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어닝시즌 기대, 시진핑 경고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중국을 비롯해 세계 주요 경제가 팬데믹발 침체에서 강하게 반등한 이후 모멘텀이 약화되는 모습이다.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OECD 종합경기선행지수는 중국,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지에서 모멘텀 하락을 시사하고 있다. 반면 일본과 유로존, 미국은 안정적 성장 흐름이 예상된다. 한편 뉴욕증시가 17일 마틴루터킹데이를 맞아 휴장한 가운데 범유럽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0.7% 상승한 반면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혼조세를 보였다. 글로벌 채권시장은 연준 3월 인상설에 지난 금요일 미국채에 이어 매도 압력에 시달렸다.

주간 기준 4주 연속 오른 브렌트유는 배럴당 87달러 근처까지 고점을 높였다. 예멘 후티 반군이 UAE에 드론 공격을 가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북반구의 겨울 난방 연료 수요 등이 유가를 지지하는 모습이다. Rystad Energy는 오미크론 변이 충격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올해 석유 수요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반면 OPEC+ 산유국의 생산이 저조해 공급이 타이트해지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과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 침공시 제재조치로 러시아를 글로벌 은행 송금 시스템을 운용하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더이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한델스블라트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은 17일 2발의 전술 유도탄 검수 사격 시험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어닝시즌 기대

JP모간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올해 어닝시즌 전망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라며, 작년에 이어 기업들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내다봤다. “많은 이들이 투입 비용 상승 압력을 우려하고 있지만 이익마진률은 작년 내내 매우 강했고 특히 미국과 유럽은 신기록을 세웠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공급망 차질, 경제 성장 둔화 등이 올해 기업 실적을 압박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지만 이번 어닝 시즌에도 비관론자들의 패배로 끝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주 월가 은행들은 엇갈린 실적을 내놓았다. JP모간은 “글로벌 산업생산이 매우 강하게 반등했고 아시아의 경우 성장세가 바닥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 재고는 다시 채워지고 있고 여러 병목현상이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은행과 광산업을 추천했다.

시진핑의 경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세계 지도자들에게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하고 인플레이션 충격을 예방하자고 촉구했다. 그는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첫날 연설에서 “다양한 위험을 해소하고 세계 경제의 안정적 회복을 추진해야 한다”며, “글로벌 산업과 공급망이 혼란에 빠졌다. 상품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에너지 공급은 여전히 타이트히다. 이같은 위험요인들이 서로 가중되어 경제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인다”고 주장했다. 접경국인 카자흐스탄에서 반정부 시위로 러시아 군대까지 투입되면서 중국 역시 공급망 리스크에 노출되었다. 올해 장기 집권을 확정짓고자 하는 시진핑은 경제와 외교적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과 그로 인한 금리 상승 영향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주요국이 통화정책에 브레이크를 밟거나 유턴을 할 경우 심각한 부정적 파장이 예상된다”며, “이는 글로벌 경제와 금융 안정에 도전으로 작용해 개도국이 그 피해를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작년 4분기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탄력적이며 잠재력이 충분하고 장기적 전망이 긍정적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 정책에 있어서 공조를 촉구했다. 미국 연준은 올해 금리 인상을 시사한 반면 중국 중앙은행은 월요일 거의 2년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했다.

ECB 긴축 베팅

트레이더들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십여년래 첫 금리 인상 시기를 재조정하고 있다. 머니마켓은 현지시간 월요일 한때 이르면 9월 ECB가 기준금리를 10bp 올릴 것이란 전망에 베팅했다가 10월로 다소 후퇴했다. 이후 2023년 2월과 3월에도 각각 10bp 정도 인상을 가격에 반영 중이다. 시장이 연준의 첫 금리인상 예상 시기를 3월로 앞당기면서 ECB도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는 지난주 애널리스트들에게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해 기준금리를 최대한 7번까지도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간스탠리의 경우 올해 4번 인상을 내다봤다. 모두가 ECB 긴축 베팅 열풍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아니다. UBS Group AG의 유럽 이코노미스트 Anna Titareva는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올해를 거치며 점진적으로 하락할 전망이라며, 올해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ECB의 약속이 지켜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ECB가 먼저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정리한 후에 내년 중반경 예금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달리오와 그린경제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는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너무 서둘러서는 안된다며, 화석연료 산업에 금융 공급을 차단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불안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지시간 월요일 Abu Dhabi Sustainability Week Summit의 한 패널에서 석유 생산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공급을 제공하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인 녹색경제 캠페인과 그로 인한 물가 영향에 대해 신중한 접근방식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힘을 보탠 셈이다. 반면 기후변화 위기가 더욱 시급해져 정부가 탄소 배출을 줄이는데 충분히 노력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작년 최악의 악천후 사건 10건의 피해액이 1700억 달러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달리오는 녹색경제로의 “스마트한” 전환을 촉구하며, 전환기에 벼락치기 식으로 너무 억지로 몰아갈 경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미 달궈진 인플레이션이 구매력과 부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글로벌 고용 먹구름

미국 기업들은 고용난을 겪고 있지만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전 세계 실업률은 적어도 2023년까지 팬데믹 이전 수준 위에 머물 전망이다. ILO는 코로나19 변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특히 저소득 및 중하위 소득 국가의 고용 시장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고용 전망을 하향조정해 올해 전세계 정규직 일자리가 2019년 4분기에 비해 5200만 개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의 고용 회복은 세계 많은 지역에서 2023년까지도 확실치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은 “위기가 2년이나 지났지만 전망이 여전히 취약하고 회복 경로가 느리고 불확실하다”며, “우려스럽게도 빈곤 및 불평등의 증가와 함께 이미 노동시장에 피해가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공급망 차질과 시장 수요의 전환이 제조업의 병목현상을 초래해 노동집약적 제품이나 원자재 상품의 수출에 주로 의존하는 개도국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ILO는 바이러스의 발전이나 정부 개입, 인플레이션 등도 글로벌 고용시장의 완전한 회복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보다 고질적으로 바뀔 경우 섣부른 긴축 경제 정책이 시행될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