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3월 PCE 근원물가 0.3% 상승
연준이 선호하는 미국의 기저 인플레이션 지표가 3월에도 빠른 속도로 상승함에 따라 지속적인 물가 압력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전월비 0.3%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전년비로는 2.8%에 머물러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다. 전체 PCE 물가지수 역시 전월비 0.3% 올랐고, 전년비로는 2.7%로 이전치 2.5%에 비해 높아졌다. 실질 개인소비는 0.5% 늘었다.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이 가팔라지고 가계지출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시장에선 연준 위원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올해 말이나 심지어 그 이후로 미룰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JP모간 수석 이코노미스트 Bruce Kasman은 “경제가 고금리를 매우 잘 버티고 있고 동시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연준이 긴축을 하진 않겠지만 당분간 인하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매달 인플레이션 상승 속도를 설명하는 특이 요인이 있지만 물가 지표 내용을 분석해 보면 앞으로도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4월 최종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가 시장 예상과 달리 77.2로 하락해 소비자들의 경제와 가계 재정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지는 분위기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2%를 기록해 작년 11월래 최고치로 가팔라졌고, 5년-10년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 역시 5개월래 고점인 3.0%으로 높아졌다.
BOJ 실망에 엔화 날개없는 추락
엔화는 올 들어 거의 11% 하락해 주요 10개국 통화 중 달러대비 가장 큰 폭으로 절하됐다. 정책입안자들은 계속해서 엔화의 과도한 약세 진행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해왔고, 스즈키 순이치 재무상은 필요할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다시 한번 경고했다. Saxo Capital Markets의 Charu Chanana는 “BOJ가 또다시 시장에서 가장 비둘기파적인 예상마저 놀라게 할 정도로 비둘기파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우리는 엔화 매도를 멈출 당국 개입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조율되지 않고 매파적 정책 메시지가 수반되지 않을 경우 어떤 개입도 헛수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t James Place Management의 최고투자책임자인 Justin Onuekwusi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약세”라며, “확실히 이정도 약세는 우려스럽다. 엔화가 너무 간 것 같다”고 진단했다. BOJ 정책 발표를 앞두고 트레이더들은 엔화 숏 포지션을 확대해,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들의 엔화 약세 베팅이 18만4180계약으로 CFTC가 해당 자료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주요국 중앙은행 금리인하, 기존 인상폭의 절반도 못미칠 듯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정책 완화가 지난 2년 동안 강행했던 금리 인상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추정에 따르면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은 기준금리를 총 1475bp 인상했으나 내년 말까지 기껏해야 575bp 인하에 그칠 전망이다. 미국에서 실망스러울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높게 나오고 경제활동도 예상보다 활발한 모습을 유지함에 따라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 전망이 상당히 바뀐 영향이다.블룸버그 이코노믹스 분석 모델에 따르면 지난 11월 당시 미국채 10년물 금리의 올해말 전망은 4.1%이었으나 현재는 4.4%로 높아졌다. 현재 4.65%보다 소폭 낮은 수준으로, 그만큼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셈이다. 통화정책 피봇은 언제나 그 시기를 맞추기 어려웠지만, 특히 팬데믹에 따른 혼란과 2020년 봄 이후 전개된 전례 없는 대규모 부양책으로 인해 더욱 힘들어졌다고 구겐하임 파트너스 투자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앤 월시는 지적했다. 대개는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후 18개월-24개월 후면 경제가 침체에 빠졌으나 이제 그 기간이 연장되었다고 주장했다.
유로존 디스인플레이션 정체…스위스 물가충격 경고
유로존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올해 들어 처음 멈춰선 듯 보인다. 블룸버그 설문조사 결과 이코노미스트들은 중앙값 기준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월과 같은 2.4%(전년비 기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지표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와 함께 30일 발표된다. GDP 성장률은 전기비 0.1%로 예상된다.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달 정책 결정에서 경제가 약하지만 인플레이션 경로 중에 일시적 “요철”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고한 바 있다. ECB 위원들은 기저 물가 압력은 진정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6월 6일 정책회의에서 전례없는 긴축을 되감기 위해 기준금리를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한편 토마스 조단 스위스 중앙은행 총재는 글로벌 이벤트로 인해 스위스의 물가 안정이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지시간 26일 발언에서 “현재의 환경에선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태로, 새로운 충격이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의 전개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우리의 통화정책을 다시 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美지역은행 리퍼블릭 퍼스트 폐쇄…풀턴은행이 인수
미국 중소 지역은행 중 하나인 리퍼블릭 퍼스트 은행(Republic First Bank)이 결국 금리 상승 압력에 굴복해 현지시간 26일 규제 당국에 의해 폐쇄되었다. 대부분의 예금과 자산은 풀턴은행(Fulton Bank)이 인수했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펜실베이니아와 뉴저지, 뉴욕 주에 소재한 리퍼블릭 퍼스트의 32개 지점이 27일부터 풀턴은행 지점으로 문을 연다고 성명서에서 밝혔다. 필라델피아에 본사를 둔 리퍼블릭 퍼스트는 지난 1월 말 기준 약 60억 달러의 자산과 40억 달러의 예금을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퍼블릭 퍼스트 역시 작년에 무너진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 퍼스트 리퍼블릭과 같이 고금리로 대출 및 증권에 미실현 손실이 발생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FDIC는 작년에 리퍼블릭 퍼스트를 매각하려 했으나 투자자들이 3500만 달러의 현금 투입을 약속하면서 매각 절차가 중단됐다. 그러나 해당 합의가 올해 초 무산되면서 FDIC는 매각 시도를 재개했다. 이에 따른 예금보험기금 손실은 6억6700만 달러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5.1% 하락한 풀턴은행 주가는 장 마감 후 발표된 인수 소식에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7.9% 급등했다. 한편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가 이번주 내놓을 올 1분기 실적에서 새로 교체된 경영진이 신용 우려를 어떻게 잠재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