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증권사에게 글로벌 시장 변동성 확대 속에 트레이딩 리스크에 유의하라고 경고하고, “강력한”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 또한 주요 증권 거래 상대방의 포지션 쏠림이 특히 우려스럽다며, 현재 이벤트와 잠재적 시장 움직임을 감안해 트레이딩 포지션에 대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긴축 베팅↑
트레이더들이 올해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를 25bp씩 7번으로 높이는 모습이다. OIS 시장은 1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오자 바로 그 다음날 2월 11일 연내 7번 인상을 가격에 반영했었다. 이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금융시장이 타격을 입으면서 인상 베팅이 다소 후퇴해, 3월 1일엔 4-5차례 정도만을 반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쟁으로 유가 등 글로벌 원자재 상품 가격이 급등하자 투자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도 덩달아 올라 연준이 보다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고, 12월 FOMC 연계 스왑 금리는 현지시간 월요일 1.83%까지 올랐다. 현재 실효 연방기금금리 0.08% 대비 175bp 높은 수준으로 25bp씩 7차례 금리 인상 전망을 반영한 셈이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15bp 넘게 올라 2.1%선을 가볍게 돌파했고, 5년물 금리 역시 16bp 가까이 뛰어 2019년 5월래 처음으로 2% 위로 올라섰다.
中금리인하?…1분기 0% 성장 전망
중국의 신용 성장이 악화되고 코로나19 유행이 우한 사태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함에 따라 전반적인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의 추가 금리 인하 시기를 앞당기는 모습이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17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9명은 중국인민은행(PBOC)이 화요일 1년만기 정책 대출 금리를 2.75%로 10bp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한 명은 5bp 인하를, 나머지는 동결을 전망했다. 2월 신규 위안화 대출이 1.2조 위안으로 예상보다 크게 줄면서 침체된 기업 심리를 시사한데다 주요 테크 기업의 중심지이자 항구인 선전시가 코로나19 감염 급증에 일요일부터 봉쇄에 들어가는 등 악재가 이어졌다.
이미 중국 경제는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시장 변동성 확대, 유가 급등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모간스탠리는 코로나로 이번 1분기 중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0%로 하향 조정하고, 올해 연간 전망치는 5.1%로 낮춰 중국 정부가 목표로 정한 5.5% 성장은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증권보는 월요일 PBOC가 미국의 금리인상 임박에도 불구하고 경제 성장 안정화를 위해 지준율과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1면에서 보도했다. 노무라홀딩스는 “코로나19 악화가 중국 당국에 완화 조치를 압박할 수도 있다”며, PBOC가 화요일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꽤 높으며 추가적인 정책 액션도 뒤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中주식 패닉매도
홍콩에 상장된 중국 주식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항셍 중국기업지수는 월요일 7.2% 하락해 2008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후퇴를 기록했다. 항셍 테크지수는 2020년 7월 거래가 시작된 이래 최대폭인 11% 급락해 시가총액이 1년전 고점 대비 2.1조 달러 증발했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지수는 한때 13% 가까이 밀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중국에 군사적 지원을 요청했다는 미국 관료들의 발언이 보도되면서 패닉 매도세가 연출됐다. 중국은 이를 부인했지만 트레이더들은 중-러간 친밀한 관계를 감안할 때 자칫 중국 기업들이 세계 다른 나라로부터 외면받거나 심지어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설상가상 중국 주요 테크 중심지인 선전시마저 코로나19 재유행에 봉쇄되며 투심이 더욱 위축됐다. 게다가 중국 당국의 규제 우려마저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텐센트 홀딩스는 돈세탁 방지법 위반 혐의로 사상 최대 벌금에 처할 가능성에 직면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주가가 거의 10% 하락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회계 투명성을 요구하면서 일부 중국계 기업이 미국 증시에서 퇴출될 위험도 있다. Mobius Capital Partners의 마크 모비우스는 “미국이 러시아와 사업을 하는 중국 기업들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경우 걱정스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니켈 거래 재개
중국 칭산그룹의 시앙광다 회장이 보유한 니켈 숏포지션을 고집함에 따라 그가 증거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JP모건 체이스 등 약 10개의 거래 은행들이 시장 안정을 위해 신용한도를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소식통이 밝혔다. 또한 니켈 가격 추가 상승시 향후 마진콜에 대비해 세계 최대 스테인리스 및 니켈 생산업체인 칭산그룹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지원하는 방안도 협상 중이다.
총 15만 톤이 넘는 시앙광다의 니켈 숏포지션 중 약 5만톤이 JP모간과의 장외 포지션을 통해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계산할 경우 칭산은 JP모간에 지난 월요일 약 10억 달러의 마진콜을 빚졌다. 이같은 자금 지원안이 성사될 경우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어 런던금속거래소(LME)가 니켈 선물시장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니켈 가격이 이틀만에 최대 250% 폭등하며 톤당 10만 달러를 넘어서자 “질서정연한 시장 기능의 지속을 보장하기 위해” 지난주 화요일 거래를 일시 중지했던 LME는 3월 16일에 니켈 계약 거래를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달러-엔 시장 쏠림
달러-엔 환율 상승세가 좀처럼 멈출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6거래일 동안 3% 가까이 올라 한때 118.22로 2017년래 1월래 고점을 경신했다. 원자재 상품 가격 급등에 원유와 곡물, 금속 등을 주로 수입하는 일본의 무역수지 악화가 예상되면서 안전통화라는 전통적 인식마저 흔들릴 정도로 엔화가 압박을 받는 모습이다. 일본은 이미 1월까지 6개월째 무역 적자를 기록했으며, 1월의 경우 2.2조 엔으로 적자 규모가 8년래 최대에 이르렀다. 2월 수치는 수요일에 나온다. Mitsubishi UFJ Morgan Stanley Securities의 Daisaku Ueno는 “일본은 필수적인 원자재 상품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일본은 위험 심리와 관계 없는 달러 수요 증가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조만간 달러-엔 환율이 118.66엔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