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둔화 기대감 속에 상승을 이어갔다. 앞서 이번주 연준 인사들이 기준 금리가 5% 위 일정 수준까지 올라야 한다는 다소 매파적인 발언을 내놨지만 투자자들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목요일 발표될 물가지표에서 인플레이션 완화를 확인하고 이것이 연준의 긴축정책 감속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S&P500지수와 나스닥100지수는 1% 이상 올랐고 미국채 금리는 전구간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금리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자신이 연준의 차기 회의에서 25bp 인상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에서는 여전히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촉구하는 발언들이 나왔다.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 겸 ECB 정책위원인 파블로 에르난데스 데 코스는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 2% 목표치로 돌아올 수 있도록 기준금리가 충분히 억제적인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며 ECB는 향후 정책회의들에서 계속해서 금리를 상당폭 인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ECB 정책위원인 올리 렌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 역시 거의 같은 내용의 발언을 내놨다.
보스턴 연은 총재 “2월 FOMC서 25bp 인상 지지 쪽으로 기울고 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금리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자신이 2월1일 종료되는 연준의 차기 회의에서 25bp 인상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콜린스 총재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보다 소폭의 인상으로의 감속은 연준 위원들로 하여금 그간의 공격적인 긴축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지켜볼 시간을 더 갖게할 것이라고 말했다. 콜린스 총재는 “나는 25(bp) 혹은 50(bp)가 합리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 시점에서는 25(bp)로 기울지만 매우 지표의존적이다”라며 “보다 소폭의 (금리) 변경은 우리에게 더 많은 유연성을 준다”고 발언했다. 올해 연준 통화정책 결정에 투표권은 없지만 토의에는 참가할 콜린스 총재는 2월, 3월 그리고 5월 각각 25bp 인상해 올해 5%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 금리를 올리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ECB 정책위원들 “금리, 충분히 억제적 수준에 도달해야”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인 파블로 에르난데스 데 코스는 ECB가 향후 몇 차례 정책회의에서 큰 폭의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이기도 한 데 코스는 수요일 마드리드에서 “향후 정책회의들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금리를 상당폭 인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 2% 목표치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금리가) 충분히 억제적인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 코스는 그러면서 금리를 억제적 수준까지 올리면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지출에 대해서는 물가 압력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선별적이고 일시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또 다른 ECB 정책위원인 올리 렌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도 금리 인상이 아직 갈 길이 남았다고 말했다. 렌 총재는 수요일 한 온라인 행사에서 “중기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로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책금리가 여전히 상당폭 올라 충분히 억제적인 수준에 도달해야할 것”이라고 데 코스 총재와 거의 같은 말을 했다. 그는 “금리를 억제적인 수준으로 올리면 수요를 위축시키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낮출 것이며 더 중요하게는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을 방지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핌코, 올해 경기 침체 가능성 속 ‘채권이 돌아왔다’
관리 자산이 약 1조 7천억 달러에 달하는 대형 채권 투자회사 핌코가 보고서에서 올해 경기 침체가 다가오면서 “채권에 투자할 강력한 논거”가 있다고 밝혔다. 핌코는 경기 침체가 주식과 같은 보다 위험한 자산들에는 추가 시련이 될 수 있지만 “지난해 (채권) 금리가 높게 재설정되고 올해 경기 침체가 예상됨에 따라 우리는 채권에 투자할 강력한 논거를 계속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핌코는 “완만한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완화”가 기본 전망이라며 이같은 환경에서는 채권이 “매력적인 수익과 하방 위험 경감 잠재력”을 모두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익률이 5.1% 이상인 미국 핵심 채권 펀드는 “더 나쁜 결과가 발생할 경우 다른 주변부 자산들에 비해 추가적인 하방 (위험) 경감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것. 그러면서 연준은 “대략 5%의 명목 연방기금 금리에 도달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이는 이미 시장에 대부분 반영되어 있으며 연준의 자체 전망에도 반영되어 있다”고 밝혔다. 핌코는 금리 위험에 대해 중립적일 것을 지지하면서 10년물 미국채 금리 레인지로 3.25%~4.25% 수준을 예상했다.
이어지는 감원과 보너스 삭감
지난해 주식과 채권시장 약세로 어려움을 겪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전 세계 직원의 약 2.5%에 해당하는 500명 가량을 해고할 계획이다. 블룸버그가 확인한 수요일자 직원 메모에서 래리 핑크 CEO와 롭 카피토 사장은 “우리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우리가 시장의 변화에 한발 앞서 고객들에게 성과를 제공하는데 집중하는 것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블랙록의 이번 감원은 지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감원 이후에도 블랙록의 직원 수는 1년 전보다 약 5% 많은 수준일 것이다. 이번주 금요일에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블랙록의 직원 수는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약 1만9900명이다. 커지는 경제 불확실성과 경기침체 위협 속에 월가 기업들은 채용 계획을 보류하고 감원에 나서고 있다. 골드만삭스도 이번주 핵심 트레이딩 및 뱅킹 사업부를 포함한 약 3200명의 감원에 착수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상승하는 금리는 자산 운용사들과 시장을 뒤흔들었다. S&P500지수는 지난해 19% 하락했고 블랙록의 주가도 23%나 내렸다. 블랙록은 이번 감원으로 어떤 사업부가 가장 영향을 받게될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핑크 CEO와 카피토 사장은 메모에서 “비용을 신중하게 관리”하고 비용 효율적인 방법으로 투자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난해 힘든 시기를 보내며 40억 달러의 자본 조달에 나서야 했던 크레디트스위스는 2022년 보너스 풀을 절반 가량으로 줄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이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2021년 보너스 풀을 32% 삭감한 바 있는 크레디트스위스가 이번엔 보다 과감한 축소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에 절반으로 줄게되면 2020년 29억 스위스프랑이었던 보너스 풀은 약 10억 스위스프랑(11억 달러) 수준이 된다.
FTX 고문들, 50억불 상당의 현금 혹은 매각 가능 가상자산 발견
FTX 그룹 고문들이 50억 달러 이상의 현금 혹은 가상 자산들을 발견했으며 이는 채권자들에 대한 상환을 돕기위해 매각할수도 있다고 FTX의 변호인이 법정에서 밝혔다. Andrew G. Dietderich 변호인은 수요일 델라웨어 주 윌밍턴 연방법원에서 FTX가 46억 달러의 장부 가치가 있는 자산들을 현금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FTX 고문들이 유동화가 힘든 많은 양의 다른 가상 자산들도 찾았다고 덧붙였다. FTX가 지난해 11월 파산한 뒤 이 회사의 고문들은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남긴 잔해들을 샅샅이 살펴보고 있다. Dietderich 변호인은 FTX 고문들이 900만개 이상의 고객 계정을 확인했으며 회사측은 채권자들이 얼마나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아직 모른다고 밝혔다. 회사는 또한 폐쇄 전 FTX 플랫폼에서 처리된 약 1200억 건의 거래를 확인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이날 FTX는 파산 판사인 John T Dorsey에게 900만 명의 채권자와 고객 이름을 비밀로 유지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법정에 출두했다. 판사는 고객 이름이 중요한 기업 비밀로 간주될 수 있다는 회사의 주장에 동의했다. 고객 명단은 채권자 상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파산 사례에서 종종 판매되기도 한다.
이경호(서울), klee1072@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