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도、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의 7월 일자리 수가 2021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고 해고마저 늘면서 연준의 통화정책에 결정적인 재료가 될 노동시장의 둔화 증거를 더했다. 이에 스왑시장은 올해 남은 세번의 FOMC에서 총 100bp 넘게 금리 인하를 프라이싱했고, 9월 50bp 인하 가능성을 30% 이상으로 높였다. 미국채 2년물 금리가 한때 11bp 가까이 급락해 10년물을 잠시 하회하면서 시장이 요동쳤던 지난 8월 5일에 이어 2022년래 두번째로 장단기 금리 역전의 해소를 시도했다. 달러-엔 환율은 전일에 이어 또다시 장중 한때 1% 넘게 후퇴해 한달 전과 같은 숏스퀴즈가 우려된다. 뉴욕증시의 경우 기술주 중심의 매도세는 일단 멈췄지만 미국 8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방향을 탐색하는 모습이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두 책무가 2021년 이후 처음으로 균형을 이루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직 인플레이션에 대한 승리를 선언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준 베이지북은 최근 몇 주 동안 미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경제 활동이 보합세를 보이거나 위축되었다고 전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간밤 세번째 25bp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추가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제유가는 OPEC+가 10월 증산 계획을 보류하는데 거의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요국 경제 둔화에 따른 수요 약화 우려에 브렌트유 기준 4거래일째 하락해 배럴당 72달러대로 연저점을 경신했다. 한편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는 연간 소득 100만 달러 이상의 부유층에 대해 현행 20%인 자본이득세를 28%로 제안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저지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7월 구인건수, 2021년 1월래 최저치…9월 50bp 인하 기대
현지시간 수요일 발표된 미 노동통계국의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7월 구인 건수는 하향 조정된 6월의 791만 개에서 767만 개로 감소했다. 이는 이코노미스트 대상 블룸버그 설문의 모든 예상치보다 낮으며, 이들은 중앙값 기준 810만 개를 기대했었다. 레저 및 접객업에서 해고가 많아진 영향에 해고 건수는 2023년 3월 이후 최대치인 176만 건으로 증가했다. 반면 채용 건수는 2020년 4월래 최저 수준에서 약간 회복하는데 그쳤다.
연준이 면밀히 주시하는 실업자 1명당 일자리 수는 1.1개로 줄어 3년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22년 정점에 달했을 때는 이 비율이 2대 1이었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Neil Dutta는 9월에 25bp 인하에 그칠 경우 7월에 인하를 건너뛰면서 나타났던 시장 역학 관계가 다시 발생할 위험이 있다며, “반드시 해야 할 때가 아니라 가능할 때 50bp 인하를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TG Pactual Asset Management US는 연준이 어쩌면 더 빨리 움직여야 하고 심지어 50bp 인하 결단을 내려야만 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BMO Global Asset Management는 미국 노동시장 약세 증거가 상당해 9월 50bp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일단 50bp로 시작할 경우 1차례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中 제조업 이어 서비스업도 우려 확대…모기지금리 인하 검토
중국의 서비스업 활동이 예상보다 더 부진해지면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에 대한 성장 우려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8월 차이신 중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 지수(PMI)는 51.6으로 전월 52.1에 비해 떨어졌다. 블룸버그가 설문조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 중앙값은 51.8이었다.이번 조사 결과는 중국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을 다시 확인시켜줬다. 앞서 나온 공식 8월 PMI 데이터를 보면 요식업부터 관광업까지의 서비스 산업은 기준선인 50에 근접하면서 위축 위험이 높아졌다. 제조업 PMI는 이미 넉달째 50을 밑돌았고 전망치도 하회했다. Wang Zhe 차이신 인사이트 그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서비스업 분야의 경쟁이 여전히 치열해 가격 인하를 통한 매출 증대가 기업들의 우선 순위가 됐다”며, “설문에 참여한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채용에 신중을 기하고 있으며 이는 노동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화된 부동산 위기로 위축된 서비스업을 되살리기 위해 중국 정부는 단편적인 조치를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금융 당국은 미상환 모기지의 금리를 약 80bp 인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중국 당국은 66조 달러에 달하는 금융 시스템을 보호하는 동시에 타격을 입은 부동산 시장과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금리를 너무 공격적으로 낮추면 가뜩이나 어려운 은행에 압박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6월 말 기준 은행의 순이지마진(NIM)은 사상 최저치인 1.54%까지 하락했다. 이는 적정 수익성을 유지하는 문턱인 1.8%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골드만삭스 ‘2025년까지 한국의 WGBI 편입 미뤄질 것’
골드만삭스는 국채통합계좌 이용이 아직 저조하다는 점을 들어 한국 국고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시점이 올해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골드만의 Danny Suwanapruti 애널리스트 등은 투자자노트에서 “유로클리어 활용성이 지수 편입의 핵심 요소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부분에서 여전히 많은 진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 시기가 2025년까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국은 글로벌 채권 투자자들이 국내 은행에 별도의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 기존 계좌를 이용해 국고채에 투자할 수 있는 국채통합계좌 시스템을 유로클리어 청산소와 함께 도입했다. 하지만 골드만은 여전히 장벽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유로클리어 플랫폼에서 거래/결제하기 전에 한국 당국으로부터 세금 면제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실제 유로클리어에서 결제하는 건수가 상당히 적다는 게 투자자들의 피드백”이라고 전했다. FTSE 러셀의 WGBI 지수 검토는 10월 8일 미국 시장이 마감된 후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바클레이즈 역시 한국의 WGBI 편입은 내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주가 급락’ 엔비디아 고통의 끝은 어디..100달러에서 반등 견해
전일 10% 가까이 주가가 급락한 엔비디아의 고통의 끝을 찾기 위해 트레이더들이 차트를 샅샅이 뒤지고 있다. 프리덤 캐피탈 마케츠의 수석 글로벌 스트래티지스트 Jay Woods는 종가 기준으로 8월 저점 부근인 100달러마저 무너질 경우 적어도 기술적인 측면에서 상황이 바뀌었음을 의미한다며, 100달러쯤에서 저가매수 시도가 나오면서 잠시 횡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8월말 이후 이어진 매도세는 높은 시장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실적에 의해 촉발된 측면이 있다. JP모간 등이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엔비디아가 미국 법무부 반독점 조사의 일환으로 소환장을 받았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엔비디아는 이를 부인했다.
Evercore Wealth Management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Michael Kirkbride는 엔비디아 주가에 대해 장기적으로 긍정적 견해는 유지하면서도 당장 호재를 기대할 만한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거래 공백이 발생하면 본질적으로 매우 단기적인 시계에서 생각 없이 먼저 ‘지르고 보는’ 시장이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종가 기준 6월 고점 136달러 대비 27% 하락하는 조정 국면에 들었다가 낙폭을 상당부분 회복해 130달러까지 되돌리기도 했다. 화요일 JP모간자산운용의 시장 및 투자 전략 회장 Michael Cembalest는 AI에 대한 막대한 지출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AI 모델을 학습하는 오픈 AI와 같은 고객뿐만 아니라, 향후 12~18개월 내에 보다 광범위한 기업 고객 수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BlackRock Investment Institute를 이끄는 Jean Boivin은 데이터 센터 구축과 처리 용량 확대는 일반적으로 수 년이 걸린다며 투자자의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상 드러난 T+1 결제일 변화..‘모든 영역에서 예상보다 큰 영향’
5월말부터 시행된 미국 주식 결제일을 거래일 다음날로 앞당기는 ‘T+1’ 체계가 그동안 알려진 것처럼 마냥 순조롭지만은 않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씨티그룹은 약 500명의 시장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추가 자동화 및 인력 충원 등 T+1 전환 과정의 33%는 아직 진행 중이며 2025년에 완료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자금 조달부터 인력, 증권 대여, 실패율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이 당초 예상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 예산이 전용되고 중요하지 않은 프로젝트는 지연됐으며 필수 자원은 빌려왔다”고 말했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은행과 중개업체의 절반 이상이 회사의 직원 수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는 고객 업무에서 시작된 대량의 수동 처리 및 예외 사안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응답자의 약 38%는 근무일을 주요 거래 프로세스에 맞추기 위해 직원을 재배치하고 있으며, 주로 외환 및 자금조달 팀에서 직원 이동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밤중에 결제 및 조달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유럽이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브로커와 수탁은행에 미친 최대 파장은 대략 30% 감소한 청산 증거금이었으며, 셀사이드의 약 80%는 이번 전환이 비즈니스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바이사이드의 46%는 미국 주식의 T+1 체제와 유럽 및 글로벌 통화시장의 표준인 T+2 사이에서 상당한 자금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답했다. 씨티는 “2027년으로 전망되는 유럽의 T+1 전환 물결이 다음 단계의 시장 변화를 촉발할 것으로 시장이 예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기사 관련 문의: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