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中고통확산, 美경기 낙관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실망스런 경제지표와 대표적 그림자 금융인 중즈그룹(Zhongzhi Enterprise Group)의 유동성 위기, 대형 부동산개발업체 벽계원(비구이위안, Country Garden)의 디폴트 위험 등이 동시다발로 터지면서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한 신뢰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국 은행들이 월요일에 대출 우대금리를 1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중국인민은행(PBOC)의 강력한 위안화 방어 의지에도 이는 속도조절 노력일 뿐 PBOC의 추가 금리 인하를 막진 못할 것이라며 연내 추가 2차례 인하를 전망했다. 벽계원은 9월 4일 홍콩증시 대표지수인 항셍지수에서 제외된다.

뉴욕증시는 지난 금요일 장 마감 직전 대규모 옵션 만기 영향에 반등을 시도했지만, 빅테크주 매도가 이어져 나스닥 100 지수가 주간 기준 3주 연속 하락해 올해 들어 최장기 후퇴를 기록했다. 이번주 시장의 관심은 중국 외에도 잭슨홀 컨퍼런스에 쏠릴 전망이다. 연준 고위인사들과 해외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이는 잭슨홀에서 파월 연준의장은 미동부시간 기준 금요일 오전 10시 5분에 경제 전망에 대해 발언한다. 한편 미국 경기 낙관론과 연준의 매파적 기조 전망에 미국채 금리가 15년래 고점을 위협하고 있지만 JP모간자산운용과 Allianz Global Investors 등은 채권 강세론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중국발 고통확산

중국의 급격한 경기 침체가 대중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전망마저 어둡게 만들고 있어 글로벌 주식 투자자들이 고통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한때 올해 가장 유망했던 중국 관련 투자는 이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시스템적 위기로 번질 위험이 제기됨에 따라 골치거리로 전락했다. 아직까지 매도세는 중국 주식에 집중된 상태지만 유럽과 미국을 비롯해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중국 수요에 의존하는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캐터필러와 Dupont de Nemours등 여러 기업들이 최근 실적 발표에서 경종을 울렸다. 중국의 성장 전망치가 하향조정되면서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대중 의존도가 가장 높은 글로벌 기업들을 추적하는 MSCI 지수의 이달 하락폭은 MSCI 세계 지수의 두배인 약 10%를 기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S&P 500 지수가 4200포인트로 추가 4%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ayliant Global Advisors의 최고투자책임자인 Jason Hsu는 “솔직히 전 세계가 중국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글로벌 대기업들은 중국에서 판매를 하거나 부품을 공급받는다”며, “이들 기업들은 향후 12개월 동안 중국 매출을 유의미하게 하향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Gama Asset Management의 Rajeev De Mello는 중국 당국이 추가적 지원책을 내놓지 않는 한 “많은 자산군이 고통받을 것”이라며, 자신은 유럽 주식과 원자재 상품, 금, 신흥시장 통화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였다고 밝혔다.

중국 대출 확대 촉구

중국인민은행(PBOC)과 금융 규제 당국은 지난 금요일 은행권 임원들과 만나 대출을 확대하고 주택 모기지 정책의 조정 및 최적화를 촉구했다고 PBOC가 일요일 성명서에서 밝혔다. 경기 전망 악화에 대한 정책 당국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는 신호를 더한 셈이다. 중국생명보험과 증권거래소 임원들도 이번 회의에 참석했으며, 관계자들은 금융권과 지방 정부 부채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고 축소하기 위한 방안들을 논의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대형 국유은행을 중심으로 주요 금융기관들은 대출 실행을 늘리고 대출의 과도한 변동을 피해야 한다고 PBOC는 주문했다. 또한 규제당국과 금융기관이 협력해 지방정부 부채 관련 리스크를 줄이고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금융권은 지방정부융자기구(LGFV)의 부채 리스크를 예방하고 축소하기 위한 수단들을 확대하고 특정 지역의 “리스크 처리”를 가속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은행권에 대출을 늘릴 것을 거듭 촉구해왔다. 지난 7월 신규위안화 대출이 2009년래 가장 적은 규모의 월간 증가를 기록하면서 수요 부진에 따른 디플레이션 압력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위험이 제기됐다.

美경기 낙관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경제가 견조한 소비지출에 힘입어 내년까지 기존 전망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고 실업률은 소폭 상승에 그치면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생각보다 높게 오랫동안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의 8월 월간 설문조사에서 미국의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연율 1.8%로, 지난 7월 설문결과치 0.5%에 비해 상당히 높아졌다. 올 4분기의 경우 마이너스 성장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고, 올해 전체로는 평균 2%, 내년은 0.9% 성장을 예상했다.

8월 11일-16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68명의 응답이 포함되었고, 많은 경우 시장 예상을 상회한 7월 소매판매 보고서가 발표되기 전에 제출되었다. 인플레이션이 고용에 큰 타격을 주지 않고 점차 식어감에 따라 경기침체를 피해갈 수 있다는 낙관론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진 않는다 하더라도 보다 오랫동안 더 높게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은 내년 2분기로 지난 7월 추정치보다 3개월 늦췄다. 반면 미국채 금리의 경우 2025년 말까지 전망치를 상향조정해 2년물은 이번 분기말에 4.82%로 7월에 예상했던 4.65%에서 높였다.

루블화 약세에 자본통제 논의

루블화 환율이 지난 월요일 한때 1달러당 100루블선이 깨지자 러시아 당국이 긴급 구조작전에 나섰지만 동시에 이례적인 정부내 분열을 보여줬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화요일 긴급 통화정책 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이래 최대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는 5번째 임기를 노리고 있는 푸틴 대통령이 내년 3월 선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억제를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사전포석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올해 세계에서 가장 변동성이 심한 통화를 놓고 정책입안자들은 자본통제와 같은 급진적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좀처럼 시행 시기나 방법에 대해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수석경제고문인 Maxim Oreshkin은 루블화 약세와 인플레이션 상승이 러시아 중앙은행의 “소프트한” 통화정책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은 수출기업이 벌어들인 외화를 강제로 매도하도록 하는 방안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Commerzbank는 “러시아 중앙은행이 정부의 비난으로 코너에 몰려 이번에 금리를 올렸던 것처럼 보인다”며, 현재 러시아에서 유일하게 신뢰를 지키고 있는 기관이 정부의 요구에 순응했다는 점에서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고 진단했다.

한미일 안보 협력 

한미일 3국 정상이 전례없는 안보 협력을 구축해 신속한 정보 공유를 위한 핫라인과 연례 군사 훈련 실시 등에 합의했다. 이번 ‘캠프 데이비드 원칙’(Camp David Principles) 공약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수준의 상호방위 동맹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미-중간 갈등이 여전하고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이 각종 국내 이슈로 압박 받고 있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시간 금요일 워싱턴DC 인근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일 정상과 회의를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역사적 순간에 이 역사적 장소에서 만났다”며, “두 나라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철통과 같다. 이 3개국을 하나로 묶겠다는 나의 개인적 약속은 처음부터 진짜였다”고 말했다.

한미일은 3국간의 군사 협력을 전례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사이버 공격에 대한 정보 공유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바이든은 밝혔다. 특히 아태지역에서 중국의 공세와 북한의 핵무기 개발 등 공동 위협에 대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이 다시 당선될 경우 바이든 정책을 많은 부분 철회하겠다고 말해 이번 한미일 파트너십 강화 선언이 과연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