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전망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소식들이 전해졌다. 올해 3월까지 1년간의 미국 고용자 수의 증가세가 종래 발표치보다 훨씬 낮은 것이었을 수 있다는 것이 어제 발표된 연차 벤치마크 개정 속보치에서 나왔다. 또 7월30일-31일 열린 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이 7월 인하가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시장은 이제 9월 인하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로 50bp 인하 전망도 다시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이에 화요일 최근 랠리 행진을 멈췄던 뉴욕증시는 어제 다시 올랐다. 미국채도 강세를 나타냈다.
연준보다 먼저 금리 인하를 시작한 유럽중앙은행(ECB)에서는 정책위원이자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인 파비오 파네타가 앞으로 추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유럽연합(EU)의 자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 조치 이후 EU 지역에서 수입하는 유제품을 대상으로 반보조금 조사에 착수하며 맞불을 놨다. 한국은행은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리 동결 전망이 압도적인 가운데, 인하쪽 소수 의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 고용자 수, 2009년 이후 대폭 하향 수정
올해 3월까지 1년간의 미국 고용자 수 증가폭이 종전 발표치보다 훨씬 낮은 것이었을 수 있다는 점이 어제 발표된 연차 벤치마크 개정 속보치에 의해 드러났다. 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연차 벤치마크 개정 속보치에 따르면, 3월까지 1년간 비농업 고용자 수는 기존 데이터에 견줘 81만8000명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1개월당 약 6만 8000명이 줄어드는 셈으로 하향 수정폭은 2009년 이후 최대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대체로 하향 조정을 예상하고 있었고 일부에서는 최대 100만 개의 일자리 하향 수정이 있을 것이란 견해도 있었다. 벤치마크 개정의 최종 수치는 2025년 초에 발표된다. 벤치마크 개정은 매년 진행되지만, 올해는 특히 노동시장이 초기 데이터 발표보다 빠른 속도로 냉각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지 않았는지에 대해 시장과 연준 관찰자들이 주목하고 있었다. 시장과 이코노미스트들이 고용에 대한 우려를 강화한 것은 이달초 7월 고용 통계가 발표된 이후다. 7월 통계는 약한 고용증가 속도와 실업률의 4개월 연속 상승으로 경보를 울린 모습이지만 신규 실업보험 신청 건수와 구인 건수는 보다 완만한 감속을 시사하고 있다.
美고용 데이터 수정 이후 목소리 높이는 9월 50bp 인하론자들
미국 고용통계의 연차 벤치마크 개정 데이터 발표 이후 미국채가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착수한다는 견해가 강화됐다. 어제 예정보다 30분 이상 늦게 발표된 개정 데이터속보치에 따르면 3월까지 1년간 고용자 증가는 81만 8000명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정책 전망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한때 6.8bp 하락한 3.91%이 됐다. 10년물은 3bp 떨어진 3.77%로 내려왔다. Curvature 증권의 채권거래 책임자 Thomas di Galoma는 “이번 하향수정으로 연준에 있어서는 9월에 금리인하를 해야 할 이유가 또 하나 늘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번 데이터 발표로 인해 9월 50bp 인하로 기울고 있다. 연준은 첫 발걸음으로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통해 시장을 안심시키고 싶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스왑시장에서는 미국 금리 인하가 9월부터 시작돼 연내 금리 인하 폭이 약 100bp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 9월 회의의 예상 금리 인하 폭은 25bp이며, 약 20%의 확률로 50bp의 금리 인하를 전망하고 있다. SMBC 닛코 증권의 Joseph Lavorgna는 “2024년 3월 이후 고용 지표가 약해졌기 때문에 이번 소식은 최초 금리 인하가 25bp가 아닌 50bp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지지하는 다른 이유다”라고 말했다. 에버코어 ISI의 Krishna Guha는 “제약적 정책 하에서 노동시장이 약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이 바람직한 수준보다 더 확대되지 않도록 적시에 금리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연준의 평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과거 경험으로 볼 때 기준금리 조정 시점을 최근 몇 달로 기계적으로 추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대신 연준 관계자들은 실시간 지표가 실제 고용 증가폭을 과장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FOMC 의사록 “몇몇 위원들 7월 금리 인하 필요성 인정”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7월 30-31일 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은 금리를 인하해야 할 타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던 것으로 한국시간 오늘 새벽 공개된 의사록을 통해 나타났다. 해당 회의에서는 금리 동결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은 최근 인플레이션 진전과 실업률 상승이 (이날) 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25bp 낮추는데 타당한 근거를 제공했다고 지적하거나 그러한 결정을 지지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대다수 위원들은 경제 지표들이 계속해서 예상대로 나온다면 다음 회의에서 정책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는 문구도 실렸다.
이번 의사록 내용은 차입 비용이 약 20년 만에 높은 수준에 있지만, 인플레이션과 고용 목표 달성에 대한 위험은 이제 거의 비슷해졌다는 견해가 당국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참가자 과반수는 고용 목표에 대한 리스크가 높아졌다고 발언했고, 여러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한 리스크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또한 “일부 참가자는 노동 시장이 추가로 점진적으로 둔화되면 더 심각한 악화로 전환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는 내용도 나왔다.
ECB 파네타 “추가 금리 인하 기대하는게 현실적”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이자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인 파비오 파네타가 앞으로 추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21일 이탈리아에서 “우리가 통화 정책 완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는 인식도 나타냈다.
이 같은 파네타 위원의 발언은 ECB의 여름 휴가 기간중 정책위원들 입에서 처음 나온 것으로, 다음 금리 결정을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나온 것이다. 지난 6월 금리 인하에 첫 발을 내딘 ECB는 오는 9월 회의에서 인플레이션이 두 번째 금리 인하를 허용할 만큼 충분히 완화되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中, EU산 유제품 대상 반보조금 조사..무역갈등 고조
중국이 유럽연합(EU)에서 수입하는 유제품을 대상으로 반보조금 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양측간 무역의 새로운 분쟁 사례다. 중국 상무부는 어제 성명을 통해 신선 치즈와 가공 치즈를 포함한 여러 유제품이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식 수치에 따르면, 지난해 EU의 중국에 대한 유제품 수출액은 17억 유로(19억 달러)에 달했다. 이번 조치는 전기 자동차를 시작으로 돼지고기와 코냑 등으로 확산된 보조금에 대한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초 EU는 중국의 보조금으로 인해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유럽 기업들에 비해 불공정한 비용 우위를 갖게 됐다고 판단하고, 중국에서 수입된 배터리 전기차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바 있다. EU는 20일, 이 수입 관세를 진행할 계획이란 점을 밝혔으며 중국산 테슬라 자동차에 대한 관세도 발표했다.
한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Olof Gill 대변인은 EC가 중국의 조사에 주목하고 “EU 유제품 산업의 이익을 확고히 방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조사가 관련 세계무역기구 규정을 준수하도록 적절하게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네덜란드와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에서 유제품을 수입하지만 최대 수입 지역은 뉴질랜드다.
— 이 기사에 대한 문의: 이경호 기자 klee1072@bloomberg.net, 김대도 기자 dkim640@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