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리플레이션↓ 리스크온 유효?

(블룸버그) —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이 글로벌 경제 성장 기대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불안이 일며 그동안 인기를 누렸던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퇴조하는 모습이다. 뉴욕증시에서 S&P 500 지수는 한때 1.6% 급락했고, 미국채 30년물 금리는 2월래 처음으로 1.9%를 하회했다. 미국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7월 3일 마감 주간 37만3000명으로 시장 예상을 깨고 증가했지만 여전히 팬데믹 발발 이래 저점 부근이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들은 이번 주말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등 조세체계 개편을 공식 승인하고 10월까지 최종 마무리를 촉구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리플레이션 퇴조

글로벌 채권 랠리가 지속되며 투자자들이 리플레이션 베팅을 되돌리고 있다. 연준이 지난달 FOMC 회의에서 채권 매입 테이퍼링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트레이더들이 경기 우려와 유럽중앙은행 및 중국인민은행의 완화적 스탠스에 주목하면서 독일과 중국 10년물 금리가 수개월래 저점을 기록했다. 인플레이션과 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일며 유럽 경기순환주가 타격을 입고 안전자산 베팅에 스위스프랑과 엔화가 강세를 보였다. 몇달 전만 해도 인플레이션 급등 우려가 고조되며 미국채 10년물 금리의 2% 돌파가 시간문제인 듯 보였지만 지금은 1.2%대로 내려왔다. 물가 상승세가 일시적이라는 연준의 주장이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Comdirect Bank는 리스크가 늘어나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리스크온 유효?

JP모간자산운용과 블랙록, 모간스탠리자산운용은 채권 금리 추락에 대해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경제 회복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곧 되살아날 것으로 보고 리스크온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3개사의 자산 합계는 약 12조 달러에 이른다. JP모간의 Mike Bell은 채권 시장 랠리가 너무 갔다며, 경제 전망의 펀더멘털한 강세를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장이 매우 강하게 나타날텐데 시장이 향후 금리 인상을 충분히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리플레이션 베팅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채권에 대해 비중축소와 주식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헀다. UBS Global Wealth Management는 최근의 경제지표가 성장 약화보다는 공급 차질을 반영한다며 채권 금리 하락과 경기순환주의 매도세가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 리프트오프

미국채 일드커브 스티프너에 대한 베팅이 흔들리면서 연준의 첫 금리인상(liftoff, 리프트오프) 시점에 대한 시장의 고민도 커지는 분위기다. 트레이더들은 2023년 초로 포지션을 취하면서, 테이퍼링 발표는 몇달 내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씨티그룹 분석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가 발발하기 전까지 대개 미국채 금리 5년-30년물 스프레드가 고점을 친 후 실제 통화정책 긴축이 단행되기까지 평균 12개월이 걸렸다. 현재 해당 스프레드는 지난 2월 약 7년래 고점에 도달한 후 5월부터 크게 꺾여 6월 기록했던 연저점에 다시 근접하고 있다.

中경제 우려

중국이 조만간 추가 경제 지원에 나설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팬데믹 충격에서 회복한 중국 경제가 보기보다 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모습이다. 기업에 대한 추가 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온 후 중국 CSI 300지수는 한때 낙폭을 1.2%까지 확대했다. 위안화 가치는 하락하고 채권 선물은 1년래 최대폭 올랐다. 이미 테크기업 옥죄기에 타격을 입은 항셍 중국기업지수는 약세장 부근까지 밀렸다.

국무원의 지준율 인하 가능성 시사는 갑작스런 기조 변화로, 중국 당국은 지난 수개월에 걸쳐 과도한 글로벌 유동성이 자산 버블을 부추길 위험이 있다고 경고해 왔다. 심지어 6월까지만 해도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보다 긴축적인 정책을 예상하기도 했다. 이번 비둘기파적 선회에 다음주 예정된 2분기 GDP를 비롯한 각종 경제지표가 예상을 크게 하회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DBS Bank는 “코로나 재유행이나 인플레이션 스파이크와 같은 서프라이즈에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통화정책을 재조정하는 상황이 앞으로 주요 테마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CB, 대칭적 2% 인플레이션 목표

유럽중앙은행(ECB)이 18개월에 걸친 정책 리뷰를 마치고 대칭적 2% 인플레이션 목표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수년 간의 저물가와 저성장에서 벗어나 유로존 경제를 강하게 이끌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이에 유로-달러 환율은 한때 0.6% 넘게 급등했고, 분트 10년물 금리는 3개월래 저점인 -0.34% 부근까지 밀렸다. 중기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로 “대칭적”으로 유지하기로 한 정책 변경은 결국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약간 일시적으로 상회하더라도 이를 허용하겠다는 뜻이다.

Monex Europe의 FX 시장 애널리스트 Ima Sammani는 “단기적으로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ECB가 시장과 싸우지 않고 보다 장기간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수 있는 충분한 여지를 확보했다고 진단했다. ECB는 또한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서 기후변화 문제도 고려하기로 했다. 또 인플레이션 보조 지표로 주택 소유주의 집값도 감안하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