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11월도 50bp? BOJ 인상신호 주목

김대도서은경 기자
금리 인하 주기를 과감하게 시작하며 정책을 실기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준 연준이 세계 각국의 통화정책 지형도를 바꾸어 놓고 있다. 미 경제가 여전히 좋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일단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모습이다. 뉴욕증시는 연준 빅컷에 따른 연착륙 기대에 힘입어 랠리를 펼쳤고, S&P 500 지수는 1.7% 점프해 올 들어 39번째 신기록 경신을 달성했다. 비트코인은 한때 6% 넘게 뛰었다. 오늘 일본은행(BOJ)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번 매파 BOJ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 시장이 요동쳤던 대혼란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연준의 50bp 인하 직후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추가 금리 인상 신호를 포함해 향후 정책 경로를 어떻게 전달할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레바논에서 발생한 호출기 및 무전기 폭발로 사망자 수가 37명으로 늘고 수천명이 부상당하면서 이번 공격의 주 타겟이 되었던 헤즈볼라 무장세력과 이스라엘 간의 전면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배후 세력으로 지목된 이스라엘측은 통상 관례대로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지만 최근 며칠 사이에 레바논과의 국경 지대에 군대를 추가 배치했다. 당장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거의 없지만 Yoav Gallant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헤즈볼라가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목요일 말했다. 이번 폭발 사태는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에 대해서도 심각한 경고음을 울렸다. 한편 유럽연합(EU)과 중국은 EU의 전기차 관세 부과를 피할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협의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다음은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빅 컷 명중시킨 JP모간..고용 악화시 11월도 50bp 인하 전망

주요 월가 은행 이코노미스트들 가운데 유일하게 연준의 9월 50bp 인하를 명중시킨 JP모간은 또 다른 50bp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미국 노동 시장의 약화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JP모간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Michael Feroli는 11월 추가 50bp 인하를 주장하고 있지만 그 견해는 향후 고용 지표에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8월 2일부터 전일 FOMC 회의에서의 50bp 인하를 예상했으며, 씨티그룹이 50bp 인하 베팅을 포기한 이후에도 이를 고수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JP모간의 금리 스트래티지스트들은 9월 고용지표가 방향성을 제시할 때까지 미국채 금리는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채 3년물과 30년물 간의 금리 스프레드 확대 베팅에 대한 권고는 끝냈지만 다음 고용 데이터 발표시기가 가까워지면 스티프닝 거래를 다시 시작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Feroli는 연준의 금리 결정 후 투자자 메모에서 “당사는 여전히 점도표보다 빠른 금리 정상화 속도를 기대하고 있다”며 “11월 초에 있을 다음 회의에서 50bp 인하 예상은 지금부터 그 사이에 발표될 두 건의 고용데이터에서 추가 둔화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토대로 한다. 대신 고용 지표가 괜찮게 나온다면 올해 남은 두번의 회의에서 각각 25bp 인하를 한다는 FOMC의 골디락스 시나리오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고 말했다. 한편 골드만삭스의 Jan Hatzius 등은 올 11월부터 내년 6월까지 연속적인 25bp 인하 행진을 내다봤다. 다만 11월의 경우 25bp와 50bp 인하 가능성이 “박빙”이며, 결정타는 다음 두 번의 고용지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가 주요 은행들이 전망한 연준의 향후 금리인하 경로

월가의 주요 대형 은행들은 연준이 향후에 금리를 얼마나 빨리, 얼마나 큰 폭으로 인하할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모습이다. 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은 연말까지 약 70bp 추가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내년 9월까지 약 200bp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연준 인사들은 전일 점도표에서 중앙값 기준 연내 추가 50bp 인하를 예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이코노미스트와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올 4분기 총 75bp, 내년 125bp 인하를 전망했고,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들은 11월 50bp, 12월 25bp 추가 인하를 예측했다. 2025년에는 25bp씩 추가 인하로 최종 금리가 3%~3.25%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바클레이즈 이코노미스트들은 11월과 12월에 각각 25bp 인하 뒤 내년에 25bp씩 3차례 추가 인하해 내년 말이면 3.50%~3.75%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도이치뱅크 이코노미스트들은 2025년 3월까지 25bp씩 내린 뒤 분기별 인하로 속도를 전환하여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가 3.25%~3.5%에 이를 것이라는 기존 견해를 유지했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11월부터 내년 6월까지 25bp 연속 인하 행진으로 기준금리가 3.25%~3.5%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간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와 스트래티지스트는 연준이 올해 두 번, 내년 상반기에 네 번으로 25bp 인하를 연쇄적으로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TD증권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추가 50bp 인하 기준이 더 높아질 것이라며, 올해 두 차례 25bp 인하와 2025년 각 회의마다 25bp 인하를 예상했다. 웰스파고의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연준이 인하 주기의 첫 해에 경착륙 시나리오에서는 최대 350bp, 연착륙 결과에서는 150bp 인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 빅컷 이후 BOJ 정책 결정 관전 포인트…추가 인상 신호 주목

BOJ 통화정책 인사들은 최근 발언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BOJ 예상대로 흘러갈 경우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동시에 우에다를 포함해, 9명의 금정위 인사 중 6명은 7월 회의 이후 발언에서 불안정한 금융 시장을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이번 주 금리인상에 나설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9월 이후의 경우 BOJ 위원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해 정책 전망이 다소 불투명하다. 전일 연준이 마침내 금리 인하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글로벌 완화 주기의 모멘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올해 BOJ가 다시 금리를 인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프라이싱하고 있다. 그렇지만 블룸버그 설문에 응답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약 70%는 12월까지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예측한 바 있다.

통상 BOJ의 정책 성명서는 정오 즈음에 나오고, 총재는 오후 3시30분에 기자회견을 한다. BOJ 금정위에서의 관전 포인트는 우선 10월 또는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힌트다. 총재는 일본 경제가 BOJ 전망에 부합하고 있고, 최근 엔화의 극적 반전 이후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후퇴했다고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변동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BOJ는 시장 모니터링의 중요성 등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 연준과 미 대선 등의 이벤트 속에 당국이 얼마나 오랫동안 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지도 중요하다. 우에다는 9월27일 집권 자민당의 총재 선거의 잠재적 영향에 대해 질문 받겠지만 물가 안정에 적합한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원론적인 답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영란은행 금리동결…물가압력 지켜보며 점진적 인하 경로 제시

영란은행(BOE) 통화정책위원회가 8대 1로 기준금리를 5%에 동결했다. 8월 인하 이후 9월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완화정책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경고장을 보낸 셈이다. 앤드류 베일리 총재는 성명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경로는 물가 압력이 계속 완화되는 데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너무 빨리 또는 너무 많이 인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시장 전망에 부합하는 것이지만, 연준의 50bp 빅컷 여파 속에 파운드-달러 환율은 장중 0.8% 가까이 올라 2022년 3월 이후 고점을 경신했다. 머니마켓의 베팅은 올 12월까지 41bp 인하로, BOE 발표 전 50bp 대비 후퇴했다. 영국 길트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3.91%로 6bp 상승했고, 2년 금리는 3.94%로 4bp 올랐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Dean Turner 수석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침체 조짐이 거의 보이지 않는 경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정책 입안자들은 시간이 충분하다면서, 11월에 두 번째 금리 인하를 내다봤다.

글로벌 통화정책 여유

연준의 과감한 완화 결정에 연준에 앞서 깜짝 금리 인하를 단행한 인도네시아처럼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재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특히 신흥국은 환율 압박이 감소했고, 금융 안정성과 같은 다른 고려사항이 작용하고 있지만 한국과 인도에서도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바꿀 여지가 확대됐다. 아일랜드 중앙은행 부총재를 역임한 EFG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Stefan Gerlach는 “연준의 50bp 인하는 다른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시장 참여자들은 미 경제가 둔화되고 있으며 어쩌면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도 10월 회의에서 올 들어 3번째 금리 인하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금리 변화는 2021년 이후 유럽에서의 금리 결정에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됐다. IIF 수석 이코노미스트 Marcello Estevao는 “ECB가 연준과 독립적으로 결정을 내리더라도 연준과의 금리 차이는 유로 지역의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지 않으면 유로화의 평가절상이나 수출 감소, 경기 약화, 디스인플레이션 충격 등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달러 페그 체제인 페르시아만 국가들과 홍콩 등은 연준의 보폭에 맞춰 금리를 인하했다. 남아공 중앙은행은 4년만에 처음으로 25bp 인하를 단행했다. 자유변동환율제를 도입한 신흥국들의 정책 전망은 분명치 않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이들 역시 과거에는 종종 연준을 추종했으나, 현재 경기 주기에서는 연준의 나침판 역할이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기사 관련 문의: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