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디스인플레이션, 불러드 사임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의 주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됨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상이 거의 끝나간다는 베팅이 강화되면서 월가에선 디스인플레이션 트레이드가 화두로 등장했다. 대형 테크주 랠리에 힘입어 S&P 500 지수가 4500선을 돌파했고 나스닥 100 지수는 1.7% 넘게 올랐다. 공격적 긴축을 주장해왔던 매파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가 15년간의 연은 총재직을 사임하고 퍼듀대 경영대학원 초대학장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증시는 더욱 탄력을 받았다.

블룸버그 달러지수(BBDXY)는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주요 지지선을 테스트했다. 미국채 시장은 내년 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면서 2년물 금리가 한때 14bp 넘게 밀리는 등 불 스티프닝을 이어갔다. 7월 인상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지만,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이사는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끌어내리기 위해 연준이 7월을 포함해 올해 기준금리를 25bp씩 추가 2차례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디스인플레이션

미국의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전년비 0.1%로 시장 예상치 0.4%를 하회하며 2020년래 최저치로 둔화되었다. 전월비 역시 0.1%를 기록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 상승률은 전년비 2.4%, 전월비 0.1%로 진정되었다. 글로벌 공급망이 정상화되고 원자재 상품 가격이 안정을 되찾은데다 소비자들의 수요가 상품에서 서비스로 이동함에 따라 생산자 부문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게 후퇴하는 모습이다.

전일 소비자물가지수(CPI) 오름세가 시장 기대보다 더 큰 폭으로 냉각된데 이어 PPI마저 디스인플레이션 징후를 더함에 따라 수십년래 가장 가파르게 금리를 올려왔던 연준 위원들은 이제 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번 PPI 지표가 연준의 추가 인상이 단 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진단했다. 작년 가파른 상승세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PPI 상승률은 7월에 전년비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7월 8일 마감 주간에 1만2000명 줄어든 23만7000명으로 시장 예상치 25만 명을 하회해 노동시장의 회복탄력성이 유지되는 모습이다.

채권시장 인질론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 소식에 채권 강세론자들이 모처럼 활력을 되찾았지만 그들의 운명이 추상적이고 단정하기 힘든 소위 중립금리에 달려 있기 때문에 흥분을 다소 가라앉혀야 할 수도 있다. 미국채 강세론자들은 올해 초 연준이 공격적 긴축으로 정책금리를 중립 수준보다 높게 올린 뒤 곧 완화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에 부풀었다. 즉 낮은 장기 금리 시대가 되돌아오고 단기물 금리는 중앙은행의 연내 피봇으로 더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에 베팅한 것이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현재 3.8%대로 연초와 비슷한 수준인 반면 2년물과의 역전폭은 수십년래 가장 크게 벌어진 뒤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또한 올해 금리 인하 베팅은 모두 사라졌다. 골드만삭스 등 여러 시장 전문가들은 그동안 중립금리가 상승했다며, 연준 위원들이 결국 이같은 추세를 인정함에 따라 채권 강세론자들이 발을 헛디딜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인플레이션 조정 후 중립금리가 연준 컨센서스의 최대 4배라고 주장한다. TwentyFour 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Felipe Villarroel은 “사람들이 그동안 장기 연방기금금리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면서 그 고정치가 높아져 미국채 10년물 랠리의 여지가 더욱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CB 6월 50bp 인상도 거론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위원들이 지난 6월 회의에서 광범위한 컨센서스로 25bp 인상을 지지했지만,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위험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50bp 올리자는 의견도 거론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시간 목요일 공개된 의사록에 따르면 ECB 위원들은 근원 인플레이션이 두달 연속 하락한 사실에 대해 긍정적 신호로 평가했지만 터닝포인트를 확신하기엔 아직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진단했다. ECB는 기저 인플레이션이 5.4%로 2% 목표를 여전히 크게 상회함에 따라 7월말 정책회의에서 또다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고한 바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7월 25bp 인상은 거의 기정사실이고 9월 25bp 인상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며, 기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아 ECB가 조만간 인하로 돌아서기 보다는 얼마나 오랫동안 정점에서 금리를 유지할지에 포커스를 맞출 것으로 내다봤다. Ignazio Visco 정책위원은 ECB가 최종금리까지 그리 멀지 않았다고 진단했고, Yannis Stournaras는 7월 25bp 인상이 거의 기정사실이지만 “성스런 약속”은 아니라며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업 리파이낸싱 서둘러야

JP모간의 EMEA 레버리지 파이낸스 공동 책임자인 Daniel Rudnicki Schlumberger는 부채가 2024년에서 2026년 사이에 만기 도래하는 기업은 지금 리파이낸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과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축소로 인해 부채의 비용이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며, “리파이낸싱을 하지 않으면 리스크가 더 크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당신이 올해 리파이낸싱을 한다면 상당히 똑똑해 보일 수 있다”면서, 최근 리파이낸싱 딜 거래가 늘고 있는 이유는 “스마트한 돈은 지금이 리파이낸싱 하기에 나쁜 시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FO들은 현재 리파이낸싱 비용이 부담스럽다고 말하지만 실제 스프레드는 장기 평균치에 비해 약간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12개월 동안 각 기업의 CFO와 경영진들은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장기 자금조달 요구를 들여다보는 등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중 외교수장 대화…중국 해킹 이슈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13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인도네시아에서 만나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고위급 소통을 이어갔다. 중국 해커들이 지나 러먼도 상무장관 등 미국 정부관료들의 이메일 계정을 해킹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블링컨은 중국 해커그룹들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의 해킹이 중국에 소재한 해커들이 주도했다고 밝혔고, 중국은 이를 부인했다. 양국 외교수장은 회담 결과 보도문에서 해킹 이슈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미국측은 “진솔하고 건설적인” 회담이라고 평가했고, 중국은 미국이 “중국의 경제, 무역, 기술 발전을 억압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한편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이 끝난 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합류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