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연준 의사록
연준 위원들은 이달 초 정책회의에서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 기조로 의견을 모으는 동시에 “많은” 위원들이 현재의 통화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낮출 만큼 충분히 제약적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현지시간 수요일 오후 공개된 5월 1일 끝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정책이 “적절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여러 위원들이 필요시 정책을 더 긴축할 의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참석자들이 1분기 실망스러운 인플레이션 수치를 지적했다”며,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얻으려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다고 의사록은 전했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일 조짐을 보이지 않을 경우 금리를 보다 오랫동안 현 수준에 동결하고, 반대로 노동 시장 여건이 갑자기 악화될 경우 정책의 제약 수준을 줄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연준 위원들은 정책이 전반적으로 제약적이라고 보았지만, 고금리 효과가 과거에 비해 약해지고 장기 중립 금리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높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의사록은 “많은 참석자들이 제약의 정도에 대한 불확실성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양적긴축와 관련해 거의 모든 참석자들이 속도 조절에 지지를 표명했지만, “소수의” 연준 위원들은 기존 속도를 유지하거나 미국채 축소 한도를 월 60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로 줄이기로 한 결정에 대해 더 높은 한도를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 CEO 솔로몬 ‘올해 연준 금리 인하 없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정부 지출 덕분에 경제가 회복탄력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연준이 올해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보스턴 칼리지 주최 행사에서 “아직 금리 인하를 단행할 만한 데이터를 보지 못했다”며 현재 “제로컷”(zero cut, 금리 인하 없음)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대한 투자 역시 미국 경제가 연준의 통화 긴축을 잘 버틸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압박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는 증거로 맥도날드와 오토존의 최근 실적 보고서를 예로 들었다.
미국의 중산층을 상대하는 기업의 경영자들은 이미 소비자 행동의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며, “인플레이션은 단순히 명목적인 게 아니라 누적되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게 더 비싸졌다. 소비자들이, 즉 일반 미국인들이 이를 느끼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소비자 행동의 변화는 6개월 전에 비해 “실질적이고 뚜렷한” 경기 둔화의 위험을 높인다고 그는 주장했다. 솔로몬은 또한 지정학적 취약성을 언급하며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솔로몬은 3월에 인플레이션이 시장 예상보다 끈질긴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경고했고, 이달 초엔 미국 경제가 “꽤 잘 돌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골드만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2차례 연준 금리 인하를 전망하면서 그 시점을 7월과 11월로 내다봤다.
포센 PIIE 소장 ‘연준, 내년에 금리 올려야 할수도’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뚜렷해지는 미국 경기 둔화를 감지하기 시작했다. 그 근거로 일부 소매업체의 부진한 실적과 구인건수 감소, 인력 정리해고 등을 제시한다. 대표적 대형할인점인 타겟은 4분기 연속 동일점포매출 감소에 주가가 장중 한때 10% 넘게 급락했다. 그러나 아담 포센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은 이같은 판단이 틀렸다는 입장이다. 그는 블룸버그 TV Surveillance에 출연해 소비 지출과 고용이 실제로 얼마나 약화되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올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승리하든 간에 2025년에 인플레이션적인 재정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은데 반해 투자자들이 이를 제대로 내다보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차기 행정부가 적극적 재정정책을 펼칠 경우 연준은 내년에 다시 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포센은 경고했다. “어느 쪽이든 2025년에는 지속 불가능한 호황을 맞이하게 되고 결국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바이든과 트럼프가 각자 자신이 추구하는 어젠다를 위해 두 사람 모두 재정 고삐를 느슨하게 풀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내년 일몰 예정인 2017년 감세안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 재정 압력을 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상보다 강한 영국 인플레이션에 6월 BOE 금리 인하 기대 꺾여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지난달 시장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트레이더들이 6월 금리 인하 기대를 접는 분위기다. 시장이 심지어 9월까지도 영란은행(BOE)의 25bp 인하를 100% 확신하지 못하면서 파운드는 유로화 대비 장중 한때 0.4% 넘게 올라 2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비 2.3%으로 거의 3년래 최저치를 기록하며 이전치 3.2%에 비해 크게 둔화됐지만 블룸버그 설문 이코노미스트 전망치 중앙값인 2.1%에는 미치지 못했다. CPI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5.9%로 시장 예상치 5.4%를 크게 상회했다. CPI 발표 후 골드만삭스는 BOE 첫 금리 인하 예상 시기를 6월에서 8월로 변경했다. “강한 4월 CPI 수치로 6월 인하는 가능성이 낮아졌다”며, “8월이면 두번 더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월간 지표가 나오고 인플레이션의 진전이 예상됨에 따라 첫 인하를 기대할 수 있다”고 골드만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역시 4월 헤드라인과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모두 예상보다 높게 나옴에 따라 6월 인하 가능성이 물건너갔다며, 완화 주기가 8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국 기존 주택 판매, 2개월째 감소
미국의 기존 주택 판매가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기록적인 집값과 높은 차입 비용이 주택시장에 여전히 부담을 주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현지시간 수요일 발표된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 자료에 따르면 4월 기존주택 매매 계약은 전월비 1.9% 감소한 연율 414만채로, 블룸버그 설문 이코노미스트 추정치 중간값인 423만 채를 하회했다. 3월치는 3.7% 감소로 수정됐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 Lawrence Yun은 “4월 주택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은 주택 소유자들에게 매우 좋은 소식”이라며, 다만 “주택 재고가 늘어나면서 가격 상승세는 둔화될 전망”이라고 보도자료에서 분석했다.
주택 수요는 작년 10월에 13년래 저점에서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반면 재고가 크게 늘지 않으면서 호가가 높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2021년 초만해도 주택매매가 지금에 비해 200만 건 이상 많았고, 모기지 금리는 3% 정도에 불과했다. 연준이 물가가 확실히 잡힐 때까지 금리 인하를 서두를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한 가운데 모기지은행협회 집계 결과 모기지 금리는 7주 연속 7% 위에 머물고 있다. 현재 매매 속도라면 시장에 나온 주택 매물이 모두 소화되기까지 3.5개월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5개월 미만일 경우 시장이 타이트하다고 판단한다. 기존주택 판매 가격은 중간값 기준 전년비 5.7% 오른 40만7600 달러로 1999년 자료가 집계된 이래 4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신규주택의 경우 재고가 늘고 건축주들이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연간 기준으로는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