.0-1.05 범위에 있을 확률은 12.4%, 1.05-1.10는 52.4%, 1.10-1.15는 31.3%, 1.15-1.20는 2.4%이었다. ING의 FX 전략 헤드 Chris Turner는 유로가 이번달에 아주 어려웠지만 적어도 월요일의 유가 하락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로-달러의 문제는 지역간 금리 차이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해당 통화 쌍이 1.0765-1.0850 범위에서 주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해볼 수 있는 미국의 주요 고용지표인 비농업부문 고용이 10월 들어 허리케인 타격에 1만명 줄며 2020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RBC의 글로벌 FX 전략 헤드 Elsa Lignos는 “약 한 달 동안 매우 급격한 달러 포지셔닝 변화가 있었다”며, “이로 인해 전반적으로 달러 롱이 쌓였지만 특히 엔화와 스위스 프랑에 대한 달러 롱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단계로 더 오르기 위해서는 대선 이후 정책의 변화가 실제로 필요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이란 반격 위협에 비밀벙커 회의…유가 급락

이란이 지난 토요일 자국 미사일과 방공 시스템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반격을 예고하자 이스라엘 정부는 보안상의 이유로 비밀 벙커에서 내각 회의를 개최했다. 그동안 내각 회의는 보통 예루살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관저나 텔아비브에 위치한 국방부 내 안전한 장소에서 열렸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격에 적절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함구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우리 대응의 성격은 단행된 공격의 유형에 부합할 것”이라며, “이란은 이스라엘의 침략에 대응할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어리석음에 지혜와 전략으로 답하겠다”고 말해 대대적인 전면전은 피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자지구의 하마스와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동시에 상대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이달 초 이란이 약 200발의 탄도 미사일로 자국을 공격하자 이번 보복을 예고한 바 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 군 참모총장은 일요일 “우리의 능력 중 일부만을 사용했다”며, 전일 100대 이상의 전투기를 동원해 이란의 주요 국방 및 미사일 생산 시설을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는 훨씬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이 최악의 시나리오인 이란의 에너지·핵 시설 공격은 피하면서 브렌트유는 월요일 한때 6.4% 급락해 배럴당 71달러대로 10월 1일래 저점으로 밀렸다. WTI 역시 6.8% 떨어져 67달러 선마저 하회했다. BOK Financial Securities의 트레이딩 담당 수석 부사장인 Dennis Kissler는 석유 생산시설이 피해를 입어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실질적인 공포는 거의 사라졌다”며, 트레이더들이 다시 수요 부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드러켄밀러 등 월가 거물들, AI 시장 리서치 회사에 투자

스탠리 드러켄밀러와 그렉 코피, 토마스 피터피 등 금융계 거물급 인사들이 인공지능(AI) 시장 리서치 회사인 리플렉시비티(Reflexivity)의 3000만 달러 펀딩 라운드에 참여했다. 이는 월가가 AI 트렌드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최신 사례다. 토글 AI(Toggle AI)에서 사명을 바꾼 리플렉시비티는 이번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제너럴 캐털리스트와 소프트뱅크 라틴 아메리카도 참여했다고 밝혔다. 헤지펀드 매니저인 드러켄밀러와 코피는 이전에도 밀레니엄 매니지먼트의 이지 잉글랜더와 함께 이 회사에 투자한 적이 있다.

리플렉시비티는 4만개 이상의 주식, 채권, 원자재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으며, 트레이딩 통계 및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와 같은 정형 및 비정형 데이터를 모두 수집하는 거대 언어 모델(LLM)을 사용한다. 고객 중에는 밀레니엄과 소로스펀드 매니지먼트 등이 포함되어 있다. 리플렉시비티는 또한 재귀성이란 가설을 의미한다. 이는 투자자들의 시장에 대한 인식이 해당 자산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는 다시 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론으로, 펀드 매니저인 조지 소로스가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JP모간은 AI 전력 수요로 인해 미국의 용수 공급이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사 관련 문의: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